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쓴 시에는 진심과 용기 치유의 빛이 담겨 있습니다”
2025년 11월 25일(화) 18:10 가가
광주 경신중 작문반 학생들과 이호동 교사
최근 치유시집 ‘별보다 빛나는 나’ 펴내
최근 치유시집 ‘별보다 빛나는 나’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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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광주의 중학교 작문반 학생들이 시집을 펴내 화제다. 주인공은 경신중 작문반 학생들과 지도교사 이호동 선생님.
참여 학생들은 김연지, 임찬솔, 이다은, 박준혁, 김민서, 김도영, 하예주, 정유찬, 김민솔, 이유건, 장민준, 이하연, 차승민, 최지안 등 모두 14명이다. 학생들은 ‘마음의 언어로 세상을 물들이다’라는 슬로건 아래 내면의 다양한 감정, 희망을 시로 표현했다. 시집은 이 교사가 사비를 들여 200부를 발간했다.
경신중 작문반도 처음에는 정원이 다 차지 않았다. 이 교사에 따르면 4년째 작문반 동아리를 지도하고 있지만 올해는 신청자가 많지 않았다. 그는 고민 끝에 1학년 교실 문 앞에 다음과 같은 문구를 부착했다. “자신의 꿈을 이루고픈 학생은 여기로 오세요”
이후 아이들이 하나 둘씩 문을 두드렸고 14명의 학생들이 모아졌다. 그는 “그 문장을 믿고 모여든 학생들이 있었다”며 “짧은 문장과 시에 담긴 진심이 때로는 한 권의 책보다 깊은 울림이 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누군가는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도 모르게 위로와 용기를 얻었다”며 “서로의 고통과 기쁨을 나누며 조금씩 성장했다”고 언급했다.
소설가가 꿈인 김민서 학생은 시 쓰는 재미에 푹 빠졌다고 말했다. “‘꿈을 이루고픈 학생은 여기로 들어오세요’라는 메모가 적혀 있었습니다. 그 말에 끌려 들어간 곳이 이호동 선생님이 운영하는 작문반 동아리였어요. 선생님은 우리들에게 연말에 작문반 시집을 꼭 내겠다고 약속하셨죠.”
김민서 학생은 시를 쓰며 친구의 소중함도, 부모님에 대한 감사도 느끼게 됐다고 했다. 때때로 시를 쓰며 심란한 마음이 가라앉는 경험도 했는데, 신기했다는 반응이다.
다른 학생들도 동일한 느낌을 전했다. 학생들은 “우리가 쓴 시에는 진심과 용기 그리고 치유의 빛이 담겨 있습니다”라며 “작은 빛이지만 누군가에게 전해질 것을 우리는 소망하고 기대합니다”라고 밝혔다.
수업은 학생들이 쓴 시를 이 교사가 조금씩 고쳐주고 첨삭해주는 식으로 진행했다. 그러나 시 쓰는 요령이 아닌 ‘시가 다시 삶을 견뎌내는 희망이 되는’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이 교사는 “이 작은 시들이 언젠가 더 큰 꿈의 씨앗이 되어 아이들 각자의 길에서 꽃을 피울 것으로 믿는다”며 “그 꽃은 또 누군가의 마음을 위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인이자 학교 폭력 근절 운동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이 교사는 지금까지 시집 ‘따스한 바람이 너에게 닿기를’, ‘양림동 동행’ 등을 펴냈다. 순수문학 평온 대표로 활동하고 있으며 2024대한민국 SVE특별상을 수상했다.
한편 이복현 교장은 “‘별보다 빛나는 나’라는 시집 제목처럼 우리 학생들은 모두 저마다의 빛을 품고 있으며 앞으로 그 빛으로 자신과 세상을 환히 비출 존재들”이라며 “이 작은 책이 많은 이의 마음속에 따뜻한 위안과 용기를 전하는 길잡이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