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꿈 키우라는 바우처로 카드깡이라니…
2025년 11월 26일(수) 19:45
광주시교육청, 중·고생 최고 연 100만원 지원 꿈드리미 사업
온라인 게임·피규어·고가 상품 구입 후 현금화 불·탈법 ‘얼룩’
학교생활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하는 바우처 제도가 교육청의 관리 소홀 등으로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에 따르면 광주시교육청이 시행하는 ‘꿈드리미 사업’에 사용되는 바우처가 각종 포털, 학부모 커뮤니티, 중고거래 플랫폼 등에서 본래 취지와 다르게 사용되고 있는 사례를 발견했다.

‘꿈드리미 사업’은 광주시교육감 공약으로 지난해 첫 시행된 정책으로, 학생들에게 포인트 카드를 제공해 학교생활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하는 바우처 제도다.

현재 관내 중학교 2·3학년, 고등학교 2·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급되며 1년에 중학생은 60만원, 고등학생은 100만 원씩 지원되고 있다.

하지만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꿈드리미 바우처로 구입한 36만원대 에어팟 프로2세대를 24만 원에 판매한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또 광주지역 맘카페에서는 “아들 꿈드리미 카드로 딸 아이 렌즈를 사러 갔다. 누나, 이모, 엄마가 알차게 쓰고 있다”거나 학부모가 소설책, 가습기, 마사지건 등 교육 목적과 무관한 물품을 구매한 정황도 잇따라 발견됐다.

포털 게시판에는 꿈드리미 카드로 아이돌 앨범, 피규어, 온라인 게임 등 물품을 구입할 수 있는지 문의글도 올라왔다.

시민모임은 “광주시교육청이 올해부터 오남용 관리 매뉴얼을 마련했지만 한 건도 적발하지 못했다”면서 “보편적 교육복지 사업이 전국의 모범 사례가 되지 못하고 부당하게 이득을 취하는 기회로 변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광주시교육청이 내년도 꿈드리미 사업 예산으로 473억 원을 편성한 만큼 예산이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악용되지 않도록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꿈드리미 오남용 관리 매뉴얼을 수립하고 고의적이고 상습적으로 부정사용한 점에 대해서는 환수 등 제재를 가할 예정이며 관리·감독을 더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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