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능해’ 정신 잇는다…구례 희망나눔가게 운영 재개
2026년 02월 18일(수) 19:55 가가
주민 기부로 마련된 식품·생활용품, 취약계층이 직접 선택
매년 2~11월 6년째 나눔…쌀·라면·식용유 등 실질적 도움
매년 2~11월 6년째 나눔…쌀·라면·식용유 등 실질적 도움


구례군과 구례군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올해 2월부터 ‘신(新) 타인능해 구례 희망나눔가게’ 운영을 재개했다. 희망나눔가게를 찾은 수급 대상자들이 필요한 물품을 고르고 있다. <구례군 제공>
조선시대 뒤주를 열어 이웃을 살리던 ‘타인능해(他人能解)’의 나눔 정신이 올해에도 지역 복지사업으로 다시 추진된다. 6년 째 추진되는 나눔의 장은 매주 한 번, 정해진 점수 안에서 필요한 물품을 직접 골라 담는 방식으로 올해도 어려운 이웃들의 삶을 돕게 된다.
구례군과 구례군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올해 2월부터 ‘신(新) 타인능해 구례 희망나눔가게’ 운영을 재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사업은 주민들이 기부한 식품과 생활용품을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 취약계층이 월 1회 최대 10점 내로 물품을 선택해 가져가도록 한 복지사업으로, 2021년 시작 이후 매년 2월부터 11월까지 매주 화요일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운영 종료 후 안정적인 재원 확보와 물품 수급을 위한 준비과정을 거쳐 올해 다시 문을 열었다.
가구당 이용 횟수는 월 1회로 제한되지만 쌀·라면·식용유·세제·화장지 등 생활 필수품 중심으로 구성돼 실질적인 생활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사업의 뿌리는 구례 지역 고택인 운조루에 전해 내려오는 ‘타인능해’ 정신이다.
운조루(국가민속문화재 제8호)는 류이주 선생이 1776년 조선시대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 일대에 세운 99칸 규모의 전통 고택이다. 이곳의 나무 쌀독에는 ‘타인능해’ 문구가 적혀 있었는데, ‘쌀이 필요한 사람은 아무나 와서 쌀독의 뚜껑을 열고 쌀을 퍼 갈 수 있다’는 뜻이었다. 어려운 이웃 누구나 이름을 밝히지 않고도 쌀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다는 이야기다.
이같은 나눔의 철학은 오늘날 취약계층이 필요한 생필품을 직접 선택해 가져가는 ‘구례 희망나눔가게’ 운영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업 재원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한 기부금으로 마련되며 운영 예산은 2023년 이후 4000여만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용자 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 희망나눔가게 이용 인원은 2021년 1587명에서 2022년 2605명, 2023년 3894명, 2024년 4250명, 2025년 4631명으로 증가했다.
다만 기부 건수는 최근 들어 급격히 줄어드는 모양새다. 신 타인능해에 접수된 기부 건수는 2021년 50건, 2022년 24건, 2023년 45건, 2024년 18건, 2025년 15건으로 줄었다.
이 같은 ‘수요 증가·기부 감소’ 현상은 지역 푸드뱅크에서도 나타난다. 광주 지역 푸드뱅크 이용자 수는 2021년 8628명에서 2023년 9482명까지 늘었다가 2025년 7658명으로 감소했으며, 기부 건수는 2024년 3만755건 이후 2025년 2만8416건으로 줄었다.
전남 지역 이용자 수는 2021년 9만9067명에서 2025년 13만1185명으로 증가한 반면 기부 건수는 2024년 2만4973건에서 2025년 2만4186건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기부 기반 복지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지역사회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정서 조선이공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기부와 나눔문화 활성화는 단순한 복지 재원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사회적 자본의 핵심”이라며 “기부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부금 사용 내역의 투명한 공개와 성과 보고, 주민 참여형 평가체계 도입, 구체적 수치와 변화 사례를 주민에게 알리는 피드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복지 수요가 확대되는 구조에서 정부 재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지역사회 기반 연대가 작동하지 않으면 복지 공백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구례군 관계자는 “기부자에게 사업 필요성과 현황을 설명해 희망나눔가게 지정 기부를 요청하고 현물 확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며 “더 많은 기부자 발굴을 위해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이 사업은 주민들이 기부한 식품과 생활용품을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 취약계층이 월 1회 최대 10점 내로 물품을 선택해 가져가도록 한 복지사업으로, 2021년 시작 이후 매년 2월부터 11월까지 매주 화요일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운영 종료 후 안정적인 재원 확보와 물품 수급을 위한 준비과정을 거쳐 올해 다시 문을 열었다.
이 사업의 뿌리는 구례 지역 고택인 운조루에 전해 내려오는 ‘타인능해’ 정신이다.
이같은 나눔의 철학은 오늘날 취약계층이 필요한 생필품을 직접 선택해 가져가는 ‘구례 희망나눔가게’ 운영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업 재원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한 기부금으로 마련되며 운영 예산은 2023년 이후 4000여만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용자 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 희망나눔가게 이용 인원은 2021년 1587명에서 2022년 2605명, 2023년 3894명, 2024년 4250명, 2025년 4631명으로 증가했다.
다만 기부 건수는 최근 들어 급격히 줄어드는 모양새다. 신 타인능해에 접수된 기부 건수는 2021년 50건, 2022년 24건, 2023년 45건, 2024년 18건, 2025년 15건으로 줄었다.
이 같은 ‘수요 증가·기부 감소’ 현상은 지역 푸드뱅크에서도 나타난다. 광주 지역 푸드뱅크 이용자 수는 2021년 8628명에서 2023년 9482명까지 늘었다가 2025년 7658명으로 감소했으며, 기부 건수는 2024년 3만755건 이후 2025년 2만8416건으로 줄었다.
전남 지역 이용자 수는 2021년 9만9067명에서 2025년 13만1185명으로 증가한 반면 기부 건수는 2024년 2만4973건에서 2025년 2만4186건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기부 기반 복지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지역사회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정서 조선이공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기부와 나눔문화 활성화는 단순한 복지 재원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사회적 자본의 핵심”이라며 “기부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부금 사용 내역의 투명한 공개와 성과 보고, 주민 참여형 평가체계 도입, 구체적 수치와 변화 사례를 주민에게 알리는 피드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복지 수요가 확대되는 구조에서 정부 재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지역사회 기반 연대가 작동하지 않으면 복지 공백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구례군 관계자는 “기부자에게 사업 필요성과 현황을 설명해 희망나눔가게 지정 기부를 요청하고 현물 확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며 “더 많은 기부자 발굴을 위해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