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년제 월드컵
2021년 09월 24일(금) 00:00 가가
FIFA(국제축구연맹)의 글로벌축구발전위 위원장인 ‘전략가’ 아르센 벵거의 새로운 ‘전략’이 세계 축구계를 뒤흔들고 있다. 월드컵 축구를 4년이 아닌 2년마다 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육상·체조·수영 등 다른 종목의 세계선수권대회 격년제 시행은 흔히 있는 일이다. 이에 비해 축구는 1930년 제1회 우루과이 월드컵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4년 주기로 열리고 있다. 알렉산더 세페린 UEFA(유럽축구협회) 회장은 격년제 개최를 강력히 반대한다. “보석은 희귀성 때문에 가치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유럽의 클럽팀들도 국가대표팀 경기 A매치가 자주 열리면 혹사로 인한 선수들의 컨디션 저하 그리고 부상 위험을 피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챔피언스리그는 해마다 열리는데도 이를 부정적으로 보거나 그 권위에 대해 의심을 품는 사람이 거의 없다. 선수들의 혹사 논란 역시 복잡한 A매치 일정 때문일 뿐이다. 벵거는 매해 3월부터 11월까지 5개월(3·6·9·10·11월)에 걸쳐 월 1~2회 치르는 A매치를 10월 한 달 동안 집중적으로 치르자고 말한다. 2026년 북중미월드컵부터는 참가국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경기 시스템을 바꾸면 2년간 실시하는 대륙별 예선도 한 달이면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하면 오히려 선수 혹사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FIFA가 수익 증대를 위해 2년제 월드컵을 주장하는 것은 일리가 있다. 그러나 UEFA가 네이션스리그를 열고 챔피언스리그도 32개 팀에서 36개 팀으로 조정해 경기 수를 늘리는 것 역시 돈벌이를 위한 것은 마찬가지다. 서로를 비난하는 ‘내로남불’ 주장에 앞서 어떤 방식의 월드컵이 세계 축구 발전을 위해 보다 효과적이냐 하는 것을 따져 봐야 할 때다.
FIFA는 오는 30일 온라인 화상 회의를 열어 본격적인 설득 작업에 나서고 연말까지 211개 전체 회원국을 상대로 찬반 여부를 표결에 부치기로 했다. AFC(아시아축구연맹)는 아시아 선수들이 세계무대에서 더 많이 활약할 기회가 생긴다며 찬성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유럽인이나 유럽의 클럽 팀 입장이 아니라면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유제관 편집1부장 jkyou@kwangju.co.kr
육상·체조·수영 등 다른 종목의 세계선수권대회 격년제 시행은 흔히 있는 일이다. 이에 비해 축구는 1930년 제1회 우루과이 월드컵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4년 주기로 열리고 있다. 알렉산더 세페린 UEFA(유럽축구협회) 회장은 격년제 개최를 강력히 반대한다. “보석은 희귀성 때문에 가치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유럽의 클럽팀들도 국가대표팀 경기 A매치가 자주 열리면 혹사로 인한 선수들의 컨디션 저하 그리고 부상 위험을 피할 수 없다고 말한다.
/유제관 편집1부장 jk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