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 예덕리 고분군’ 국사문화유산 된다
2026년 02월 25일(수) 16:05
문화재유산청 지정 예고…사다리꼴 분구 특징
매장 방식 변화 등 마한 고분 변천사 한눈에

함평 예덕리 고분군 전경. <국가유산청 제공>

고대 영산강 유역에는 마한이라는 정치체제가 고유의 역사적, 정치적, 문화적 토대를 일궜다. 당대의 문화를 보여주는 대표적 유물이 고분군이다. 영산강 유역에 소재하는 다양한 고분군은 마한이 경제, 사회 등 제 분야에 걸쳐 영향력을 끼쳤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3~5세기 영산강 지류인 고막원천 상류에 조성된 ‘함평 예덕리 고분군’은 마한 고분문화의 전개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주요 유적이다. 지난 1994년 발굴 조사를 시작한 이래 모두 14기 고분을 확인했다. 사다리꼴 모양의 분구(무덤)를 비롯해 당대 생활상을 가늠할 수 있는 다양한 유구, 유물이 출토된 것.

마한의 대표적 무덤군인 ‘함평 예덕리 고분군’이 국가문화유산으로 지정된다.

국가유산청은 25일 ‘함평 예덕리 고분군’의 사적 지정을 예고했다. ‘만가촌 고분군’으로도 알려진 ‘예덕리 고분군’은 규모나 수량 면에서 다른 곳과 비교해 월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분구형태나 매장 시설이 비교적 잘 보존돼 있는데다 조성 시기도 빠르다.

축조 방식에 있어서도 영산강 유역 대형 고분의 특징이 잘 반영돼 있다. 개별 무덤 인근에 새 무덤을 조성하는 ‘수평’과 기존 무덤에 새 무덤을 만드는 ‘수직’ 방식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마한의 전통적 다장(多葬)을 비롯해 목관 중심에서 옹관으로 병존·확대되는 과정 등도 살펴볼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의식을 위해 나무기둥을 세웠던 흔적으로 추정되는 이형토갱(구덩이)은 당대 장례 의례를 보여주는 고고학적 증거다. 흥미로운 것은 이형토갱이 유적마다 그 형태가 다르다는 사실이다.

학계는 이 같은 자료는 묘제의 변천과정과 사회적 계층 구조, 권위 체계 등을 다각도로 엿볼 수 있는 대목으로 본다. 즉, 영산강 유역 마한 고분의 기술 변천사를 규명할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함평 예덕리 고분군 출토 유물인 구슬(왼쪽), 독널. <국가유산청 제공>
예덕리 고분군에서는 지금까지 의미 있는 다양한 유물이 발굴됐다. 소환옥, 곡옥, 수정옥 등 옥류 외에도 철도끼, 소형 괭이 등 철기류가 출토됐다.

생활상과 거주지를 파악할 수 있는 흔적 및 유물도 있다. 주거지 7기를 비롯해 토기가마 2기, 경작지 2기가 대표적이다. 마을 경계를 표시하고 배수로 기능을 한 도량 모양의 구상 유기 4구 등은 당대 생활 문화를 가늠할 수 있는 자료다.

임영진 호남문화유산연구원 이사장은 “‘함평 예덕리 고분’은 우여곡절이 많은 고분이다. 90년대 부분조사를 통해 마한의 상징적인 분구묘 가운데 가장 특이한 평면형태를 가진 고분으로 주목돼 왔다”며 “일반적인 분구묘는 방형이나 원형이지만 함평 예덕리 고분은 긴 사다리꼴을 띠고 있고 분구가 수평으로 확장되면서 가족 추가장이 이루어진 전형적인 분구 확장형 고분으로 인정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실시간 핫뉴스

많이 본 뉴스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