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의 어머니’라는 환상, 신화의 이면을 응시하다
2025년 12월 08일(월) 11:35 가가
광주여성가족재단 허스토리 기획전, 오는 11일부터 내년 3월 10일까지 여성전시관
‘Mother Nature’. 만물의 어머니로 불려온 자연은 오래도록 모성과 겹쳐지며 이상화돼 왔다. 그러나 따스한 품으로 생명을 품는다는 이 이미지 뒤에는 존재하지 않는 신화를 강요해온 권력 구조가 숨어 있다. 기후위기와 돌봄의 소진이 맞물리는 오늘날, 모성신화는 여전히 자연과 여성에게 부과된 억압의 논리를 교묘히 재생산하고 있다.
광주여성가족재단은 제8회 허스토리 기획전 공모전 수상작인 조성숙 개인전 ‘Mother / Earth / Care’를 오는 11일부터 내년 3월 10일까지 광주여성전시관 허스토리에서 선보인다. 돌봄의 신화가 만들어온 오래된 서사를 에코페미니즘 관점에서 다시 읽어내는 전시다.
조 작가는 여성의 기원과 기억을 실타래처럼 풀어내며 모성과 자연을 생명 창조의 공간으로 바라본다.
전시는 ‘기원-상처-재생’의 구조로 구성된다. ‘Mother’에서는 비너스 이미지를 통해 모성 신화의 출발점을 탐구하고, ‘Earth’에서는 석고붕대로 형상화한 여성 신체 설치작품을 통해 억압받는 여성과 착취된 지구가 공유하는 고통을 시각화한다. 마지막 ‘Care’에서는 빈 둥지와 나무 알 등 상징적 오브제를 활용해 상실과 재생의 이야기를 펼치며 돌봄을 희생이 아닌 공동체적 윤리로 확장한다.
전시 첫날인 11일 오후 3시 30분에는 조 작가와 김용근 평론가, 최송아 기획자가 참여하는 연계 워크숍 ‘여성과 자연의 해방 그리고 치유’가 재단 북카페 은새암에서 열린다. 시민들이 작품의 메시지를 함께 사유해볼 수 있도록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조성숙 작가는 전남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국내외 개인전 23회, 단체전 300여 회에 참여하며 작업 세계를 확장해왔다. 현재 광주시 건축물 미술작품 심의위원, 인문학 강사 등으로 활동하며 지역과 예술을 잇는 소통에도 힘쓰고 있다.
오미란 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전시는 자연과 여성에게 부과돼 온 돌봄의 무게를 다시 성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예술의 힘을 통해 새로운 변화의 관점을 시민과 함께 나누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조 작가는 여성의 기원과 기억을 실타래처럼 풀어내며 모성과 자연을 생명 창조의 공간으로 바라본다.
전시는 ‘기원-상처-재생’의 구조로 구성된다. ‘Mother’에서는 비너스 이미지를 통해 모성 신화의 출발점을 탐구하고, ‘Earth’에서는 석고붕대로 형상화한 여성 신체 설치작품을 통해 억압받는 여성과 착취된 지구가 공유하는 고통을 시각화한다. 마지막 ‘Care’에서는 빈 둥지와 나무 알 등 상징적 오브제를 활용해 상실과 재생의 이야기를 펼치며 돌봄을 희생이 아닌 공동체적 윤리로 확장한다.
오미란 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전시는 자연과 여성에게 부과돼 온 돌봄의 무게를 다시 성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예술의 힘을 통해 새로운 변화의 관점을 시민과 함께 나누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