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이 낳은 가야금 명인, 최옥삼의 삶 무대로
2025년 12월 10일(수) 16:05
음악창작극 ‘최옥삼’ 13일 오후 2시 장흥 빠삐용Zip

최옥삼

가야금 명인 최옥삼(1905~1956)은 장흥에서 태어나 남도 음악을 바탕으로 남과 북을 넘나들며 민족음악의 토대를 다진 예인이다. 그의 연주는 묵직하면서도 섬세하고, 빠른 장단에서도 깊은 여운을 남기는 것으로 유명했다.

최 명인의 삶을 무대에서 조명하는 음악창작극 ‘최옥삼’이 오는 13일 오후 2시 장흥 빠삐용Zip에서 열린다. ‘2025 전남문화예술지원사업’에 선정된 이번 공연은 오랫동안 구전으로만 이어져 온 지역 예술사의 중요한 인물을 현재적 언어로 재해석하는 시도다.

최옥삼은 13세 무렵 영암으로 건너가 가야금 산조의 창시자 김창조에게 사사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영산회상’ 한 바탕을 통달해 ‘가야금 신동’으로 불렸다. 이후 군산·원산·마산·광주 등지에서 제자를 길러냈으며, 해방 직후 평양으로 가 최승희무용연구소에서 연주자와 작곡가로 활동하며 북한 민족음악의 형성에도 기여했다. 그의 유산은 제자인 함동정월을 통해 ‘최옥삼류 가야금 산조’로 계승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장흥 출신인 그가 민족음악사에서 남긴 족적은 크지만, 고향에는 생가 터를 알리는 표지석만 남아 있어 제대로 된 기념 공간이 없다는 점에서 이번 무대는 지역 문화자산을 되살리는 의미를 갖는다.

작품은 최옥삼의 성장과 사사 과정, 남도 음악에 뿌리를 둔 예술 세계, 해방 이후 남북을 넘나들며 살아야 했던 격동의 시간을 음악과 내러티브로 풀어낸다. 남도 음악이 품은 정신성과 그가 추구한 민족적 소리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관객에게 새로운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

공연 제작을 맡은 문화공감 에움과 창작공간 해우는 “지역이 품고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 예인의 삶을 무대 위에서 되살리고자 한다”며 “이번 공연이 최옥삼 명인의 예술 세계를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실시간 핫뉴스

많이 본 뉴스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