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듯 낯선 트럼펫의 세계
2025년 07월 29일(화) 13:45

오창훈 트럼페터.

쨍하게 빛나는 금관의 몸체를 타고 울려 퍼지는 소리. 트럼펫은 때로는 힘차고 화려하게, 때로는 놀랄 만큼 섬세하고 고요하게 마음을 흔든다. 시대를 넘고 감정을 건너는 악기, 트럼펫의 진면목을 만나는 무대가 마련된다.

‘오창훈 트럼펫 귀국 독주회’가 오는 31일 오후 7시 30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 극장2에서 열린다. 이번 무대는 섬세한 음색과 폭발적인 기량이 공존하는 트럼펫의 세계를 깊이 있게 감상할 수 있는 자리다.

프로그램은 고전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트럼펫 레퍼토리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아우른다. 우선 독일 바로크 작곡가 헤르텔의 ‘트럼펫 협주곡 3번 D장조’가 공연의 문을 연다. 밝고 경쾌한 리듬 속에서 고전적 품위와 장중한 기교미가 어우러진 트럼펫 특유의 음색을 드러낸다. 이어지는 페스킨의 ‘트럼펫 협주곡 1번 C장조’는 러시아 낭만주의 감성을 담은 작품으로 서사적인 주제와 서정적 멜로디, 민속적 리듬이 어우러져 트럼펫의 감성적 면모를 극대화한다.

후반부에는 현대 트럼펫 음악의 표현력과 실험성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무대에 오른다. 말콤 아놀드의 ‘트럼펫을 위한 환상곡’은 조용한 명상적 분위기에서 기교적이고 강렬한 흐름까지, 극적인 감정의 파노라마를 펼친다. 마지막으로 에이노 타임베르그의 ‘트럼펫 협주곡 1번’은 강한 리듬과 섬세한 감정의 대비를 통해 현대 트럼펫 협주곡의 정수를 보여준다. 각 악장은 고요함에서 에너지 넘치는 전개까지 폭넓은 어법으로 구성돼 있으며 높은 연주 기량과 해석을 요하는 곡이다.

무대에 오르는 트럼페터 오창훈은 광주 금호주니어 콘서트를 통해 일찍이 음악적 잠재력을 인정받은 연주자다. 독일 쾰른 국립음대에서 수학하며 Kolner Symphoniker 수석을 비롯해 독일 유수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했고, 귀국 후에도 지역을 중심으로 활발한 연주와 교육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오 트럼페터는 “트럼펫이 가진 섬세함과 강렬함, 기술과 감성이 어우러진 새로운 면모를 만날 수 있는 공연”이라며 “연주자에게는 도전의 무대가, 청중에게는 색다른 감상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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