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왕현 “구상시대 갈무리…새로운 출발 의미 담았죠”
2021년 11월 04일(목) 00:30 가가
서울 갤러리 라메르서 개인전
‘가족나들이’ 등 대형조각 12점 전시
나주에 개인 미술관도 준비 중
‘가족나들이’ 등 대형조각 12점 전시
나주에 개인 미술관도 준비 중
조각에 입문한 지 50여년. 작가는 여전히 ‘새로움’을 추구하고 있었다. 인터뷰를 위해 작업실과 바로 연결된 가정집으로 들어섰을 때 눈에 띈 건 커다란 책상에 놓인 수십장의 스케치였다. 최근 들어 추상작업에 좀 더 매진하고 있는 그는 시험대에 오르는 것처럼 자꾸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중이다.
김왕현 조각가가 서울 인사동 갤러리 라메르에서 ‘禽飛 김왕현 조각초대전’(9일까지)을 열고 있다. 2016년 동신대 조형예술학과에서 정년퇴임한 후 나주 산포면 작업실에서 작업에 몰두해 온 작가가 2013년 서울 세종호텔갤러리 전시 이후 8년만에 여는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는 그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작가로서의 한 시대를 갈무리하는 전시이자,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출발의 의미를 담은 전시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구상 작업’에 몰두해왔던 그는 이번 전시 후에는 ‘추상 작업’으로 좀 더 진입해 보려한다. 몇년 전부터 그룹전 등을 통해 비구상 작품을 1~2점씩 발표하며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온 그다.
전시작 12점은 모두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내 고향 섬마을 이야기’, ‘가족 나들이’, ‘가족연주회’ 등 청동으로 작업한 인물상은 홀로였다, 부부가 되고, 아이가 태어나 가족을 이룬다.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가는 연주자들의 모습도 보이고, 늙은 부모에게 다정한 눈빛을 보내는 자식들의 모습도 만난다.
그가 빚어내는 인체는 부분적으로 왜곡, 변형돼 있지만 전체적인 균형과 비례를 잃지 않아 안정감을 준다.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툭 튀어나온 광대뼈, 가느다란 몸, 뾰족한 턱과 긴 목 등 김왕현의 인물상이 갖고 있는 시그니처는 어디서든 만날 수 있다. 특히 그의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치마폭을 형상화시킨 듯한 역삼각형 형태의 평면적 구조다. 홀로 선 인물에도 등장하지만 여러 사람이 어우러진 군상에서 이 형상을 만날 때면 연대와 어울림을 떠올리게 된다.
작가는 “가까이는 가족, 넓게는 우리가 사는 사회 속 사람들의 결속을 의미하는 장치”라며 “시각적으로는 복잡한 상단부의 구성 요소를 간결하게 정리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신안군 비금도에서 태어난 김 작가는 목포고를 거쳐 조선대 미술대학, 동국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지금까지 서울 경인미술관,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광주신세계갤러리 등에서 13차례 개인전을 열었으며 1997년~2000년에는 독일 베를린 로호 갤러리, 스페인 바르셀로나·말베라 등 세계 곳곳에서 아트페어와 개인전 등을 통해 작품을 선보였다. 또 광주의 5·18 사적지 27곳에 세워진 ‘5·18표지석’, 아덴만여명 작전 전적비 해군작전사령부(부산 해군작전사령부)등 조형물 작업도 꾸준히 진행했다.
산포면 작업실에는 ‘김왕현미술관’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기는 하지만,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이라기보다는 작업장의 의미가 더 크다. 자신의 모든 것이 담긴 조각 작품들을 ‘제대로 된’ 공간에서 전시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던 그는 오래 전 구입해 두었던 나주 동신대 인근 부지에 소박한 미술관을 직접 지을 예정이다.
“조각 작업은 땅 속의 금을 찾기 위해 시행착오를 거치는 과정입니다. 조각가로서 나만의 형태를 찾아가는 과정은 힘들어도 또 그 만큼 의미있는 일이죠. 캄캄한 밤에 손전등 하나 들고 목적지를 찾아가는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그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행복하듯, 계속 헤매는 듯 하다가도 어느 순간 내 세계를 찾았다는 기분이 들 때 그 희열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죠. 계속해왔던 구상작업을 지속하며 추상작업도 아우를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아이처럼 천진난만한 마음과 눈으로 현실과 대상을 바라보고 표현해야 감동이 있습니다. 그 마음은 죽을 때까지 잃지 않으려합니다.”
그의 조각 인생이 다시 한번 ‘출발’을 맞는다.
/글·사진=나주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이번 전시는 그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작가로서의 한 시대를 갈무리하는 전시이자,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출발의 의미를 담은 전시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구상 작업’에 몰두해왔던 그는 이번 전시 후에는 ‘추상 작업’으로 좀 더 진입해 보려한다. 몇년 전부터 그룹전 등을 통해 비구상 작품을 1~2점씩 발표하며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온 그다.
작가는 “가까이는 가족, 넓게는 우리가 사는 사회 속 사람들의 결속을 의미하는 장치”라며 “시각적으로는 복잡한 상단부의 구성 요소를 간결하게 정리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신안군 비금도에서 태어난 김 작가는 목포고를 거쳐 조선대 미술대학, 동국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지금까지 서울 경인미술관,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광주신세계갤러리 등에서 13차례 개인전을 열었으며 1997년~2000년에는 독일 베를린 로호 갤러리, 스페인 바르셀로나·말베라 등 세계 곳곳에서 아트페어와 개인전 등을 통해 작품을 선보였다. 또 광주의 5·18 사적지 27곳에 세워진 ‘5·18표지석’, 아덴만여명 작전 전적비 해군작전사령부(부산 해군작전사령부)등 조형물 작업도 꾸준히 진행했다.
산포면 작업실에는 ‘김왕현미술관’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기는 하지만,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이라기보다는 작업장의 의미가 더 크다. 자신의 모든 것이 담긴 조각 작품들을 ‘제대로 된’ 공간에서 전시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던 그는 오래 전 구입해 두었던 나주 동신대 인근 부지에 소박한 미술관을 직접 지을 예정이다.
“조각 작업은 땅 속의 금을 찾기 위해 시행착오를 거치는 과정입니다. 조각가로서 나만의 형태를 찾아가는 과정은 힘들어도 또 그 만큼 의미있는 일이죠. 캄캄한 밤에 손전등 하나 들고 목적지를 찾아가는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그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행복하듯, 계속 헤매는 듯 하다가도 어느 순간 내 세계를 찾았다는 기분이 들 때 그 희열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죠. 계속해왔던 구상작업을 지속하며 추상작업도 아우를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아이처럼 천진난만한 마음과 눈으로 현실과 대상을 바라보고 표현해야 감동이 있습니다. 그 마음은 죽을 때까지 잃지 않으려합니다.”
그의 조각 인생이 다시 한번 ‘출발’을 맞는다.
/글·사진=나주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