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인사
2021년 03월 18일(목) 00:00 가가
사람을 쓰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매우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일의 성공과 실패는 사람을 잘 쓰느냐 못 쓰느냐에 달려 있지만 이를 제대로 잘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사적 관계나 호불호 등 다양한 이유로, 능력도 없는 어설픈 사람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기도 한다.
잘못된 인사 기준이 관례가 되면 능력도 없는 사람이 높은 의자에 앉는 것이 당연시된다. 이것이 최악의 인사 시스템이다. 이렇게 되면 국가·기업·단체 등 조직에 심대한 피해를 끼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두머리의 가장 중요한 일은 그 역할과 사명을 잘 수행할 수 있는 인재를 등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진시황의 천하통일은 앞서 진(秦) 효공(孝公)이 그 밑바닥을 다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전국시대 진나라의 25대 군주였던 그는 온 힘을 다해 치국에 힘썼고, 주변 제후들을 마음속 깊이 승복시켰다. 이에 앞서 그는 영을 내려 인재를 열심히 찾았다. 그 결과 경쟁국의 인재인 상앙을 중용하기도 했다. 상앙은 두 차례의 변법(變法: 법을 고침)을 통해 순식간에 진나라를 강대국의 반석 위에 올려놓았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통일을 위해 나아가던 진왕 영정(진시황)이 각국에서 모여든 인재들을 쫓아내는 ‘축객령’을 내린 것이다. 자국 출신만 등용시키겠다는 ‘순혈주의’였는데, 초나라 출신인 이사(李斯)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는 과거 사례를 열거하며 영정에게 능력이 있으면 출신지를 가리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결국 이를 받아들인 영정은 이사의 관직을 승진시켜 재등용했고, 이사 덕분에 중국 역사상 첫 황제에 오를 수 있었다.
촛불 정신을 계승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만 4년이 되어 가는데 애초 약속했던 개혁 조치들은 별 진척이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LH 사태로 불거진 투기 만연, 사교육 의존 심화 및 지방대학의 고사, 지방 소멸 및 심각한 수준의 지역 간 불균형 등등. 이 같은 결과는 해당 분야의 인사 실패도 한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대통령이 자신의 주변 사람들만 낙점하지 말고, 널리 진정한 인재를 찾아 최소한의 성과라도 남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윤현석 정치부 부장 chadol@kwangju.co.kr
진시황의 천하통일은 앞서 진(秦) 효공(孝公)이 그 밑바닥을 다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전국시대 진나라의 25대 군주였던 그는 온 힘을 다해 치국에 힘썼고, 주변 제후들을 마음속 깊이 승복시켰다. 이에 앞서 그는 영을 내려 인재를 열심히 찾았다. 그 결과 경쟁국의 인재인 상앙을 중용하기도 했다. 상앙은 두 차례의 변법(變法: 법을 고침)을 통해 순식간에 진나라를 강대국의 반석 위에 올려놓았다.
/윤현석 정치부 부장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