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고
- 낙화
-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봄은 어김없이 찾아오고, 꽃은 또 피고 진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유난히 쓸쓸했던 올봄. 길가의 벚나무들이 일제히 꽃망울을 터트려 매달린 흰 꽃들이 눈부시더니, 지난 주말 몰아친 비바람에 눈...
- 4월
-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우고/ 추억과 욕망을 뒤섞으며/ 봄비로 잠든 뿌리를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었다/ 망각의 눈(雪)으로 대지를 덮고/ 마른 구근(球根)으로 작은 생명을 키웠으니”...
- 7 대 3
- 유대인들이 생각하는 자연과 창조의 원리 가운데 ‘78 대 22’ 법칙이라는 게 있다.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비율로, 우선 공기 중 질소와 산소의 비율이 ‘78:22’이다. 또한 지구에서 육지와 바다의 비율, 육...
- 아이에게 배우다
- “안녕하세요?” 어제 아침 출근길, 집 근처에서 한 소녀의 인사를 받았다. 벚꽃 아래를 걸어오는데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로 보였다.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인사를 주고받는 일은 많지만, 아파트 안도 아니고 길거리에서...
- 재난지원금
- 요즘 흔히 듣게 되는 용어가 바로 ‘긴급재난지원금’이다.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주민들에게 돈을 직접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시행 주체에 따라 재난기본소득이니 재난지원금이니 조금씩 이름이 다르...
- ‘반려 식물’
- “그 사람은 나무를 나무라 말하고, 나무를 친구라 부르던 사람이었다. 할아버지나무도 나무로 한평생을 살며 스스로 나무라는 것이, 그리고 나무라는 이름이 한없이 좋았다.” 소설가 이순원의 소설 ‘나무’의 주인공은 할아...
- 천국의 발코니
- ‘지옥’의 이미지는 어느 종교에서나 비슷하다. ‘희망과 구원이 없는, 영원한 고통과 형벌을 주는 곳’이 바로 지옥이다. ‘죽으면 모든 게 끝난다’고 여겨 오던 사람들은 ‘죽어도 결코 끝나지 않는 고통’이라는 생각에 ...
- ‘백지 편집’
- 신문에서 ‘편집’은 뉴스의 크기를 조정하고 기사에 제목을 붙여 지면을 구성하는 일이다. 신문은 매일 발행된다. 편집부는 둥그런 지구촌에서 일어나는 각종 정보를 사각의 지면에 충실하게 반영하기 위해 고민하고, 적확한 ...
- 팩트 실종
- 1986년 11월 18일 우리나라 한 유력 신문은 ‘김일성 피격 사망’ 소식을 1면에 전했다. 떠도는 소문을 검증 없이 쓴 것이다. 하루 뒤인 19일자의 1면 제목은 ‘김일성은 살아 있었다’였다. 비교적 최근인 20...
- 위성정당
-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대한민국 정치사상 유례없는 ‘위성정당’(衛星政黨)이 탄생해 정치권에서 논란이 뜨거웠다. 과거 선거에서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터라 유권자들도 혼란스럽기만 하다.
‘위성정당’은 일당제 국가에서 ...
- 시민과 국가
- 개인도 그렇지만 한 사회나 국가의 수준도 위기에서 드러난다. 불안과 고통 속에서도 평정을 유지하고 약자를 배려하는 개인이나 국가가 번영하고 미래를 개척해 나간다.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
- 신앙의 본질
- “약을 먹어라. 집과 마당과 거리를 소독하라. 사람과 장소를 구별하라. … 그리고 나는 소독하여 공기를 정화할 것이다. 약을 조제하여 먹을 것이다. 나는 내가 꼭 가야 할 장소나 꼭 만나야 할 사람이 아니라면, 피함...
- 감염병 리더십
- 어느 나라 어느 시대이건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국민이 평안하게 살도록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역사적으로 국가 간 분쟁이 많았던 시기에는 전쟁에서의 리더십이 강조됐다. 자연히 위대한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전...
- ‘쓰레기책’을 읽고서
- 어제 시내 카페에서 오월 관련 문화 행사를 준비하는 작가와 기획자를 인터뷰하며 커피를 주문했다. 원래 매장 안에서는 일회용 제품 사용이 금지돼 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일회용 컵에 음료를 내준다는 설명이 있었다. 기...
- ‘동학개미운동’
-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상실감을 더욱 심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개인 주식투자자(개미)들일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국내 주가가 한 달 사이에 30%가량 폭락했기 때문이다. ...
- 아름다운 행동들
- “빛바랜 천으로 만든 마스크/ 마스크를 못 사는 국민들에게 보탬이 될까 하는 생각으로/ 한 땀 한 땀 손수 바느질했다는 83세 할머니는/ 그렇게 만든 20여 개의 마스크를 수줍게 전달하고 사라졌습니다.” 최근 해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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