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논술여행] 인간의 본성은 선한가, 악한가(1)홉스의 인간본성론
2006년 03월 01일(수) 00:00 가가
〔〈【즐거운 논술 여행
】〉〕〔〈【 오는 2008년도부터 주요 대학들이 논술고사를 강화할 움직을 보이면서 논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서울대 등 주요대학이 통합교과형 논술출제방침을 밝히면서 이에 대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광주일보는 독자들에게 유익한 논술학습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광주 대성·초암논술 Academy와 함께 고등학교 교과과정에 등장하는 동서양 사상가와 이론가들의 고전원문을 발췌, 주제별로 요약정리한 ‘즐거운 고전논술여행’을 주1회 연재한다. 〈편집자 주〉
◆인간의 본성은 선한가, 악한가
1.홉스의 인간본성론
2.공리주의와 아담스미스
3.루소와 마르크스
4.맹자와 순자
】〉〕 홉스를 비롯한 사회계약론자-로크(J. Locke)와 루소(J.J. Rousseau)-들은 자신의 이론을 전개시키기 위해 맨 먼저 인간의 자연상태는 어떠한가에 대해 논술하기 시작한다. 홉스에 따르면 인간 본성이 ‘이리와 같이 탐욕스럽고 이기적’ 이여서 인간의 자연상태란 바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상태라는 것이다.
인간의 본성이 이기적이라고 하는 이런 홉스의 주장은 무슨 심오한 논리에 근거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일상적인 경험, 즉, 우리 모두는 전적으로 이기적이고 우리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타인들을 이용하려 한다는 아주 단순한 사실에 근거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홉스의 주장에 대해 우리는 즉각 반론을 펼 수 있다. 우리는 길가에 있는 거지를 보면 동정심을 느끼고, 또 많은 사람들은 자기보다 불행한 사람을 위해 돕지 않는가? 이에 대해 홉스는 말한다.
홉스에 따르면, 이처럼 인간은 철저하게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존재일 뿐이다. 그리고 이런 이기적인 인간들이 모인 사회에는 약육강식의 정글의 법칙만이 유일한 규범으로 존재한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는가? 또 우리는 어떻게 사회를 유지하며 살 수 있는 것인가? 이에 대한 해답이 바로 ‘사회계약’이다. 이성을 가진 존재인 인간은 계약을 맺어, 이런 정글의 법칙을 끝장낼 ‘리바이어던’ 즉, 국가를 만들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생긴 국가는 합법적으로 무력을 사용할 수 있는 주권체로서 개인의 생명과 재산을 수호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이 아니라, 계약을 ‘집행’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다. 왜냐하면 설사 이기적인 사람들이 계약을 맺었어도 자신에게 손해가 되면 당연히 계약을 준수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계약이 집행되도록 하는 ‘강제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그래서 홉스가 생각하는 국가는 막강한 힘을 가진 절대군주제 국가에 가깝다.
이상에서 살펴보았듯이 홉스는 인간이란 이기적인 존재라고 생각했다. 이 때문에 이런 이기적인 인간들이 모여 사는 사회가 유지되려면 계약과 강제력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서 우리는 인간의 본성론에 근거한 하나의 중요한 국가와 사회 운영의 원리를 만나게 된다. 즉 사회는 강력한 힘, 강제력에 의해 운영되어야 한다는 원리가 그것이다.
홉스의 이런 ‘이기적인 인간’이라는 인간본성론은 이후 서구 사회과학 이론 전개에서 기본적인 인간관으로 자리잡게 된다. 권력분립론도 마찬가지다. 현대 민주주의론은 권력분립론에 근거하고 있는데, 그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지역적으로 권력을 나누는 것-연방제와 지방자치제-과 기능적으로 권력을 나누는 것-입법, 사법, 행정의 삼권분립-이다. 그런데 이처럼 힘들게 권력을 나누어 놓는 것은 역시 인간을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누가 권력을 잡더라도 가급적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최대한 권력을 나누고 서로 견제하도록 해야만 한다. 그것이 바로 권력분립론이고 ‘견제와 균형의 원리’(미국 권력론의 이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