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묵은 속앓이 풀렸다”…무료 출장 법률상담 ‘호응’
2026년 02월 23일(월) 20:00 가가
곡성읍 ‘찾아가는 마을변호사’ 11개 읍·면 순회 무료 상담
주민들, 사기·채무·통행 분쟁 등 속사정 털어놔
변호사 5명 참여…군, 현장 밀착 상담 확대키로
주민들, 사기·채무·통행 분쟁 등 속사정 털어놔
변호사 5명 참여…군, 현장 밀착 상담 확대키로
“어휴 속 시원해요. 4년 동안 어디에 말도 못 하고 끙끙대기만 했는데, 변호사님 상담을 받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23일 오후 2시 곡성군 곡성읍 행정복지센터에서 ‘찾아가는 마을변호사’ 상담을 받은 60대 정모씨는 20여 분간의 상담 끝에 ‘후련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정씨는 4년 전 지인에게 수천만 원을 빌려줬지만 돌려받지 못한 채 지인의 행방조차 알 수 없게 됐다. 시골에서 경찰서를 찾으면 소문이 금세 퍼질 것 같아 가족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혼자 속앓이를 했다고 한다.
지난주 곡성읍에서 ‘찾아가는 마을변호사’ 상담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자, 정씨는 “더는 혼자 견딜 수 없었다”며 한걸음에 달려와 서류 뭉치를 꺼내 보였다. 병원 한 번 가기도 힘든 마당에 광주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가는 건 엄두가 나지 않았었는데, 더구나 무료로 법률 상담을 받을 수 있다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정씨는 “억울하고 화가 나서 잠 못 이루는 날이 많았는데, 오늘 상담을 토대로 다시 한번 정리해보려고 한다”며 “군이 아니라 읍·면까지 직접 찾아온 건 처음이라 더 고맙다. 홍보가 잘 돼서 더 많은 주민들이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곡성군은 이날 곡성군 곡성읍 행정복지센터에서 ‘찾아가는 마을변호사’ 상담 창구를 열었다.
2013년부터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대한변호사협회가 함께 운영해온 ‘마을변호사’ 제도를, 올해부터는 변호사가 직접 현장을 찾는 방식으로 확대한 것이다.
그동안 이메일이나 유선 상담 위주로 운영된 탓에 고령층의 접근성이 낮고 홍보도 부족해 이용률은 저조했다. 군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기존에 지정된 담당 변호사 10명에게 협조를 요청했고, 이 중 5명이 참여 의사를 밝히며 무료 출장 상담이 이뤄지게 됐다. 참가 변호사는 강기원 변호사(법률사무소 기원), 김신원 변호사(김신원 법률사무소), 박연재 변호사(박연재 법률사무소), 오광표 변호사(법무법인 마로), 임현정 변호사(연희로 법률사무소) 등이다.
상담비는 전액 법무부가 부담해 주민들은 별도의 신청 절차 없이 무료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소식을 들은 곡성군 지역민들은 채무 문제부터 마을 도로 통행 분쟁, 사기 피해까지 저마다 묵혀뒀던 속사정들을 품고 상담소에 모여들었다.
70대 정모씨는 2년 전 부산에서 사기 피해를 당한 뒤 답답한 마음을 안고 살아왔다고 변호사에게 털어놨다.
그는 “광주나 그나마 가까운 남원 법원을 가야 하는 상황에서 마을변호사가 온다는 말을 듣고 바로 왔다”며 “전화 상담만으로는 ‘배상명령 신청서’ 같은 법률 용어가 너무 어려웠는데, 오늘은 얼굴을 보고 차분히 물어볼 수 있어 좋았다. 형사 사건으로만 생각했던 사안이 수사과 관할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마을 통행로 문제로 상담을 받으러 온 김모(67)씨도 비슷한 마음이었다. 김 씨는 토지주와의 합의가 풀리지 않아 한 달 전부터 이날만 기다려왔다고 한다.
김씨는 “곡성에서 법무사를 찾아다니다가 광주 변호사가 직접 온다길래 꼭 상담받고 싶었다”며 “젊은 사람들은 챗GPT로도 법률 용어를 알아본다지만, 우리는 막막하기만 하다. 오늘 상담으로 실마리를 찾은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이날 상담을 맡은 강 변호사는 마을변호사 취지에 공감해 5년 전부터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변호사 경력 12년 차인 그는 광주시청과 전남도청 등에서 법률 상담 봉사도 10년째 해 오고 있다.
강 변호사는 “기존 방식으로는 1년에 상담이 1~2건에 그쳤지만, 오늘은 한 자리에서 다섯 분을 만났다”며 “마을 분들이 새로운 걸 알게 됐다고 할 때 뿌듯하다. 시골에서는 변호사를 직접 만나기 어려운 만큼, 몰라서 도움을 못 받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군은 앞으로 ‘찾아가는 마을변호사’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박상미 곡성군청 기획실 의회법무팀장은 “짧은 시간에도 많은 주민들이 찾았고, 상담 후 표정이 밝아진 모습을 보며 필요성을 실감했다”며 “판결문 등 준비 서류를 안내해 보다 질 높은 상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곡성읍을 시작으로 오는 27일 오곡면사무소 등 군 내 11개 읍·면에서 매달 1회씩(오후 2시~5시) 순차적으로 ‘찾아가는 마을변호사’ 상담이 진행될 예정이다.
/곡성 글·사진=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23일 오후 2시 곡성군 곡성읍 행정복지센터에서 ‘찾아가는 마을변호사’ 상담을 받은 60대 정모씨는 20여 분간의 상담 끝에 ‘후련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난주 곡성읍에서 ‘찾아가는 마을변호사’ 상담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자, 정씨는 “더는 혼자 견딜 수 없었다”며 한걸음에 달려와 서류 뭉치를 꺼내 보였다. 병원 한 번 가기도 힘든 마당에 광주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가는 건 엄두가 나지 않았었는데, 더구나 무료로 법률 상담을 받을 수 있다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2013년부터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대한변호사협회가 함께 운영해온 ‘마을변호사’ 제도를, 올해부터는 변호사가 직접 현장을 찾는 방식으로 확대한 것이다.
그동안 이메일이나 유선 상담 위주로 운영된 탓에 고령층의 접근성이 낮고 홍보도 부족해 이용률은 저조했다. 군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기존에 지정된 담당 변호사 10명에게 협조를 요청했고, 이 중 5명이 참여 의사를 밝히며 무료 출장 상담이 이뤄지게 됐다. 참가 변호사는 강기원 변호사(법률사무소 기원), 김신원 변호사(김신원 법률사무소), 박연재 변호사(박연재 법률사무소), 오광표 변호사(법무법인 마로), 임현정 변호사(연희로 법률사무소) 등이다.
상담비는 전액 법무부가 부담해 주민들은 별도의 신청 절차 없이 무료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소식을 들은 곡성군 지역민들은 채무 문제부터 마을 도로 통행 분쟁, 사기 피해까지 저마다 묵혀뒀던 속사정들을 품고 상담소에 모여들었다.
70대 정모씨는 2년 전 부산에서 사기 피해를 당한 뒤 답답한 마음을 안고 살아왔다고 변호사에게 털어놨다.
그는 “광주나 그나마 가까운 남원 법원을 가야 하는 상황에서 마을변호사가 온다는 말을 듣고 바로 왔다”며 “전화 상담만으로는 ‘배상명령 신청서’ 같은 법률 용어가 너무 어려웠는데, 오늘은 얼굴을 보고 차분히 물어볼 수 있어 좋았다. 형사 사건으로만 생각했던 사안이 수사과 관할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마을 통행로 문제로 상담을 받으러 온 김모(67)씨도 비슷한 마음이었다. 김 씨는 토지주와의 합의가 풀리지 않아 한 달 전부터 이날만 기다려왔다고 한다.
김씨는 “곡성에서 법무사를 찾아다니다가 광주 변호사가 직접 온다길래 꼭 상담받고 싶었다”며 “젊은 사람들은 챗GPT로도 법률 용어를 알아본다지만, 우리는 막막하기만 하다. 오늘 상담으로 실마리를 찾은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이날 상담을 맡은 강 변호사는 마을변호사 취지에 공감해 5년 전부터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변호사 경력 12년 차인 그는 광주시청과 전남도청 등에서 법률 상담 봉사도 10년째 해 오고 있다.
강 변호사는 “기존 방식으로는 1년에 상담이 1~2건에 그쳤지만, 오늘은 한 자리에서 다섯 분을 만났다”며 “마을 분들이 새로운 걸 알게 됐다고 할 때 뿌듯하다. 시골에서는 변호사를 직접 만나기 어려운 만큼, 몰라서 도움을 못 받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군은 앞으로 ‘찾아가는 마을변호사’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박상미 곡성군청 기획실 의회법무팀장은 “짧은 시간에도 많은 주민들이 찾았고, 상담 후 표정이 밝아진 모습을 보며 필요성을 실감했다”며 “판결문 등 준비 서류를 안내해 보다 질 높은 상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곡성읍을 시작으로 오는 27일 오곡면사무소 등 군 내 11개 읍·면에서 매달 1회씩(오후 2시~5시) 순차적으로 ‘찾아가는 마을변호사’ 상담이 진행될 예정이다.
/곡성 글·사진=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