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 ‘통합 현충원’ 지역민 통합 끌어낼까
2021년 10월 12일(화) 19:30
자산공원·선원동 접근 어렵고 비좁아 웅천 이순신공원 이전 추진
찬반 여론·구 여수권 이전 주장 등 난제…11월 추경안 반영 노력

여수시청 전경

여수지역 두 곳으로 나눠진 현충탑을 하나로 모으기 위한 여수시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여수시에 따르면 시는 3려 통합 이전 건립된 자산공원(구 여수시)현충탑과 선원동(구 여천시) 현충탑 두 곳을 관리하고 있으며 매년 현충일 행사를 양쪽에서 진행하고 있다. 두 곳 모두 접근이 불편하고 장소도 비좁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곳이다.

여수시는 차량진입의 어려움 등 불편을 호소하며 통합 현충탑 건립을 요구하는 보훈단체의 건의에 따라 그동안 웅천 이순신공원으로 이전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전에 대한 찬반의 목소리와 구 여수권 이전 주장이 제기되면서 난항이 예고되고 있다.

여수시의회 이미경 의원은 지난 7일 열린 임시회 10분 발언을 통해 여수시가 통합 현충탑 조성으로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기존 여수시 자산공원에 통합 현충탑을 조성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권오봉 여수시장은 여수시 주간업무보고회에서 “통합만 들어가면 반대하며 분열, 갈등을 유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유공자 예우와 애국심·애향심의 신장을 위해 통합현충탑 문제를 올바로 인지하고, 시가 안건 재상정 시 적절하게 처리해줄 것을 정중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통합현충탑을 자산공원으로 옮기자는 주장은 또 다른 지역갈등을 유발하는 것이며, 구 여천권과 여수권 유공자분들이 모두 공감하는 웅천 이순신공원으로 이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권 시장은 또 “보훈단체 관계자에 따르면 통합 현충탑은 민선 4기부터 논의가 되어 이미 합의가 된 오래된 문제이며, 의회에서도 구두보고가 되었던 사항으로 알고 있다”면서 “최근 많은 지역에서 현충탑을 고지대에서 접근성이 좋은 평지로 옮기는 추세이고 이는 국가보훈처도 권고하는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연로한 유공자와 가족들이 편하게 접근할 수 있고, 많은 시민과 학생, 어린이들이 모일 수 있는 곳에 설치돼야 애국심, 애향심을 고취하는 교육적 효과도 높다”고 덧붙였다.

앞서 여수시는 두 곳의 현충탑을 통합하기 위한 용역비를 지난 6월 추경 안에 편성했으나여수시의회는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전액 삭감했다.

하지만 불편을 호소하며 통합 현충탑 건립을 요구하는 보훈단체 등 지역사회의 요구가 이어지자 여수시의회도 지난달 30일 여수시의회 환경복지위원회 주최로 지역 보훈·안보단체 관계자와 시의원, 공무원 등 30여명이 참석한 통합 현충탑 건립 토론회를 개최해 다양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통합 현충탑 건립 필요성에 대부분 공감했지만 예산 편성 전에 충분한 논의가 없었다는 점과 시민들에게 통합 현충탑 건립 취지를 좀 더 알려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또 시민들이 보훈을 실천할 수 있는 이순신공원이 통합 현충탑 위치로 적절하다는 주장과 용역실시 이후 장소를 선정하는 것이 옳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강현태 의원은 토론회에서 “통합 현충탑 건립 자체를 반대한 것이 아니라 좀 더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예산을 삭감하게 된 것이다. 충분한 소통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여수시는 오는 11월 제5회 추경안에 통합현충탑 기본계획수립 용역비를 반영해 내년 상반기 용역을 실시하고 건립 장소 선정, 규묘 및 행태제안, 기존부지 활용 방안 등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여수=김창화 기자 ch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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