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만의 집 사샤 나스피니 지음·최정윤 옮김
2021년 03월 12일(금) 12:00 가가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 어딘가에 위치한 상상 속 마을이 있다. 이름은 ‘레 카세’. 고요하지만 뭔가 모를 불안이 흐른다. 2차 대전 시기에는 독일군과 파르티잔들의 대치가 이루어졌으며 현재는 가난한 탄광촌으로 전락했다. 사람들은 강퍅한 심성을 갖고 있는데다 외지사람을 배척한다.
이탈리아 현대문학의 기대주로 떠오른 작가 사샤 나스피니의 장편 ‘불만의 집’은 상상 속 마을과 그곳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외딴 공간에서 오랫동안 함께 지내며 애정과 증오를 키워 온 인간들로 인해 마을은 늘 혼란스럽다.
작가는 특유의 미스터리, 고딕 소설 등의 형식을 매개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서스펜스적인 요소를 곳곳에 가미한다. 사람들이 차례로 죽음을 당하는데 급커브 길에서 끊임없이 교통사고가 일어나고 탄광에서는 매몰사고가 발생한다. 뿐만 아니라 지진이 일어나 낡은 건물이 붕괴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기회만 되면 마을을 떠나고 싶어한다.
어느 날, 오래 전 마을을 도망치듯 떠나온 젊은 남자가 돌아오면서 마을은 술렁이기 시작한다.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던 온통 부정적이면서도 복합적인 감정이 떠오른다.
‘아베니레’지는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소설, 2000년대 이탈리아 소설 역사상 최고의 업적 중 하나”라고 평할 만큼, 소설은 출간 2개월만에 넷플릭스 드라마로 결정됐다.
작가는 속고 속이고, 훔치고, 복수하고, 부정을 저지르고 온갖 만행이 되풀이 되는 인간의 양상을 보여준다. 역사와 사회가 지닌 한계와 모순이 그렇게 작가의 눈에 포착된다. 비단 한 나라의 이야기가 아닌 인간의 보편적인 이야기로 다가오는 것은 그 때문이다.
<민음사·1만7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작가는 특유의 미스터리, 고딕 소설 등의 형식을 매개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서스펜스적인 요소를 곳곳에 가미한다. 사람들이 차례로 죽음을 당하는데 급커브 길에서 끊임없이 교통사고가 일어나고 탄광에서는 매몰사고가 발생한다. 뿐만 아니라 지진이 일어나 낡은 건물이 붕괴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기회만 되면 마을을 떠나고 싶어한다.
작가는 속고 속이고, 훔치고, 복수하고, 부정을 저지르고 온갖 만행이 되풀이 되는 인간의 양상을 보여준다. 역사와 사회가 지닌 한계와 모순이 그렇게 작가의 눈에 포착된다. 비단 한 나라의 이야기가 아닌 인간의 보편적인 이야기로 다가오는 것은 그 때문이다.
<민음사·1만7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