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국가폭력”…오월 어머니들 ‘1980 사북’과 만난다
2025년 12월 09일(화) 15:05
광주독립영화관 10일 오후 4시 다큐멘터리 ‘1980 사북’ 상영
광주에서 국가폭력 피해자들이 또 하나의 아픔과 손을 맞잡는다. 오월 어머니집이 사북항쟁을 다룬 다큐멘터리 1980 사북을 단체로 관람하며 국가 사과와 명예회복을 요구하는 연대 행동에 나선다.

(사)광주영화영상인연대는 오는 10일 오후 4시 광주독립영화관에서 다큐멘터리 ‘1980 사북’을 상영한다.

다큐멘터리는 1980년 4월 강원 정선 사북광업소 노동자들이 저임금·어용노조에 맞서 벌인 항쟁을 기록한 작품이다. 광부들은 폭도로 돌변했고 신군부 비상계엄 체제 아래 계엄군이 투입되는 등 상황은 일촉즉발로 치달았다. 항쟁 이후 광부와 가족들은 고문·폭행·성고문 등 극심한 국가폭력에 노출됐고 ‘폭동’의 낙인이 지워지지 않은 채 45년을 견뎌야 했다. 아직까지 정부 차원의 사과도, 명예회복 절차도 이뤄지지 않았다.

상영 후에는 박봉남 감독과 오월 어머니집의 미술치유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는 주홍 작가가 관객과 만난다. 두 사람은 사북항쟁의 기록 과정과 국가폭력 트라우마에 대한 예술적 치유 시도 등을 나눌 예정이다.

이번 단체관람은 같은 국가폭력의 상처를 지닌 5·18 피해자 공동체가 사북항쟁과의 연대의 뜻을 밝힌 자리다. 5·18 관련 영화 ‘김군’의 배급사 ‘풀’의 최낙용 대표의 제안으로 시작됐으며, 이상훈 (사)광주영화영상인연대 이사장과 김형미 오월 어머니집 관장이 함께 준비했다.

이 이사장과 김 관장은 “이번 관람을 계기로 사북항쟁이 정당한 노동·민주화 운동으로 재평가되고, 국가 차원의 책임 인정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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