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시행 첫날 “사장 만납시다”
2026년 03월 10일(화) 20:15
포스코 사내하청지회·전남조선하청지회 등 원청 교섭 본격화

민주노총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와 포스코 사내하청지회가 10일 포스코센터 앞에서 원청교섭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전국금속노동조합 제공>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이 10일부터 시행되면서 광주·전남 산업계에서도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와 포스코 사내하청지회 등은 이날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가 실질적인 사용자임에도 교섭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원청 교섭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포스코 작업 지시에 따라 일하고 있음에도 원청은 책임을 부정하고 있다”며 “원·하청 간 임금과 복지 격차를 해소하려면 원청이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전남조선하청지회도 이날 HD현대삼호를 상대로 올해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노조는 공문을 통해 “개정 노조법에 따라 HD현대삼호는 조합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사용자에 해당한다”며 성실한 교섭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전기분과위원회도 이날 나주 한국전력 본사에서 회견을 열고 ‘노사 정례협의회 구성’을 요구하며 “한전은 사고가 발생하거나 정책 변화에 따른 고용불안정 사태가 발생하면 늘 그 책임을 하청업체에 떠넘기며 회피해왔다”며 “배전 현장의 실질적 지배력을 통해 노동환경을 좌지우지하는 한전이 교섭에 직접 나와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법의 핵심은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니라도 근로 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하는 경우 사용자로 인정하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다단계 하청 구조에서 사용자 책임을 ‘진짜 사장’인 원청으로 넓혀 하청 노동조합이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됐다.

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도 완화됐다. 법원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더라도 노동조합 내 역할, 쟁의 참여 정도 등을 고려해 책임 비율을 정하도록 하고 손해배상액 감면 청구도 가능하도록 했다.

최진만 화섬식품노조 광주전남지부 LG화학사내하청지회장도 “고용노동부 지침을 보면 결국 원청의 지배·개입을 하청 노동자들이 스스로 증명하라는 구조”라며 “결국 원청 교섭을 요구하기보다 근로자지위 확인소송으로 가라는 이야기와 다르지 않다”고 호소했다.

김영섭 민주노총 광주지부 국장은 “법 시행으로 노동조건 개선 가능성은 열렸지만 실제 현장에 정착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현장 혼란을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 시행 후 첫 3개월을 ‘집중점검기간’으로 운영하면서 현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한다는 방침이다.

/하성민 기자 hs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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