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버거의 생애와 작업’ 조슈아 스펄링 지음, 장호연 옮김
2020년 01월 31일(금) 00:00 가가
전후 유럽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의 한 사람으로 꼽혔던 존 버거. 지난 1972년 소설 ‘G’로 부커상을 수상했을 때, 버거는 상금 절반을 기부했다. 그는 예술가이면서 활동가로 노동자와 이주자 그리고 그늘진 곳에 있는 이들의 권리를 위해 한 치의 물러섬 없이 투쟁했던 혁명가였다.
존 버거가 세상을 떠난 지 3주기를 맞아 첫 평전이 출간됐다. 예일대학교에서 비교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조슈아 스펄링이 쓴 ‘우리 시대의 작가-존 버거의 생애와 작업’은 좌파활동가였던 존 버거의 생애를 심도 있게 다룬다.
책 제목인 “우리 시대의 작가”라는 표현에서 보듯, 존 버거는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기 위해 애를 썼다. 저자는 존 버거의 자료와 당대 사상적 조류를 씨줄과 날줄로 엮어 한 편의 미학 교양서를 펴냈다. 책을 통해 20세기 중반에서 21세기의 이르는 문화사 논쟁의 트렌드를 가늠할 수 있다.
존 버거는 전쟁과 냉전, 68혁명, 신자유주의 등 격변의 시대를 관통해오며 예술이란, 특히 좋은 예술이란 어떤 것인지를 성찰하고 천착했다. 책은 문학과 사진, 영화 등 다양한 미디어를 넘나들며 시대마다 버거의 삶을 사로잡았던 질문을 던진다. 존 버거가 소설가와 시인, 비평가의 사유를 토대로 미술비평, 다큐멘터리 사진-텍스트, 모더니즘 소설 등을 선보였다. 아웃사이더에서 모더니스트로, 양심의 수호자로 이어진 존 버거의 삶은 그 자체로 한편의 소설이자 드라마였다. 그럼에도 그의 글쓰기는 너그러웠다. 그가 사람들과 나누었던 수많은 글은 공간과 시간, 역사와 기억 등을 담은 한편의 사진에 다름아니었다. <창비·2만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책 제목인 “우리 시대의 작가”라는 표현에서 보듯, 존 버거는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기 위해 애를 썼다. 저자는 존 버거의 자료와 당대 사상적 조류를 씨줄과 날줄로 엮어 한 편의 미학 교양서를 펴냈다. 책을 통해 20세기 중반에서 21세기의 이르는 문화사 논쟁의 트렌드를 가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