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1동 시창작교실 ‘시담’, 시 통해 자아 찾고 행복의 여정 꿈꾼다
2021년 11월 03일(수) 20:10 가가
최양숙·김강호 시인 매주 강의
주부·농민·퇴직 교사 등 다양
백일장·문학상 공모 다수 수상
주부·농민·퇴직 교사 등 다양
백일장·문학상 공모 다수 수상
강의실 안은 시를 배우려는 문학도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비록 수강생은 많지 않았지만 문학의 향기가 그윽했다. 30대부터 60대에 이르는 다양한 연령층의 문학도들은 하나라도 놓칠세라 강사의 설명에 집중했다.
10월 마지막 주 금요일 오후 광주시 광산구 첨단1동 첨단종합사회복지관 인근. 어둠이 낮게 내린 거리는 불금을 맞아 약속 장소로 가거나, 서둘러 퇴근하는 사람들로 부산했다. 퇴근 무렵이면 차가 막히지만 유독 이날은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과 차들이 쏟아져 나온 것처럼 도로가 붐볐다.
4층 강의실에 들어서자 몇몇의 주민들이 앉아 진지하게 강의를 듣고 있었다. 최양숙 시인이 공광규 시인의 ‘시 창작방법’ 가운데 ‘경험을 토대로 글을 쓴다’라는 내용에 대해 설명을 하는 중이었다. 이들은 모두 시를 공부하는 모임인 ‘시담’의 회원들이다.
시담은 첨단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지난 2019년 시와 시조를 배우려는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문을 연 시 창작교실이다. 매주 금요일 오후 6시부터 2시간 동안 최양숙 시인과 김강호 시인이 번갈아 가면서 창작과 이론을 강의한다.
강사를 맡고 있는 최 시인은 ‘열린시조’로 등단해 열린시학상, 시조시학상 등을 수상했다. 정밀하면서도 깊이 있는 작품을 쓰는 시인은 ‘새, 허공을 뚫다’ 등의 시집을 발간했다. 김 시인은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문단에 나왔으며 ‘팽목항 편지’ 등의 작품집을 발간하는 등 호방하고 역동적인 시를 쓰고 있다.
사실 지난해에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탓에 거의 모임을 갖지 못했다. 회원들은 채팅방을 통해 자신들의 생각을 공유했다. 창작한 시를 올리면 그것을 토대로 의견을 나누고 격려를 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다 올해부터 다시 시와 시조 창작 교실이 시작됐고, 회원들은 그동안의 갈증을 풀기라도 하듯 문학공부에 매진했다.
기자가 찾은 날은 정동희 수강생이 쓴 시를 토대로 합평이 진행되고 있었다. 최양숙 시인은 “정동희 씨의 시는 주역을 공부하신 분답게 자연과 내통하는 정서를 풀어내는 힘이 있다”며 “굉장히 톡톡 튀는 시상과 이를 자신만의 언어로 구체화하는 자질이 있다”고 칭찬을 했다.
회원들은 주부와 교사, 퇴직 공무원, 농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참여한다. 또한 특이한 이력을 지닌 이도 있는데 스님도 한 분 있다고 한다.
최 시인은 “처음에는 무거운 마음으로 문학교실을 운영했다. 학교도, 단체도 아닌 일반 주민을 모아놓고 창작을 가르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았다”며 “그러나 정호승 시인의 ‘수선화에게’라는 시를 좋아하게 된 계기 등을 설명해줬더니 어떤 수강생은 울기도 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나이와 직업, 살아온 삶이 다르지만 수강생들은 더듬더듬 그렇게 시를 배워나갔다. 시를 대할 때만큼은 모두들 순수함 자체로 돌아가는 모습에서 시가 지닌 힘을 발견한다고 한다.
“언택트 시대, 2년 가까이 나의 시간은 멈춰 있는 듯 했습니다. 그러다 내 머릿속에 내가 쉴 곳을 남겨둬야 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금요일 ‘시담’에서 저는 제게 작은 이벤트를 선물하는 기분입니다. 글이란 나를 잃어버린 나를 위로하는 행복한 여정입니다.”
수강생 이미애 씨의 말이다. 시를 매개로 잃어버린 자아를 찾고 행복을 꿈꿀 수 있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2020년 후반부터 전국에서 열리는 백일장 및 문학상 공모에서 수상을 하는 등 성과가 나타났다. 박복숙 씨는 제8회 이은방 문학상 대상을 수상했으며 해남 전국시조 백일장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미처 발도 떼지 못한 상태에서 창작이라는 길에 들어서는 바람에 헤매기도 많이 했지요. 그러나 이제는 무언가 알아가고 조금씩 느끼는 단계가 된 듯해 너무도 기쁨니다. 두 선생님이 고마울 따름이지요.”(박복숙 씨)
강의를 통해 등단한 시 낭송가 노경호 씨는 시담이 낳은 스타다. 그는 “한 주간 사회생활에서 받았던 스트레스를 창작을 통해서 순수해지고 정화되는 느낌을 받는다”며 “무엇보다 마음이 넓어지는데다 정제된 언어로 어떤 모습을 완성해가는 과정에서 기쁨을 얻는다”고 말했다. 그는 한밭백일장, 진주시조백일장, 토지문학제 등 다양한 문학제와 백일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뤘다.
강의실을 나오며 시담의 내일을 기대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10월 마지막 주 금요일 오후 광주시 광산구 첨단1동 첨단종합사회복지관 인근. 어둠이 낮게 내린 거리는 불금을 맞아 약속 장소로 가거나, 서둘러 퇴근하는 사람들로 부산했다. 퇴근 무렵이면 차가 막히지만 유독 이날은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과 차들이 쏟아져 나온 것처럼 도로가 붐볐다.
사실 지난해에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탓에 거의 모임을 갖지 못했다. 회원들은 채팅방을 통해 자신들의 생각을 공유했다. 창작한 시를 올리면 그것을 토대로 의견을 나누고 격려를 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다 올해부터 다시 시와 시조 창작 교실이 시작됐고, 회원들은 그동안의 갈증을 풀기라도 하듯 문학공부에 매진했다.
기자가 찾은 날은 정동희 수강생이 쓴 시를 토대로 합평이 진행되고 있었다. 최양숙 시인은 “정동희 씨의 시는 주역을 공부하신 분답게 자연과 내통하는 정서를 풀어내는 힘이 있다”며 “굉장히 톡톡 튀는 시상과 이를 자신만의 언어로 구체화하는 자질이 있다”고 칭찬을 했다.
회원들은 주부와 교사, 퇴직 공무원, 농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참여한다. 또한 특이한 이력을 지닌 이도 있는데 스님도 한 분 있다고 한다.
최 시인은 “처음에는 무거운 마음으로 문학교실을 운영했다. 학교도, 단체도 아닌 일반 주민을 모아놓고 창작을 가르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았다”며 “그러나 정호승 시인의 ‘수선화에게’라는 시를 좋아하게 된 계기 등을 설명해줬더니 어떤 수강생은 울기도 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나이와 직업, 살아온 삶이 다르지만 수강생들은 더듬더듬 그렇게 시를 배워나갔다. 시를 대할 때만큼은 모두들 순수함 자체로 돌아가는 모습에서 시가 지닌 힘을 발견한다고 한다.
“언택트 시대, 2년 가까이 나의 시간은 멈춰 있는 듯 했습니다. 그러다 내 머릿속에 내가 쉴 곳을 남겨둬야 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금요일 ‘시담’에서 저는 제게 작은 이벤트를 선물하는 기분입니다. 글이란 나를 잃어버린 나를 위로하는 행복한 여정입니다.”
수강생 이미애 씨의 말이다. 시를 매개로 잃어버린 자아를 찾고 행복을 꿈꿀 수 있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2020년 후반부터 전국에서 열리는 백일장 및 문학상 공모에서 수상을 하는 등 성과가 나타났다. 박복숙 씨는 제8회 이은방 문학상 대상을 수상했으며 해남 전국시조 백일장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미처 발도 떼지 못한 상태에서 창작이라는 길에 들어서는 바람에 헤매기도 많이 했지요. 그러나 이제는 무언가 알아가고 조금씩 느끼는 단계가 된 듯해 너무도 기쁨니다. 두 선생님이 고마울 따름이지요.”(박복숙 씨)
강의를 통해 등단한 시 낭송가 노경호 씨는 시담이 낳은 스타다. 그는 “한 주간 사회생활에서 받았던 스트레스를 창작을 통해서 순수해지고 정화되는 느낌을 받는다”며 “무엇보다 마음이 넓어지는데다 정제된 언어로 어떤 모습을 완성해가는 과정에서 기쁨을 얻는다”고 말했다. 그는 한밭백일장, 진주시조백일장, 토지문학제 등 다양한 문학제와 백일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뤘다.
강의실을 나오며 시담의 내일을 기대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