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일, 지정생존자' 지진희 "대통령 되는 결말 생각했죠"
"대통령 스트레스 표현하려 체중 감량…멜로는 나이 들어서도 하고 싶은 장르"
2019년 08월 22일(목) 20:22

'60일, 지정생존자' 마무리한 지진희

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에 출연한 배우 지진희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무진이 권력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오영석처럼 권한대행 되자마자 청와대 집무실 자리에 앉았겠죠. 하지만 그런 생각이 없기 때문에 결말이 그렇게 되지 않았나 싶네요."



배우 지진희(48)는 지난 20일 종영한 tvN '60일, 지정생존자'에서 대통령 권한대행 박무진 그 자체였다. 박무진은 대통령과 여당 국회의원, 장관들이 모여있는 국회의사당에 테러가 일어나자 환경부 장관으로서 원치 않게 대통령 권한대행 자리에 오르게 되는 인물이다.



'종사관 나으리'로 대중에게 존재감을 각인시킨 '대장금'(2003)부터 '봄날'(2005) '동이'(2010) '애인있어요'(2015), '미스티'(2018) 등 주로 여성 배우들과 호흡을 맞춰왔던 그는 이번 작품으로 장르극 '원톱'의 저력을 보여줬다.



22일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지진희는 그러나 "우리 드라마는 내가 원톱이 아니다"라며 몸을 낮췄다.



"물론 절 중심으로 움직였지만 제가 카리스마로 끌고 가는 입장은 아니었어요. 박무진은 성장해가고 극복해가는 데 최선을 다해요. 그로 인해 주변인들이 감동과 메시지를 받아 가는 것이죠."



극은 박무진이 비서진의 대통령 출마 권유에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는 결말로 끝난다. 이와 관련해 지진희는 '안녕하십니까, 대통령 박무진입니다'라는 대사로 끝나는 결말을 상상했다고 털어놨다.



"각자 자신만의 엔딩을 생각하고 있었죠. 제가 상상한 '나만의 엔딩'은 제가 가장 멋있게 보이는 엔딩이에요. 하지만 개인적인 욕심일 뿐이고, 드라마엔 어울리지 않았을 것 같아요. 하하하."



지진희는 드라마 방영 직전 제작발표회에서도 한국판 '지정생존자' 주인공은 스스로가 적임자라고 자신했다.



"그런 자신감 없이 일할 순 없어요. 그건 나에 대한 체면이고 작품에 집중하게 만드는 에너지에요. 신인 때는 불안감이 컸지만 이젠 조금 여유가 생겼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는 것 같아요. 자신감이 없으면 고통의 연속이지만 '이건 내 역할이야!'라는 마음이 있으면 시작도 달라집니다."



박무진의 선택이 '고구마' 같다는 반응에 대해선 "원작 주인공은 바로 대통령이 되지만 박무진은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떠밀려서 대통령 권한대행이 된다. 드라마는 박무진의 성장 서사이기 때문에 원작처럼 멋있게 나아가면 그건 박무진이 아니다. 답답한 부분이 있어야 차근차근 진행된다"고 강조했다.





지진희는 이번 작품에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임기 전후 사진을 보면서 대통령이 받는 스트레스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살도 빠지고 흰머리도 늘고, 많이 늙은 모습이더라고요. 소름이 돋았어요. 내가 알 수 없는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가 있었을까. 가정을 지키는 것도 힘든데 한 나라를 책임지는 사람은 얼마나 큰 스트레스를 받겠어요. 그걸 표현하는 건 비주얼이었고, 그래서 드라마 찍으면서 내내 살을 쭉 빼 왔어요. 나중엔 바지에 주먹이 들어갈 정도로 살이 빠졌죠."



안방극장에선 필모그래피 대부분을 멜로로 채운 그다. 장르에 대한 배고픔도 있지만, 지진희는 "나이가 들어서도 멜로는 끝까지 가져가고 싶다"고 했다.



"연령대별로 거기에 어울리는 멜로가 있잖아요. 어렸을 때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나이가 들면 또 다른 사람이 생기고…. 그 나이에 맞는 멜로는 끊임없이 하고 싶어요."



지진희는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이했다. 중년의 나이에도 완벽한 수트핏을 유지하기 위해 "지켜야 할 약속"이라며 자기관리에도 철저한 그다. 지진희는 2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특별한 슬럼프는 없었지만, 스트레스라는 함정에 깊이 빠지지 않게 조심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늘 생기기 마련이고 스트레스를 풀어가는 건 나의 몫이죠. 그래야 또 다른 일을 할 수 있다는 걸 경험으로 알아요. 더 잘 찍을 수 있는데 '컷'당하고, 세상은 너무 빨리 변하고…. 이때 절망하지 않고 내게 부족한 게 뭘까 생각하는 건 물론 쉽진 않고 고통스러워요. 하지만 그 고통의 끝에 좋은 작품을 만날 거라는 희망을 갖고 극복해 가려고 합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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