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잊지 않을게’
2021년 04월 15일(목) 23:00 가가
2014년 칠레의 수도인 산티아고시 남쪽 빈민가의 어느 한 성당에서 본당 신부를 하고 있을 때였다. 이른 아침부터 칠레의 모든 TV 채널에서 침몰하는 한 척의 배를 보여주었다. 화면에 나오는 자막에 한국어와 함께 스페인어가 섞여 있었다. ‘이게 뭐지?’라며 방송을 지켜보는데, 나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어떻게 저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거지?’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웠다. 그날이 바로 4월 16일이었다. 한국에 전화를 걸어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지 물어 보았다. 하지만 누구에게서도 명확한 답을 들을 수 없었다. 방송에서 조차도 “모두를 구했다” “아직 구하는 중이다” “구하지 못했다”는 등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말들을 늘어 놓고 있었다.
아침부터 칠레 신자들이 찾아와 위로를 해 주었고, 어떤 이들은 전화를 걸어 모두가 구출되기를 간절히 기도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칠레 신자들의 기도와 위로의 말들은 질문으로 바뀌었다. “한국은 잘 사는 나라 아니야?” “이런 일은 가난한 나라들에서나 일어나는 일인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거죠?”라는 의문이 담긴 말들을 건넸다. 왜냐하면 구하지 못해 너무 많은 아이들과 사람들이 죽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답할 수가 없었다. 칠레에서 선교했던 나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우리나라가 얼마나 괜찮은 나라인지 설명하고 자랑했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로 인해 소중한 생명을 놓쳐 버린 우리나라의 모습에 나는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그 무렵 우리나라는 국민 소득 3만 불 시대에 들어섰다고 환호했다. 그러나 외적인 성장과 발전에 가려 우리가 진정 가야할 길을 가지 못했고,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은 놓쳐 버렸다. 성장에만 목매며 물불 가리지 않았지, 성숙에는 관심조차도 없었다. 몸집을 키우고 물질을 쌓아 올리는 데 열을 올렸지, 기본적인 안전과 생명 존중은 돈이 되지 않는다 해서 무관심이었다. 이익이 되는 것에만 죽기 살기로 달려들었지, 서로를 돕고 살리는 것에는 ‘나만 아니면 돼!’라는 식의 이기심이 앞섰다.
그래서 우리의 소중한 아이들을 비롯해 304명의 무고한 희생자가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 2021년 1월 19일 세월호 참사 최종 수사 결과가 발표되었지만 대부분 의혹에 무혐의 처분을 내리고 사건을 종결시켜 버렸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생존자들은 여전히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오늘은 끝나지 않은 세월호 참사 7주기, 아직도 우리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다.
루가 복음서 19장 41절에서 44절의 말씀이 떠오른다. 예수는 ‘평화의 마을’이라는 의미를 지닌 예루살렘을 바라보면서 눈물을 흘리신다. 그리고 예수는 “오늘 너도 평화를 가져다 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더라면…! 그러나 지금 네 눈에는 그것이 감추어져 있다”라고 말씀하신다. 평화의 구원이 이루어지는 곳! 하느님께서 통치하시는 성스러운 곳이 그 역할을 하지 못해 억압과 착취가 판치는 곳으로 변질되어 버렸다. 권력을 지닌 기득권자들이 고단한 삶을 살았던 낮은 곳의 사람들을 더욱 착취했고 급기야 죽음으로까지 내몰았던 곳이었다. ‘평화의 마을’은 불평등의 마을이 되었고, 돈이면 안되는 것이 없는 ‘타락한 마을’, 탐욕이라는 ‘악이 지배하는 마을’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예수는 예루살렘을 바라보면서 우셨던 것이다.
세월호 참사로 인한 눈물은 아직도 마르지 않았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를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아직 우리가 사는 세상은 세월호 참사와 같은 일들이 계속적으로 벌어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세월호 참사를 잊어버리는 순간, 우리는 또 다른 참사의 당사자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성장이라는 이름 하에, 이익이라는 탐욕에, 돈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속임수에 우리의 소중한 생명이 무참히 짓밟힐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 ‘미안해! 우리가 절대 잊지 않을게!’
루가 복음서 19장 41절에서 44절의 말씀이 떠오른다. 예수는 ‘평화의 마을’이라는 의미를 지닌 예루살렘을 바라보면서 눈물을 흘리신다. 그리고 예수는 “오늘 너도 평화를 가져다 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더라면…! 그러나 지금 네 눈에는 그것이 감추어져 있다”라고 말씀하신다. 평화의 구원이 이루어지는 곳! 하느님께서 통치하시는 성스러운 곳이 그 역할을 하지 못해 억압과 착취가 판치는 곳으로 변질되어 버렸다. 권력을 지닌 기득권자들이 고단한 삶을 살았던 낮은 곳의 사람들을 더욱 착취했고 급기야 죽음으로까지 내몰았던 곳이었다. ‘평화의 마을’은 불평등의 마을이 되었고, 돈이면 안되는 것이 없는 ‘타락한 마을’, 탐욕이라는 ‘악이 지배하는 마을’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예수는 예루살렘을 바라보면서 우셨던 것이다.
세월호 참사로 인한 눈물은 아직도 마르지 않았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를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아직 우리가 사는 세상은 세월호 참사와 같은 일들이 계속적으로 벌어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세월호 참사를 잊어버리는 순간, 우리는 또 다른 참사의 당사자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성장이라는 이름 하에, 이익이라는 탐욕에, 돈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속임수에 우리의 소중한 생명이 무참히 짓밟힐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 ‘미안해! 우리가 절대 잊지 않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