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임동창 “인권상 헌정곡에 5·18 향한 미안함·고마움 담았죠”
2020년 10월 27일(화) 07:00
[오늘 5·18 기념센터서 광주 인권상 시상식… 예술감독 맡은 임동창 피아니스트]
아쟁·철현금·현악오케스트라 등 국악+양악…5곡 직접 작곡
헌정곡 공연·주제음악 첫 선…“평화로운 광주 세계에 알리고 싶어”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국악과 양악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새로운 장르 ‘허튼가락’을 창시한 ‘풍류 피아니스트’ 임동창(64)이 직접 작곡한 곡으로 광주 인권상 시상식을 꾸민다.

그는 27일 오후 4시 5·18기념문화센터 민주홀에서 열리는 광주인권상 시상식에서 기념행사 예술감독을 맡았다.

마지막으로 광주에서 5·18 관련 행사를 맡은 지 20여년도 더 됐다는 임 감독. 그는 광주의 아픔을 현장에서 함께 하지 못했다는 미안함을 담아 행사를 준비했다고 한다.

이번 시상식은 5·18민주화운동 40주년과 광주인권상 제정 21주년을 동시에 기념하는 자리다. 시상식은 5·18기념재단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다.

‘진실의 빛, 세상을 채우다’를 주제로 열리는 행사는 광주가 이번 인권상 수상자 벳조 운퉁(Bedjo Untung)의 모국 인도네시아에 보내는 ‘연대’를 테마로 했다.

임 감독은 “기존의 어떤 시상식에서도 보기 힘든 특별한 시상식이 될 것”이라 귀띔했다. 헌정곡을 포함해 5곡을 직접 작곡해 무대에 올리기 때문이다.

임 감독은 무대를 아쟁, 철현금, 전통타악 등 국악과 바이올린, 현악오케스트라 등 양악을 결합한 음악으로 가득 채운다.

행사는 먼 옛날 광주의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을 그리는 곡 ‘빛고을 아리랑’으로 막을 올린다. 이 곡은 임 감독이 우리나라 곳곳을 바탕으로 쓴 180여곡의 아리랑 중 하나다.

이어 임 감독이 새로 편곡한 ‘임을 위한 행진곡’, 5·18 영령을 위해 새로 쓴 묵념 음악, 벳조 운퉁을 위한 헌정곡 ‘바람아’ 등을 공연한다. 광주인권상을 상징하는 주제음악도 새로 작곡해 첫 선을 보인다.

“‘임을 위한 행진곡’에도 신경을 썼지요. 5·18을 상징하는 곡인 만큼, 그 아픔을 공유한다는 차원으로 편곡했습니다. 구슬픈 바이올린 독주가 이어지면, 마치 한 사람이 아주 깊게 우는, 눈물을 흘리는 것 같은 이미지가 드러날 거에요. 5·18 당시 참상을 담은 영상을 배경으로 연주될 예정입니다.”

광주와 인도네시아를 하나로 잇는 무대도 기획했다.

임 감독이 편곡한 인도네시아 민요 ‘젠저젠저(Genjer Genjer)’를 벳조 운퉁과 협연으로 선보이기도 한다. 벳조 운퉁이 영상에서 피아노를 직접 연주하면, 임 감독과 오케스트라가 합주하는 무대다. 벳조 운퉁은 코로나19 대응지침에 따라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이원생중계 방식으로 시상식에 참여한다.

이어 수상자 헌정곡 ‘바람아’에서도 “너도 나도 / 우리 모두 / 행복하게 살고 싶어 / 보통 사람처럼” 가사를 우리말과 인도네시아어로 번갈아 부른다.

임 감독은 광주에 오면 늘 5·18민주화운동 당시 경북 영천에서 군생활을 하면서 광주 소식을 전혀 몰랐다는 미안함이 떠오른다고 한다. 그는 이번 행사를 통해 광주에 “미안하고 고맙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광주 시민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지금의 자유로운 세상에서 살게 됐지요. 이제 5·18은 민주화를 갈망하는 다른 나라들의 별이자 이정표가 됐습니다. 기쁜 일이에요.”

그는 또 행사를 통해 세계가 광주를 알게 되고, ‘빛고을 아리랑’처럼 광주가 얼마나 평화롭고 아름다운 곳인지 알려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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