지방선거 코앞…장애인 투표 환경 개선 급하다
2022년 03월 18일(금) 00:05 가가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 등이 잇따라 치러지며 투표가 일상화되고 있는데도 장애인들의 참정권을 제한할 수 있는 불편한 투표 환경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장차연)가 엊그제 20대 대선 과정에서 광주 지역 투표소에 대해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장애인들의 참정권 행사에 대한 차별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장차연은 사전투표(3월 4~5일)와 본투표(3월 9일) 때 장애인의 투표소 접근성 및 편의시설, 참정권 확보를 위한 대응 활동 등에 대해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그 결과 접근성·편의시설에선 광주 13곳의 투표소 가운데 69%인 아홉 곳이 엘리베이터가 없고 급경사여서 휠체어 사용자가 접근하기 힘들었다. 세부적으로 중흥3동 투표소는 2층, 사직동 주민센터는 3층임에도 엘리베이터가 없었다. 중흥2동 한사랑노인요양원 투표소는 출입구 경사가 급해 휠체어 이용자의 낙상 위험이 컸다. 두암1동 동강대 체육관과 문흥중 등도 출입구가 좁거나 경사가 급해 휠체어 이용자들의 접근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장애인 참정권 확보를 위한 대응 활동 조사에서도 모니터링 대상 23건 가운데 65%인 15건에서 차별 사례가 확인됐다. 기표대가 높아 어렵게 투표소에 갔더라도 투표하기가 힘들었고 선거 관련 정보를 적절히 제공받지 못한 발달장애 유권자도 많았다.
오는 6월 1일에는 지방선거가 실시된다. 지방선거는 대선에 비해 후보자도 많고 여러 번 투표를 해야 하기 때문에 훨씬 복잡하다. 대선 때와 같은 투표 환경이라면 장애인들에게 투표장에 오지 말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장애도 서러운데 정당하게 행사해야 할 참정권까지 차별받는다면 말이 될 일인가. 정부와 지자체는 지방선거 전까지 장애인 투표 환경을 서둘러 개선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