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성공
2021년 02월 16일(화) 00:00 가가
국내 최대 모바일 플랫폼 ‘카카오톡’을 만든 김범수(55)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설 명절 연휴를 앞둔 지난 8일, 코로나19 장기화로 피로가 누적된 사회 전반에 신선한 파장을 일으켰다. 자신이 가진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전격 발표한 것이다. 김 의장은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기업인이자 1세대 정보기술(IT) 창업자다. 한게임 창업주로 NHN 공동대표를 지낸 그는 카카오 창업으로 모바일 플랫폼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재산은 카카오 주식 13.67%(5조5617억 원)에 개인 회사인 케이큐브 홀딩스가 보유한 카카오 주식(11.15%, 4조5380억 원)까지 10조 원이 넘는다. 따라서 기부 금액은 무려 5조 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통 큰 결단의 배경에는 코로나 19라는 상황과 그의 기업 철학이 맞물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카카오는 국가·사회적 재앙인 코로나19로 타격을 입기보다 오히려 기업 가치가 급등한 대표적 기업이다. 여기에 코로나로 심화된 사회 전반의 양극화는 평소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해 왔던 김 의장의 결단을 이끌어 낸 것으로 보인다. 그는 기부 방식도 기존의 모델에서 벗어나 사회 참여형 플랫폼으로 접근하겠다는 뜻을 밝혀 주목된다.
김 의장은 1800년대 미국의 사상가이자 시인인 랄프 왈도 에머슨의 ‘무엇이 성공인가’라는 시를 자주 읽는다고 한다. 그의 기업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인데, 그 시는 이렇게 마무리된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낫게 만들고 떠나는 것/ 당신이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더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지금 한국 경제는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코로나19를 차치하더라도 저성장 기조에 잠재 성장률까지 계속 추락 중이다. 소득 불균형으로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는 사회·경제적 지속 가능성마저 위협할 지경이다. 이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야 한다. 여기에는 기업의 역할이 참으로 막중하다. 김 의장의 결단이 개인을 넘어 사회 전체의 ‘진정한 성공’을 여는 물꼬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임동욱 선임기자 겸 서울취재본부장
지금 한국 경제는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코로나19를 차치하더라도 저성장 기조에 잠재 성장률까지 계속 추락 중이다. 소득 불균형으로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는 사회·경제적 지속 가능성마저 위협할 지경이다. 이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야 한다. 여기에는 기업의 역할이 참으로 막중하다. 김 의장의 결단이 개인을 넘어 사회 전체의 ‘진정한 성공’을 여는 물꼬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임동욱 선임기자 겸 서울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