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공동체 사유 ‘묻다, 묻다’전
2025년 12월 03일(수) 20:05 가가
‘오지호미술상’ 본상 방정아 작가
광주시립미술관 내년 1월18일까지
일상부터 성찰까지…예술이 ‘묻다’
광주시립미술관 내년 1월18일까지
일상부터 성찰까지…예술이 ‘묻다’
서양화단의 선구자 오지호(1905~1982)는 자연 고유의 색채를 매개로 민족 정체성을 구현했다. 생전의 그는 예술과 삶을 일치하고자 하는 철학을 견지하며 창작활동을 펼쳤다.
오지호의 예술정신을 기리기 위해 지난 1992년 광주시에서 제정한 ‘오지호미술상’(서양화 부문)은 현재까지 본상 32명, 특별상 21명이 수상했다.
현재 시립미술관(관장 윤익)에서는 2024 오지호미술상 본상 수상작가인 방정아의 ‘묻다, 묻다’(내년 1월 18일까지 본관 5, 6전시실)전이 열리고 있다. 본상 수상자는 차기년도 개인전 기회와 창작활동비 1000만원이 수여되는 관례에 따라 전시가 마련된 것이다.
얼마 전 미술관 전시실에서 만난 방 작가는 “자연과 일상, 개인적인 서사 등을 매개로 현실을 화폭에 담아왔다”며 “이번 전시는 사회, 여성, 생태, 일상 등 네 핵심 키워드를 모티브로 전개된다”고 전했다.
주제이자 신작인 ‘묻다, 묻다’는 역사를 질문하는 ‘묻다’의 의미와 땅에 묻는다, 라는 뜻의 ‘묻다’가 중의적으로 투영돼 있다. 이에 대해 최수연 학예사는 “해방공간의 갈등 속에서 고뇌했던 오지호가 시대의 편가르기에 갇히지 않기를 바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에서 태어난 방 작가는 홍익대를 거쳐 동서대 IT & 영상전문대학원 영상디자인과를 졸업했다. 그동안 자신만의 개성이 투영된 시각 언어로 차별화 된 리얼리즘을 구축해왔다. 이 같은 활동이 오지호미술상의 수상이라는 결실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술상 심사위원회는 “작가가 형상미술의 문맥을 지키면서도 기후변화, 젠터 문제 등 동시대 핵심 이슈를 다루며 회화의 독자성을 제시해온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평한 바 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은 모두 40점. 예술가로서의 고민과 실존의 무게를 사유하게 하는 그림들이다. 전시 구성은 5개 세션으로 짜여져 있다.
‘사회’ 섹션은 작가가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주가 된다. ‘아침 버스를 기다리는 구로공단의 여성들’, ‘얼룩진 손’ 등은 거대한 담론보다 일상의 시각언어로 당대 사회 모순을 드러낸 작품들이다.
‘여성’ 섹션은 작가의 자전적 경험을 모티브로 한다. 방 작가는 “지금은 많이 없어졌지만 불과 20~30년 전만 해도 가부장적 문화가 삶 속에 깊숙이 침윤돼 있었다”며 “‘여성’은 추상화된 존재가 아닌 실제 살아 숨 쉬며 존재하는 구체적 주체라는 사실을 작품에 담아냈다”고 언급했다.
자연, 생태에 초점을 맞춘 섹션도 있다. ‘생태’ 섹션은 생태 위기에 대응하는 실천을 환기하는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재개발구역의 오동춘’, ‘핵 헥 Nuclear Nuclear’ 등 작품은 작가의 지향이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그림들이다.
마지막 섹션 ‘일상’에는 스치듯 지나가는 우리 삶에서 모티브를 얻은 그림들이 걸렸다. 뉴스나 작가의 경험이 모티브가 된 ‘좀 흔들리면 어때’, ‘열정을 대하는 태도’ 등은 미시서사가 공감의 메시지로 수렴되는 양상을 보여준다.
방 작가는 “목소리를 높이는 방식이 아닌 제 나름의 방식으로 사회를 향한 ‘발언’을 한 작품들”이라며 “개인과 공동체 사이에서 예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사유했다”고 언급했다.
한편 윤익 관장은 “작품을 보면 알겠지만 방 작가의 작품은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부터 깊은 사유와 성찰을 필요로 하는 현실 문제에 이르기까지 스펙트럼이 넓다”며 “오지호 선생이 예술가와 한 인간으로서 고민했던 것처럼 방 작가의 작품도 그런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고 의미를 말했다.
/글·사진=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오지호의 예술정신을 기리기 위해 지난 1992년 광주시에서 제정한 ‘오지호미술상’(서양화 부문)은 현재까지 본상 32명, 특별상 21명이 수상했다.
얼마 전 미술관 전시실에서 만난 방 작가는 “자연과 일상, 개인적인 서사 등을 매개로 현실을 화폭에 담아왔다”며 “이번 전시는 사회, 여성, 생태, 일상 등 네 핵심 키워드를 모티브로 전개된다”고 전했다.
지난해 미술상 심사위원회는 “작가가 형상미술의 문맥을 지키면서도 기후변화, 젠터 문제 등 동시대 핵심 이슈를 다루며 회화의 독자성을 제시해온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평한 바 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은 모두 40점. 예술가로서의 고민과 실존의 무게를 사유하게 하는 그림들이다. 전시 구성은 5개 세션으로 짜여져 있다.
‘사회’ 섹션은 작가가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주가 된다. ‘아침 버스를 기다리는 구로공단의 여성들’, ‘얼룩진 손’ 등은 거대한 담론보다 일상의 시각언어로 당대 사회 모순을 드러낸 작품들이다.
‘여성’ 섹션은 작가의 자전적 경험을 모티브로 한다. 방 작가는 “지금은 많이 없어졌지만 불과 20~30년 전만 해도 가부장적 문화가 삶 속에 깊숙이 침윤돼 있었다”며 “‘여성’은 추상화된 존재가 아닌 실제 살아 숨 쉬며 존재하는 구체적 주체라는 사실을 작품에 담아냈다”고 언급했다.
자연, 생태에 초점을 맞춘 섹션도 있다. ‘생태’ 섹션은 생태 위기에 대응하는 실천을 환기하는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재개발구역의 오동춘’, ‘핵 헥 Nuclear Nuclear’ 등 작품은 작가의 지향이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그림들이다.
마지막 섹션 ‘일상’에는 스치듯 지나가는 우리 삶에서 모티브를 얻은 그림들이 걸렸다. 뉴스나 작가의 경험이 모티브가 된 ‘좀 흔들리면 어때’, ‘열정을 대하는 태도’ 등은 미시서사가 공감의 메시지로 수렴되는 양상을 보여준다.
방 작가는 “목소리를 높이는 방식이 아닌 제 나름의 방식으로 사회를 향한 ‘발언’을 한 작품들”이라며 “개인과 공동체 사이에서 예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사유했다”고 언급했다.
한편 윤익 관장은 “작품을 보면 알겠지만 방 작가의 작품은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부터 깊은 사유와 성찰을 필요로 하는 현실 문제에 이르기까지 스펙트럼이 넓다”며 “오지호 선생이 예술가와 한 인간으로서 고민했던 것처럼 방 작가의 작품도 그런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고 의미를 말했다.
/글·사진=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