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는 지금부터
2021년 11월 29일(월) 03:00 가가
잔뜩 찌푸렸던 그들의 얼굴에 요즘 조금씩 화색이 돌기 시작하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캠프 관계자들 말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자릿수 이상으로 벌어지던 지지율 격차가 지난주 중반부터 한 자릿수로 줄어들었으니 그럴 만하다. 최근엔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별것도 아닌 여론조사 가지고 웬 소란이냐’며 눈을 흘기는 이들도 있겠다. 하지만 현실에서 여론조사는 말 그대로 ‘별것’이다. 이게 참 묘한 것이어서, 공표된 여론조사 결과는 또 다른 여론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특히 여론조사는 ‘공신력이 있는 데다 일정한 추세를 반영한다’는 것이 상식이다. 따라서 특정 시점의 여론조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조사 결과는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고, 앞으로도 이와 비슷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생각을 은연중에 불어넣는다.
이런 효과가 있다 보니 유리한 조사표를 받아 든 후보 진영에선 기뻐 날뛰고, 그렇지 못한 진영에서는 낯빛이 회색이 될 수밖에 없다. 여론조사 결과는 곧바로 캠프 밖 일반 지지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 캠프 인사들이 “표가 오르거나 떨어지는 소리가 귀에 들린다”고 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선거 막바지에 서로 다른 여론조사 결과를 담은 ‘지라시’가 난무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론조사가 나올 때마다 얘기를 나눠 본 여러 선거 캠프 관계자들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을 듯하다. “아, 왜 이렇게 낮게 나오는 거야. 이러면 어려운데”라며 스스로 풀이 죽는 스타일과 “좋아지고 있어. 지금부터 지지율을 끌어올리면 우리는 반드시 이길 거야”라며 다독이는 스타일이다. 듣는 입장에서야 근심과 짜증이 묻어나는 목소리보다는 ‘이길 수 있다’고 자신하는 이들의 희망찬 이야기에 더 솔깃하게 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끝나 봐야 결과를 알 수 있는 것이 선거다. 특히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이번 선거는 더욱 그렇다. 지지자들을 설득하려면 캠프 내부에서 먼저 확신을 가져야 한다. 후보로서는 ‘확신을 갖는 캠프’를 만들어야 한다. 민주당의 쇄신과 선대위의 혁신도 그런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다.
/홍행기 정치부장 redplane@kwangju.co.kr
끝나 봐야 결과를 알 수 있는 것이 선거다. 특히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이번 선거는 더욱 그렇다. 지지자들을 설득하려면 캠프 내부에서 먼저 확신을 가져야 한다. 후보로서는 ‘확신을 갖는 캠프’를 만들어야 한다. 민주당의 쇄신과 선대위의 혁신도 그런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다.
/홍행기 정치부장 redplane@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