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스카스상
2019년 08월 23일(금) 04:50
골의 아름다움엔 차별이 없다. 남녀도 국적도 인종도 공 앞에서는 모두 평등하다. 올해 가장 빼어난 골을 넣은 선수에게 주는 푸스카스상 후보 열 명이 발표됐다. 여섯 차례 후보에 올랐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던 메시, 태권도슛에 이어 두 번째 수상을 노리는 즐라탄 등이 팬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후보엔 여자 선수 세 명이 포함되어 있지만 제1회 수상자 ‘날강두’(호날두)의 이름은 없다.

푸스카스는 1950년대에 오로지 왼발 하나로 조국 헝가리와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를 세계 최고의 팀으로 만들었으며, 통산 528경기에서 512골을 기록한 뛰어난 골잡이다. 그는 특히 예술적이고 절묘한 골을 많이 만들어 ‘푸스카스의 골은 2득점을 매겨야 한다’는 찬사를 받았다. FIFA에서도 푸스카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09년부터 한 해 동안 가장 멋진 골을 성공시킨 선수에게 ‘푸스카스상’을 수여하고 있다.

푸스카스는 한국과의 인연도 있다. 축구에서 최초의 한일전이 벌어진 1954년 스위스 월드컵 아시아 예선. 홈과 원정 경기를 치러야 하는데 ‘다시는 이 땅에 일본인들이 발을 딛게 할 수 없다’고 할 정도로 반일 감정이 강해 1·2차전 모두 일본 도쿄에서 열렸다. 한국 대표 선수들은 일본을 이기지 못하면 현해탄, 즉 대한해협에 몸을 던지겠다는 각오로 싸워 1차전 5-1 대승을 거두고, 2차전에서 2-2로 비겨 1승 1무로 월드컵 출전권을 획득했다. 이른바 ‘도쿄 대첩’이다.

일본을 꺾고 월드컵에 첫 출전한 한국은 첫 경기에서 당대 최강 헝가리를 만나 푸스카스에 두 골을 내주는 등 0-9로 대패했다. 골키퍼 홍덕영은 경기 후 “푸스카스가 슈팅하면 공이 대포알 같아 거의 안보일 정도였고 골대에 맞으면 골대가 부르르 떨더라”라며 놀라워했다.

푸스카스상은 다음달 1일까지 세계 축구 팬들의 투표로 최종 후보 세 명을 선정하고, 축구 전설들이 참여해 최종 수상자를 뽑는다. 아쉽게도 상이 제정된 이래 10년 동안 한국 선수들이 후보에 오른 적은 없다. 토트넘의 손흥민이나 K리그 선수들도 멋진 골로 푸스카스상을 받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유제관 편집1부장 jk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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