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갯벌·바다·숲…보석같은 자원, 신성장동력으로 키운다
2020년 03월 23일(월) 00:00 가가
<3> 주목 받는 서남해안 관광벨트
‘블루투어’ 프로젝트 구체화
청정 전남 16개 관광거점 육성
광역교통망 확충 접근성 높이고
다도해를 크루즈 관광메카로
여수~남해 동서해저터널 청신호
‘블루투어’ 프로젝트 구체화
청정 전남 16개 관광거점 육성
광역교통망 확충 접근성 높이고
다도해를 크루즈 관광메카로
여수~남해 동서해저터널 청신호


지난해 6월 여수항을 찾은 아파트 19층 높이 초대형 크루즈 ‘마제스틱 프린세스호’. 당시 대만 국적 승객 3947명, 승무원 1326명 등 5273명을 태우고 여수를 찾았다. 전남도는 크루즈관광 활성화를 위해 목포 크루즈부두 및 여수 크루즈터미널 신설을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전남도 제공>
보석처럼 흩어진 섬 2165개, 람사르협회가 인정한 남도의 드넓은 갯벌, 태고적 신비를 간직한 국내 최대 난대림 자생지 완도, 마이스산업의 거점 여수, 세계적인 정원도시 순천, 근대역사가 숨쉬는 목포, 최근에서야 쏠비치가 들어선 운림산방의 진도, 남도 바다 곳곳에 깃든 충무공 이순신의 흔적들.
우리나라 서남해안이 품은 관광자원은 무궁무진하다. 자연 그대로의 멋을 품은 이름모를 섬과 바다, 밤이면 더욱 낭만적인 분위기를 선사하는 해상교량, 여수와 목포 밤바다를 가르는 해상케이블카까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보석 같은 자원을 품고도 서남해안권은 그동안 관광자원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흩어져 있었다. 정부의 경제성장정책에서 소외되면서 도로·철도·항공·항구 등 기반시설이 미흡하고, 민간자본도 투자를 회피하면서 변변한 숙박·편의시설조차 없어 관광객을 유인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잠재력만 인정받던 서남해안권은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개최와 함께 주목받기 시작했다. 기반시설이 갖춰지고 세계 수준의 호텔, 컨벤션센터, 케이블카 등 관광시설이 들어서면서 여수·순천이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여수의 경우 매년 관광객이 1000만명을 웃돌 정도로 관광 명소로 자리잡았다.
여수 사례를 통해 서남해안의 발전 가능성을 확인한 민선 7기는 흩어진 관광자원을 거점별로 묶어 관광벨트화하는 ‘남해안 신성장 관광벨트 조성사업’을 추진중이다. 목포에서 시작해 여수에 이르는 서남해안, 나아가 경남·부산까지 펼쳐진 남해안의 해양 자원을 활용해 광역 관광권을 만들어 국가의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남해안 신성장 관광벨트 조성사업은 민선 7기 전남도가 제시한 새천년 비전 ‘청정 전남 블루이코노미’의 6개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인 ‘블루투어’ 프로젝트의 대표 사업이다. 바다·섬·숲 등 블루자원을 바탕으로 남도를 세계인이 찾는 관광명소로 만들기 위한 블루투어 프로젝트가 남해안 신성장 관광벨트 구축 사업을 통해 구체화되는 것이다.
◇목포~여수, 경남까지 신성장 관광거점 육성 = 전남도는 남해안 신성장 관광벨트 구축 사업을 3가지 전략, 34가지 세부사업으로 정리한 실행 계획을 수립했다. 특색있는 관광자원을 테마화해 16개 관광거점을 육성하고(1전략), 도로와 항공, 철도, 항만 시설을 신설하거나 개선하는 남해안 접근성 개선(2전략)과 함께 섬·크루즈 관광기반을 조성(3전략)한다는 내용이다.
서부권 핵심도시이자 일제 수탈의 흔적이 서려있는 목포는 근대문화유산도시로 거듭난다. 유달·만호동 등 원도심 일대 적산가옥과 일제 수탈의 역사를 연계해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여수는 마이스(MICE)산업 거점 도시로 육성한다. MICE는 회의(Meeting)·포상관광(Incentives)·컨벤션(Convention) 전시회(Exhibition)의 첫 글자를 따온 것으로, 전시·박람회 산업을 폭 넓게 이르는 말이다.
숲과 바다가 조화를 이룬 완도는 해양치유 거점 관광지로 육성한다. 이순신 장군과 호남 의병들을 주제로 한 호국관광벨트도 구축할 계획이다. 여수·보성·해남 등 전남 해안을 중심으로 이순신 장군 및 호남 의병 관련 유산과 역사지를 ‘호국’ 테마로 엮어내겠다는 것이다. 진도 쏠비치 호텔·리조트, 해남 오시아노 융복합관광단지, 여수 경도 해양관광단지, 신안 자은도 해양관광단지 등 이미 개장했거나 조성 중인 해양관광단지들은 대규모 관광객을 끌어 모으는 거점으로 거듭난다. 남해안 절경에 자리잡은 이들 해양광관단지는 쇼핑·레저·숙박시설을 품은 체류형 복합관광지로서 전남뿐 아니라 국내외 여행객을 유인할 만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최대 난대림 자생지인 완도수목원은 국립난대수목원으로 조성한다. 서남해안 섬 숲들은 명품 숲으로 조성해 ‘바다와 섬, 숲’ 3박자를 갖춘 관광자원으로 만든다. 섬진강 물길 주변에는 문화예술벨트를 조성해 예술과 관광이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키워나가기로 했다.
◇육지와 섬을 더 가깝게 ‘접근성’ 개선 = ‘남해안 신성장 관광벨트 구축’ 사업의 한 축은 남해안으로의 접근성을 개선하는 것이다. 도시에서 전남의 섬·해안까지 도로와 철도를 신설·개선하고, 연륙·연도교와 공항을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이전보다 편하고 신속하게 남도의 섬·해안과 도심 관광객을 연결하기 위해서다.
전국 해안선의 45%를 차지하는 6743㎞의 전남 해안선을 무기 삼아 해양관광도로 구축사업도 나선다. 국도 77호선 신안 압해~해남 화원 구간, 여수 화태~백야 구간 연륙·연도교 건설 사업, 완도~고흥 해양관광도로의 국도 승격 사업 등이 포함된다. 여수와 경남 남해군을 잇는 길이 7.3㎞ 동서해저터널의 경우 올 1월 국토교통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사업에 선정, 사업 추진의 청신호가 켜졌다. 이 밖에도 섬지역 접근성과 섬주민 편의 향상을 위한 연륙·연도교를 단계적으로 확충해 나가기로 했다.
무안공항과 군산을 잇는 서해안철도 건설, 전라선 여수~익산 구간 고속전철화 사업, 광주~완도 고속도로 2단계 사업 조기 완공 등 광역교통망 확충 사업도 추진한다. 남해안 철도 목포~보성, 광주송정~순천 구간 전철화 사업 역시 전남도가 추진하는 광역교통망 확충 사업에 포함됐다.
흑산공항 건설의 경우 연내 착공을 위해 공항 부지 국립공원 해제 절차를 조속히 진행해 줄 것을 정부에 촉구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165개 섬, 다도해를 크루즈 관광 메카로 = 남해안 신성장 관광벨트 구축 사업의 또다른 축은 섬 관광과 크루즈 관광기반 조성이다. 크루즈 부두·터미널 등 인프라를 구축한 후 섬 2165개를 품은 다도해(多島海)를 무대삼아 크루즈관광의 새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다.
전남도는 서남해안과 섬 자원을 활용, 국제·연안 크루즈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크루즈 관광기반 조성이 선결과제라는 판단 아래 국비 지원 요청 등 정부를 상대로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 2018년 12월 목포 크루즈 부두 신설과 여수 크루즈터미널 신설 계획을 제4차 항만기본계획(2021~2030)에 반영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거문도·거금도·보길도·관매도·흑산도·증도에 연안크루즈 부두를 건설하는 사업도 국가계획에 반영하고, 용역비용 지원도 요청한 상태다. 관광객들이 크루즈를 타고 남도의 이름 난 섬을 둘러볼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다.
지속가능한 섬 발전과 섬 관광 활성화를 위해 국립 섬 연구기관 및 섬 엑스포 유치를 내용을 하는 섬 발전 성장기반 구축 사업도 추진 중이다. 섬 발전 정책에 관한 전문 연구기관을 전남으로 유치, 섬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포석이다. 남도의 섬 가치를 국내외와 공유하고, 전략적으로 개발하는 방안 수립을 위해 ‘2028 전남 세계 섬 엑스포’ 유치 계획도 수립했다.
전남도는 이 같은 내용의 남해안 신성장 관광벨트 조성사업의 성공을 위해 부산시·경남도와 공동 대응하고 있다. 지난 2018년 12월 전남도를 비롯한 세 시·도는 남해안 광역경제벨트 구축·교통 인프라 개선·해양관광거점 조성 등 7개항을 담은 ‘남해안 상생발전 협약’을 체결했으며, 지난해 8월에는 남해안 신성장 관광벨트 사업의 국가 계획 반영을 공동 건의했다.
신동훈 광주전남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남해안권은 지중해를 넘어서는 해양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나, 접근성 문제와 민간자본 투자유치가 어려워 지속가능한 개발이 부진한 실정”이라며 “전남, 부산, 경남 등 남해안권 광역 3단체는 ‘남해안 신성장 관광벨트 구축’ 사업의 국가계획 반영을 위해 공동노력하고, 중앙정부는 규제 완화 등을 통해 남해안권이 국토의 신성장축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
보석 같은 자원을 품고도 서남해안권은 그동안 관광자원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흩어져 있었다. 정부의 경제성장정책에서 소외되면서 도로·철도·항공·항구 등 기반시설이 미흡하고, 민간자본도 투자를 회피하면서 변변한 숙박·편의시설조차 없어 관광객을 유인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남해안 신성장 관광벨트 조성사업은 민선 7기 전남도가 제시한 새천년 비전 ‘청정 전남 블루이코노미’의 6개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인 ‘블루투어’ 프로젝트의 대표 사업이다. 바다·섬·숲 등 블루자원을 바탕으로 남도를 세계인이 찾는 관광명소로 만들기 위한 블루투어 프로젝트가 남해안 신성장 관광벨트 구축 사업을 통해 구체화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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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해상케이블카 |
서부권 핵심도시이자 일제 수탈의 흔적이 서려있는 목포는 근대문화유산도시로 거듭난다. 유달·만호동 등 원도심 일대 적산가옥과 일제 수탈의 역사를 연계해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여수는 마이스(MICE)산업 거점 도시로 육성한다. MICE는 회의(Meeting)·포상관광(Incentives)·컨벤션(Convention) 전시회(Exhibition)의 첫 글자를 따온 것으로, 전시·박람회 산업을 폭 넓게 이르는 말이다.
숲과 바다가 조화를 이룬 완도는 해양치유 거점 관광지로 육성한다. 이순신 장군과 호남 의병들을 주제로 한 호국관광벨트도 구축할 계획이다. 여수·보성·해남 등 전남 해안을 중심으로 이순신 장군 및 호남 의병 관련 유산과 역사지를 ‘호국’ 테마로 엮어내겠다는 것이다. 진도 쏠비치 호텔·리조트, 해남 오시아노 융복합관광단지, 여수 경도 해양관광단지, 신안 자은도 해양관광단지 등 이미 개장했거나 조성 중인 해양관광단지들은 대규모 관광객을 끌어 모으는 거점으로 거듭난다. 남해안 절경에 자리잡은 이들 해양광관단지는 쇼핑·레저·숙박시설을 품은 체류형 복합관광지로서 전남뿐 아니라 국내외 여행객을 유인할 만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최대 난대림 자생지인 완도수목원은 국립난대수목원으로 조성한다. 서남해안 섬 숲들은 명품 숲으로 조성해 ‘바다와 섬, 숲’ 3박자를 갖춘 관광자원으로 만든다. 섬진강 물길 주변에는 문화예술벨트를 조성해 예술과 관광이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키워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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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수목원 |
전국 해안선의 45%를 차지하는 6743㎞의 전남 해안선을 무기 삼아 해양관광도로 구축사업도 나선다. 국도 77호선 신안 압해~해남 화원 구간, 여수 화태~백야 구간 연륙·연도교 건설 사업, 완도~고흥 해양관광도로의 국도 승격 사업 등이 포함된다. 여수와 경남 남해군을 잇는 길이 7.3㎞ 동서해저터널의 경우 올 1월 국토교통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사업에 선정, 사업 추진의 청신호가 켜졌다. 이 밖에도 섬지역 접근성과 섬주민 편의 향상을 위한 연륙·연도교를 단계적으로 확충해 나가기로 했다.
무안공항과 군산을 잇는 서해안철도 건설, 전라선 여수~익산 구간 고속전철화 사업, 광주~완도 고속도로 2단계 사업 조기 완공 등 광역교통망 확충 사업도 추진한다. 남해안 철도 목포~보성, 광주송정~순천 구간 전철화 사업 역시 전남도가 추진하는 광역교통망 확충 사업에 포함됐다.
흑산공항 건설의 경우 연내 착공을 위해 공항 부지 국립공원 해제 절차를 조속히 진행해 줄 것을 정부에 촉구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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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쏠비치 |
전남도는 서남해안과 섬 자원을 활용, 국제·연안 크루즈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크루즈 관광기반 조성이 선결과제라는 판단 아래 국비 지원 요청 등 정부를 상대로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 2018년 12월 목포 크루즈 부두 신설과 여수 크루즈터미널 신설 계획을 제4차 항만기본계획(2021~2030)에 반영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거문도·거금도·보길도·관매도·흑산도·증도에 연안크루즈 부두를 건설하는 사업도 국가계획에 반영하고, 용역비용 지원도 요청한 상태다. 관광객들이 크루즈를 타고 남도의 이름 난 섬을 둘러볼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다.
지속가능한 섬 발전과 섬 관광 활성화를 위해 국립 섬 연구기관 및 섬 엑스포 유치를 내용을 하는 섬 발전 성장기반 구축 사업도 추진 중이다. 섬 발전 정책에 관한 전문 연구기관을 전남으로 유치, 섬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포석이다. 남도의 섬 가치를 국내외와 공유하고, 전략적으로 개발하는 방안 수립을 위해 ‘2028 전남 세계 섬 엑스포’ 유치 계획도 수립했다.
전남도는 이 같은 내용의 남해안 신성장 관광벨트 조성사업의 성공을 위해 부산시·경남도와 공동 대응하고 있다. 지난 2018년 12월 전남도를 비롯한 세 시·도는 남해안 광역경제벨트 구축·교통 인프라 개선·해양관광거점 조성 등 7개항을 담은 ‘남해안 상생발전 협약’을 체결했으며, 지난해 8월에는 남해안 신성장 관광벨트 사업의 국가 계획 반영을 공동 건의했다.
신동훈 광주전남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남해안권은 지중해를 넘어서는 해양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나, 접근성 문제와 민간자본 투자유치가 어려워 지속가능한 개발이 부진한 실정”이라며 “전남, 부산, 경남 등 남해안권 광역 3단체는 ‘남해안 신성장 관광벨트 구축’ 사업의 국가계획 반영을 위해 공동노력하고, 중앙정부는 규제 완화 등을 통해 남해안권이 국토의 신성장축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