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 앨리스 하고 부르면, 우다영 지음
2021년 01월 08일(금) 16:00 가가
세상은 논리적 인과관계보다는 무수한 우연의 집합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보는 작가가 있다. 2014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한 우다영 작가가 두 번째 소설집 ‘앨리스 앨리스 하고 부르면’을 발간했다. 첫 소설집 ‘밤의 징조와 연인들’을 출간한 이후 2년 만의 신작이다. 이번 소설집에는 2020년 현대문학상 후보작이었던 ‘창모’ 등 8편의 작품이 수록돼 있다.
작가는 이번 소설집에서 다양한 시공간의 이야기를 아름다운 미로처럼 엮어 다른 세계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해변의 미로’에서 작가는 이곳과 저곳 너머의 “세계가 이어져 있고” 그것의 경계가 “눈꺼풀 한 겹 정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그려낸다.
표제작 ‘앨리스 앨리스 하고 부르면’은 특유의 섬세하고 지적인 문장으로 보이지 않는 세계의 이면을 펼쳐낸다. 작가는 현재뿐 아니라 다른 곳의 과거와 미래까지 조망하며 삶에 대한 인식에 초점을 맞춘다. 얼핏 작품 속 인물은 길을 잃고 미로를 헤매는 것처럼 보인다. 어디에서 출발했고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 이 과정에서 행복과 불행의 의미가 무엇인지 질문한다.
그럼에도 삶을 지속하게 하는 신비로운 가능성들을 만날 수 있다. ‘매조와 근사’는 사촌동생을 잃은 이야기이지만, 주인공인 나는 한 다큐멘터리를 통해 남태평양의 바닷속을 본다. 문득 실제로는 마주할 수 없는 어느 시공간이 세계 어딘가에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한다. 한편 조태환 문학평론가는 “우다영의 소설이 매혹적인 이유는 우리가 지각할 수 없는 삶의 순간들을 아름답고 충실하게 그려내기 때문이다”고 평한다. <문학과지성사·1만4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표제작 ‘앨리스 앨리스 하고 부르면’은 특유의 섬세하고 지적인 문장으로 보이지 않는 세계의 이면을 펼쳐낸다. 작가는 현재뿐 아니라 다른 곳의 과거와 미래까지 조망하며 삶에 대한 인식에 초점을 맞춘다. 얼핏 작품 속 인물은 길을 잃고 미로를 헤매는 것처럼 보인다. 어디에서 출발했고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 이 과정에서 행복과 불행의 의미가 무엇인지 질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