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 명가 효동초 “부상 위험 없이 운동하고 싶어요”
2021년 05월 13일(목) 22:00
코트 표준규격 미달에 부상 위험 커 다른 학교 체육관에서 연습
강당 증축 예산 25억 더 필요한데 동부교육청은 추가예산 난색
‘광주 핸드볼 명가’ 효동초 강당 증·개축 사업이 ‘예산 문제’에 부딪혀 난항을 겪고 있다.

13일 효동초등학교와 광주동부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최근 중흥동 일대에서 진행 중인 주택재개발사업에 발맞춰 효동초 증·개축 사업을 시작했다. 재개발로 인근에 4400여 세대가 새로 입주할 예정이며, 이에 따라 학교 수용 인원이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이다.

증·개축 공사 연면적은 2540㎡이며 총 사업비는 59억여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층고는 3층으로 각각 1층은 급식실, 2층은 특별실(도서실 등), 3층은 강당 겸 경기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광주동부교육지원청은 지난 3월 설계 업체를 공모하고 설계안을 만들었다.

하지만, 최근 강당 증·개축 사업을 진행하던 중 국제 표준 규격을 갖춘 핸드볼 경기장을 설치하려면 예산 25억여원이 더 필요해 사업을 일시 중지시켰다.

설계안에서 경기장 규모를 표준 규격에 한참 못 미치는 길이 27m, 너비 18m로 설정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국제 표준 핸드볼 경기장 규격은 길이 40m, 너비 20m다.

27×18m 경기장은 기존 강당에 설치돼 있던 경기장과 비슷한 규모다. 이 경기장은 공간도 좁은데다 연단 등과 인접해 있어 부상 위험이 커 대회 연습 장소로 부적절했다. 때문에 효동초 핸드볼 선수들은 지금까지 조선대 등 다른 학교 체육관을 빌려 대회를 준비해 왔다.

건물 설계 당당자는 학교 요구에 맞춰 새로 강당을 설계할 경우, 총 공사비가 84억여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추가 예산 25억여원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동부교육지원청은 추가 예산 확보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미 예산 편성이 확정된 사안인데다 추가경정예산까지 편성 완료된 시점이기 때문이다.

동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본청 행정예산과는 물론 체육예술융합교육과에도 추가 예산 지원을 문의해 봤으나, 어렵다는 답을 받았다”며 “최대한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교육장 이하 간부들과 협의 중이다”고 말했다.

일정도 빠듯하다. 신축 강당은 오는 10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내년 8월초에 준공, 2022년도 2학기가 시작되는 9월에 문을 열 계획이다. 일정에 맞추려면 최종 설계안이 오는 8월까지는 완성돼야 한다.

효동초는 설계 작업 중단을 요청한 채 추가 예산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 교사 리모델링을 미루고 강당 증·개축에 예산을 집중하는 등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개축 사업에 앞서 교육청과 학교 간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효동초 측은 사업에 관해 교육지원청 등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립학교는 2~3년이면 대다수 구성원이 교체되기 때문에, 사업을 꿰고 있는 실무자가 없는 경우가 많은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명숙 효동초 교장은 “지금은 ‘기부’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광주핸드볼협회부터 재개발 사업체 등에게 도움을 부탁하고 있다”며 “광주를 대표하는 효동초 핸드볼 선수들을 위해 교육청, 동부교육지원청, 건설사 등 모두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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