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
2021년 03월 10일(수) 05:00 가가
대학생인 딸은 요즘 아침 5시30분에 일어난다. 가벼운 체조와 명상을 하고 카카오톡 ‘단톡방’(단체로 대화를 나누는 공간)에 기상을 알리는 인증샷을 보낸다. 간단한 아침 식사를 마친 뒤에는 영어 공부로 하루를 시작한다. ‘미라클 모닝’을 시작한 이후 생긴 변화로 3주째 이어지고 있는 ‘루틴’이다.
딸이 속한 단톡방의 참가자는 10명인데 이들의 공통점은 아침 6시에 미라클 모닝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단톡방 운영자가 따로 있고 매일 운영자에게 인증샷을 통해 인정을 받아야 한다. 참가자들은 미라클 모닝 챌린지 시작 전에 운영자에게 보증금 5만 원씩을 입금했고 각자의 루틴을 지키지 못할 경우 매일 일정 금액의 벌금을 차감하기로 했다. 물론 3개월 챌린지 과정을 무사히 마치면 보증금은 돌려받는다.
2030 젊은이들 사이에 미라클 모닝 열풍이 불고 있다. 2016년 미국인 할 엘로드가 쓴 동명의 자기 계발서에서 따온 개념으로 오전 6시 무렵이나 그보다 더 이른 시간에 일어나 독서나 운동 등 자기 관리를 하는 활동을 말한다. 지난해부터 유튜브를 통해 본격적으로 알려진 후 참가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키워드 검색만 해도 나오는 게시물이 20만 건이 넘는다.
20여 년 전에는 ‘아침형 인간’ 신드롬이 있었다. 2003년 일본인 의사 사이쇼 히로시가 쓴 ‘인생을 두 배로 사는 아침형 인간’이란 책이 출간되면서 열풍이 불었다.
사이쇼는 “인간은 원래 일출과 동시에 일어나 일몰과 함께 잠자리에 드는 생활을 해왔는데 문명의 발달로 야간 활동이 늘면서 신체 리듬이 깨졌다”고 주장했다. 아침형 인간은 자연의 리듬에 맞게 생활하는 사람이며 아침의 한 시간은 낮의 세 시간과 맞먹는 효과가 있다고도 했다. 당시에는 성공하려면 생활 습관을 아침형 인간으로 바꾸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다.
미라클 모닝은 아침형 인간과 비슷하지만 성공이 목적이 아니라 자기 계발이자 자기 돌봄이라는 점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코로나19로 무기력증에 빠진 젊은이들이 습관을 고쳐 성취감을 얻으려는 몸부림으로 보여 짠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장필수 제2사회부장 bungy@kwangju.co.kr
사이쇼는 “인간은 원래 일출과 동시에 일어나 일몰과 함께 잠자리에 드는 생활을 해왔는데 문명의 발달로 야간 활동이 늘면서 신체 리듬이 깨졌다”고 주장했다. 아침형 인간은 자연의 리듬에 맞게 생활하는 사람이며 아침의 한 시간은 낮의 세 시간과 맞먹는 효과가 있다고도 했다. 당시에는 성공하려면 생활 습관을 아침형 인간으로 바꾸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다.
미라클 모닝은 아침형 인간과 비슷하지만 성공이 목적이 아니라 자기 계발이자 자기 돌봄이라는 점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코로나19로 무기력증에 빠진 젊은이들이 습관을 고쳐 성취감을 얻으려는 몸부림으로 보여 짠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장필수 제2사회부장 bung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