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시·도 압도하는 드론·e-모빌리티산업 인프라
2020년 09월 06일(일) 16:49
세계시장 규모 각각 70조 이상…선도기업, 투자유치가 성공 좌우
드론과 e-모빌리티 등 첨단 운송기기 산업을 전남도가 집중 육성에 나선 것은 그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이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전남뿐 아니라 거의 모든 시·도가 드론·e-모빌리티산업 육성에 힘을 쏟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남은 타 시도를 앞서는 집적된 인프라와 지리 조건 등을 십분 활용해 첨단 운송기기 산업 선도지역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각오다.

6일 전남도에 따르면 무인항공기의 일종인 드론 산업 관련 전남의 강점은 전국 최대 규모의 시범 공역을 보유하고 우주·항공 인프라가 집적돼 있다는 점이다. 고흥읍 고소리 일원에는 직경 22km, 고도 450m, 면적 380㎢ 규모 드론 시범공역(空域·비행공간)이 펼쳐져 있다. 전국 최대 규모로 공군훈련공역, 민간여객항로와 중복되지 않은 자유공역이다. 이·착륙 시 장애물이 없는 간척지, 낮은 인구밀집도를 자랑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고흥 항공센터와 건립 작업이 진행 중인 국가종합비행시험장, 드론 지식산업센터 등 관련 시설이 집적되면서 드론산업 산실로서의 위상을 갖춰가고 있다. 기업 처지에서 보면 기술개발(기업), 시험평가(항공우주연구원), 통합인증(항공안전기술원), 기업지원(전남TP) 등을 원스톱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농·임업, 양식장, 적조 감시, 섬 지역 택배, 신재생에너지 시설점검 등 지역 여건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 구축에도 전남이 적지라는 평가도 있다.

반면 전남의 드론산업을 견인할 중견기업이 없다는 것은 최대 약점이자 극복해야 할 과제다.

2019년 기준 국내 드론 제작기업 396개사 가운데 전남 소재 기업은 33개사(8.3%)뿐이며, 이마저도 종업원 10인 이하의 소형기업이다. 자체 연구개발 능력 및 투자 여력 부족으로 국가 연구개발 사업 수주 등 발전 가능성이 크지 않다. 전남도가 투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다.

초기 군사 목적으로 활용되던 드론은 촬영·감시·일기예보·물류배송·농업 등 다방면으로 활용처를 넓혀가고 있으며, 시장 규모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인 마켓츠앤마켓츠(MarketsandMarkets)에 따르면 전 세계 드론 서비스 시장은 지난 2019년 44억 3000만 달러(5조원) 규모이던 것이 연평균 55.9%의 증가세를 보이며 성장하다 2025년에는 636억 4000만 달러(75조원)까지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모빌리티 산업 역시 미래 유망 산업으로 시장이 급성장 하고 있다.

전남도에 따르면 세계 e-모빌리티 시장 규모는 2016년 256억 달러(30조원)규모에서 연평균 10% 이상씩 성장, 2025년 622억 달러(75조원) 규모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도 미래차로의 생태계 전환 가속화를 위한 핵심부품 기술 고도화, 중소·중견기업 미래차 시장 진입 지원책을 펴고 있다.

전남도가 지난 2012년부터 e-모빌리티 산업 육성책을 펴온 결과, 영광은 e-모빌리티 산업 인프라와 관련기관, 기업 집적화를 이룬 국내 유일 지역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6월 영광 대마전기자동차 산업단지에서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기업 투자 협약식이 열리기도 했다. 수도권과 대구·부산에 기반을 둔 e-모빌리티 기업 5개사가 영광 대마전기자동차 산업단지에 643억원의 신규 투자를 결정한 행사였다.

같은 날 영광에 공장을 둔 (주)대풍EV자동차는 필리핀·베트남·이집트 등과 삼륜형 전기이륜차 3185만 달러(1만5500대)어치 수출계약을 체결, 첫 수출을 시작했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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