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이제 남북·북미 대화의 시동을 걸어야 한다
2019년 06월 28일(금) 04:50
오늘부터 오사카에서 G20 정상회의가 개최된다. G20 정상회의도 국제적으로 중요한 행사이지만 우리로서는 G20 직후 방한하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이 무엇보다 큰 관심사이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은 시기상으로 보나 여건상으로 보나 중요한 의미가 있다. 우선 상반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있다. 지난 2월말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정확히 4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하노이 회담이 성과 없이 종료된 이후 북미 간에는 이렇다 할 대화가 이어지지 못했다.

오히려 북한은 미국이 셈법을 바꾸지 않는 한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드러냈고 미국 또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전까지 제재 해제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였다. 다만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 비난은 하지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 또한 ‘김정은 위원장은 약속을 지키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는 과정에 최근 양 정상 간에 친서 교환이 있었다. 친서의 내용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흥미로운 제안이 오고 가는 등 분위기는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런 상황에서 시진핑 주석이 전격적으로 방북하였다. 중국은 대화의 모멘텀 실종과 함께 미국의 대북·대중 압박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 출구 전략을 찾던 북한으로서도 시진핑 방북 카드를 활용하는 것이 나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정부도 한중회담 전에 북중회담이 새로운 전기를 만들 수 있다면 먼저 진행되어도 무방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한다. 그리고 핀란드·스웨덴 순방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신뢰를 통한 대화를 강조했고 정치적 상황과 관계 없이 인도적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상반기가 지나는 시점에 전개되는 이러한 상황들의 핵심은 대화 재개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방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와 한미정상회담의 결과가 중요하다. 트럼프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남·북·미 3자 정상 간 깜짝 만남이 이뤄지면 좋겠지만 아직 그러한 분위기까지는 연결되지 못한 것 같다. ‘톱 다운’(Top-down) 방식으로 두 정상 간의 신뢰는 존재하지만 북미 간에는 아직 물러서기는 곤란한 쟁점들이 존재한다. 실무적으로 이러한 쟁점들을 다시 좁히지 못하면 정상 간 회담이 어렵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북미 실무 대화가 재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 서면 인터뷰에서 “미국의 실무 협상 제의에 응하는 것이 비핵화 의지를 보여 주는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북한이 결단만 하면 북미 간 실무 협상은 다시 재개될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며칠 전부터 북한 외무성 등 실무자들이 다시 날선 비난들을 쏟아 내고 있다. 폼페이오의 대북 제재 발언을 격렬히 비난하는 가운데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미국이 올바른 셈법을 가져 와야 대화가 재개될 수 있다고 다시 엄포를 놓았다. 실무 회담이 개최되기 전 주도권을 잡으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이번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 및 한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은 방북 결과를 전달할 것이다.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와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원칙을 견지하는 가운데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오도록 설득했음을 강조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과 한미정상회담 과정에서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분명히 한다면 하반기부터는 다시 대화 국면으로 진입할 수도 있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기간 중 남북 분단의 최전선인 DMZ를 방문하여 평화와 대화의 메시지를 발산하길 바란다.

이 과정에서 남북 간 대화도 복원되어야 한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은 내부적인 단속을 강화하고 협상 결렬의 책임을 총화하는 시기를 가졌다. 당국 간 대화뿐만 아니라 민간 차원의 남북 교류에 있어서도 소극적인 자세를 견지하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언제든지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준비가 되어 있으며 남북이 합의한 교류 협력 사업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였다. 합의의 이행은 평화를 만들어 내는 신뢰의 힘을 보여 준다고 언급하고 남북 관계가 제대로 발전해 나가기 위한 경제 협력의 중요성도 강조하였다.

아직 북미 간 담판이 남아 있는 북한으로서는 전면적으로 남북 관계를 복원시킬 생각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한미정상회담 직후 어떤 형태로든 대화가 재개되는 것이 시급하다. 김정은 위원장의 판단이 중요하다. 남북 간에 담을 쳐 놓고서는 북미대화가 잘 될 수 없다. 지난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 및 북중 간 대화가 활발했다는 점을 상기할 때 하반기에는 이러한 국면이 조성되어 조속히 남북 관계가 복원되고 제3차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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