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스톰’
2020년 03월 03일(화) 00:00 가가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은 위력이 크지 않은 태풍이 다른 자연 현상과 겹쳐 엄청난 파괴력을 내는 것을 말한다. 원래 기상 용어였던 퍼펙트 스톰은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 위기에 달러 가치 하락과 유가 및 물가 상승 등이 맞물려 세계 경제가 공동 몰락하는 상황을 겪으면서 심각한 세계 경제 위기를 일컫는 경제 용어로 진화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세계 증시의 시가 총액이 7000조 원 넘게 줄면서 경제계에서는 ‘퍼펙트 스톰’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86개 주요국 증시의 ‘시총’(시가 총액)은 83조1576억 달러로 코로나19 충격이 본격화하기 전 고점인 1월 20일(89조1564억 달러)보다 5조9988억 달러(6.73%) 줄었다. 이는 원화 기준으로 하면 7290조 원인데 한국 국내총생산(GDP) 1893조 원(2018년 기준)의 네 배 가까운 액수다.
특히 코로나19는 불과 3개월 만에 아시아(중국·한국·일본)는 물론 중동(이란)·유럽(이탈리아) 등으로 확산되고 있고 미국 등도 피해 가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지적 양상을 보였던 지카(중남미), 에볼라(서아프리카), 메르스(중동), 사스(중화권) 등 이전 감염병과는 차원이 다르다. 문제는 별다른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성장률 둔화로 세계 경제의 체력이 약해진 데다 그동안 세계적인 금리 인하로 돈이 많이 풀려 있는 상황이어서 양적 완화 같은 대책도 별다른 효과가 없을 전망이다. 그러니 세계적 대공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판이다.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우리나라는 더욱 심각하다. 경기 침체 국면에서 맞은 코로나19 사태로 내수는 물론 수출 등 경제 전반에 악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런데도 정부의 대책은 어설프기만 하고 여기에 여야의 이전투구로 4·15 총선 역시 코로나19 사태의 최대 리스크로 꼽히고 있다. 이제 국론을 코로나 위기 극복에 모아야 할 때다. 정부와 여야 정치권의 심기일전이 요구된다.
/임동욱 선임기자 겸 서울취재본부장 tu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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