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문화현장 - 양림 펭귄마을 공예특화거리
2020년 10월 20일(화) 00:00
“이쪽 이쪽” 펭귄 손짓따라 들어서면
‘골목 골목’ 예쁜 공예작품이 반겨요

오픈형 공방 ‘핸드락 공예협동조합’

새하얀 뭉게구름이 가득한 파란하늘이 유난히 예뻐 보이는 가을이다. 어디로든 떠나고 싶은 맑은 하늘이지만 코로나19로 아직은 자유로운 외출이 조심스럽기도 하다.

방문객이 드문 시간에 찾아갔던 광주시 남구 양림동 펭귄마을. 근대문화의 거리, 카페거리, 셰프들의 맛집까지 둘러볼 곳 많은 양림동이지만 이 날은 모두 제쳐두고 펭귄마을에 새롭게 탄생했다는 공예특화거리로 향했다. 광주의 핫플레이스로 거듭나고 있는 펭귄마을은 최근 ‘공예특화거리’로 업그레이드 되면서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양림동 공예특화거리는 광주시 남구가 펭귄마을내 전통가옥 20여채를 리모델링해 공방과 체험관 등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한 곳이다. 광주시와 남구가 양림동의 노후 환경에 활력을 불어넣고 전국적 관광명소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2016년부터 4년간 펭귄마을 주변 낡은 가옥을 매입해 리모델링 해왔다.

광주디자인진흥원이 주도해 온 공예특화거리는 판매장, 체험관, 전시장, MBC 오픈스튜디오 등으로 구성됐다. 현재 목공예, 도자기, 그림, 디자인아트, 주얼리 등 13개 공방이 입주해 관광객들에게 공예문화 체험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5월초부터 순차적으로 입주가 진행됐으며 6월 5일 개장식을 갖고 정식으로 오픈됐다. 공예거리로 업그레이드된 덕에 마을에 더욱 활기가 넘쳐나는 모습이다.

공예특화거리에서는 체험을 하거나 공예가들이 만든 수제품 등을 구입할 수도 있다.
펭귄마을 입구를 지나 골목을 걷다보니 귀여운 펭귄 한 마리가 “이쪽 이쪽”으로 들어오라며 손짓을 한다. 깜찍한 펭귄 그림의 권유를 차마 거절할 수 없어 따라 들어간 곳은 ‘16동’ 문패를 달고 있는 은반지 체험 공방 ‘은꽃’이다.

반지며 목걸이, 팔찌, 브로치 등 은으로 만든 액세서리가 다양하게 진열돼 있고 한쪽에는 공예가가 작업을 하는 공간도 엿보인다. 간혹 은반지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체험객이 찾아오면 하나하나 작업과정을 설명해주며 ‘나만의 반지’를 만들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반지만들기 체험 시간은 대략 30분 정도다.

바로 옆 15동 ‘핸드락’은 공예협동조합 6명의 작가가 요일별로 나눠 공방을 운영한다. 바느질과 규방공예 퀼트, 천연염색, 꽃(압화), 도자기공예, 페인팅까지 이곳에 모여 있다. 오픈형 공방이기 때문에 작가들이 작업하는 모습을 볼 수도, 전시장에서 마음에 드는 작품을 구입할 수도 있다.

헤맬 정도로 큰 규모는 아니지만 골목 사이를 누비며 공방을 찾아다니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공방을 오고 가는 중간에 작두샘과 두레박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한옥을 리모델링한 그림공방 ‘떼소로’
싸목싸목 둘러보던 중 수제 천 마스크를 두르고 재봉틀을 돌리고 있는 공예가가 눈에 들어와 자연스럽게 들어갔다. 그림공방 ‘떼소로’다.

한옥건물을 리모델링한 덕에 분위기가 고풍스럽다. 천정에는 서까래를 그대로 노출시켜 한옥의 미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떼소로에서는 섬유에 그림을 그려넣고 옷이나 가방, 전등갓, 슬리퍼 등 다양한 생활용품을 만들어 전시 판매하기도 하고 때때로 체험을 할 수도 있다. 입체형 마스크에 양림동에서 자생하고 있는 호랑가시나무를 그려 넣어 ‘하나밖에 없는 마스크’를 만들었더니 방문객들의 호응이 좋다고 넌지시 자랑한다.

도자기공방 ‘마루도자기’.
한적한 골목길을 따라 들어간 곳은 도자기 공방인 ‘마루도자기’다. 한쪽에서는 도예가가 작업을 하거나 체험을 할 수 있고, 맞은편에는 작품 전시공간이 마련돼 있다. 아기자기한 꽃병과 액세서리 등이 전시돼 있는 이곳은 공예특화거리의 최고 뷰를 자랑한다.

탁 트인 통유리 너머에 흰 담벼락이 아늑하게 막아주고 담벼락 너머로 초록 나무와 기와지붕이 그림처럼 자리하고 있다. 친절한 미소를 지어보이는 도자기 공예가는 언제든 찾아와 도자기 체험을 할 수 있다고 홍보를 잊지 않는다.

MBC 오픈스튜디오는 라디오 생방송이나 유튜브 생중계가 진행돼 생방송을 직접 관람할 수 있고 이벤트나 방송에 참여할 수 있다. 매주 월~화 ‘정오의 희망곡 박혜림입니다’ 수~금 ‘놀라운 세시’가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잠깐 구경만 하고 지나칠 수 있는 펭귄마을에 공예특화거리가 생기면서 체험도 하고 작가들의 작업 현장을 직접 볼 수 있는 ‘머무르다 갈 수 있는’ 마을로 한층 업그레이드 된 것 같아 방문객 입장으로도 대환영이다.

펭귄언덕에 전시된 펭귄 조형물. 가스통과 소화기를 이용한 정크아트다.
정크아트로 탄생한 펭귄마을에 공예거리가 들어서면서 시너지효과를 낸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인 시각이다. 버려진 폐품을 작품으로 만들어 펭귄마을 골목을 변화시킨 주역인 김동균 펭귄마을 촌장은 양림동 공예특화거리 촌장 명함까지 더해졌다.

김 촌장은 “양림동 펭귄마을에 공예거리가 들어서면서 정크아트와 공예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며 “작가들이 작품활동을 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도 있고 아기자기한 예쁜 작품들을 구입할 수도 있는 공예거리를 많이 이용해 달라”고 말했다.

광주 공예산업과 도심재생을 연계한 ‘양림동 공예특화거리 조성사업’은 지난 7월 국토교통부가 주최한 ‘2020 대한민국 국토대전’에서 공공·문화 건축물 부문 대한건축학회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업 추진과정에서 마을 주체인 주민 참여를 통해 도심 공동화 문제를 해소하고 공간을 가꿔나갈 공예인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펭귄마을을 보존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방에 따라 공예특화거리 오픈 시간은 각기 다르지만 오전 11시부터는 대부분의 공방이 문을 연다. 전체 휴무일은 매주 월요일이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사진=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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