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30주년 국악관현악단, ‘꽃’으로 피어나는 광주정신
2025년 11월 12일(수) 16:45 가가
28일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 제144회 정기연주회‘꽃’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비로소 꽃이 되었다.”
김춘수의 시 한 구절처럼, 광주의 시간과 정신이 음악의 꽃으로 피어난다.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상임지휘자 박승희)은 오는 28일 오후 7시 30분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제144회 정기연주회‘꽃’을 선보인다. 2025년 마지막 정기무대이자 광주의 역사와 생명력을 예술로 형상화한 헌정의 무대다.
이번 공연은 작곡가 이건용의 신작 위촉곡 ‘꽃’의 초연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오페라 ‘박하사탕’을 제작한 것으로도 잘 알려진 이건용은 광주의 상처와 회복, 그리고 인간의 존엄을 음악으로 이야기해온 작곡가다.
신작 ‘꽃’은 김춘수 시인의 동명 시에서 모티브를 얻어 “이름을 불러줄 때 비로소 존재가 된다”는 시의 메시지를 음악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국악관현악을 바탕으로 시낭송과 합창이 어우러지며 한 편의 서정시처럼 생명력 넘치는 무대를 그려낸다.
2023년 위촉작 ‘진혼’에서 희생의 넋을 달랬던 박승희 상임지휘자는 이번 무대에서 그 정신의 부활을 ‘꽃’으로 노래한다. 낭송과 사회를 맡은 배우 이원종의 목소리가 음악과 시를 이어주며, 상처를 품은 삶이 어떻게 다시 피어나는지를 그려낸다.
메조소프라노 김하늘, 마림바 김지향, 비브라폰 강나형, 그리고 광주시립합창단 전 단원이 함께해 음악의 향연을 펼쳐낸다.
공연의 막은 ‘아리랑 환상곡’이 연다. 북한 작곡가 최성환이 1976년에 쓴 이 작품은 민족의 정서를 현대적 관현악으로 확장시킨 곡으로 남과 북, 그리고 세계를 잇는 아리랑의 선율이 다양한 변주로 흐르며 깊은 울림을 전한다.
이어 첼로협주곡 ‘희문’이 감정의 결을 잇는다. 시립국악관현악단 악장 김상욱의 편곡으로 첼로가 국악 관현악의 음색 속을 유영하듯 오가며 서정적인 풍경을 그린다. 시립교향악단 최승욱 수석과 국립국악원 출신 김병오 악장이 협연하고, 무용수 최성희·김진정·최형선·이정미가 무대를 더해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하모니를 완성한다.
세 번째 무대는 이경섭의 설장고협주곡 ‘소나기’. 폭우처럼 터지는 장단 속에서 타악그룹 판타지와 김행덕이 함께 만들어내는 연주는 비가 그친 뒤 더욱 또렷해진 세상의 색을 닮았다. 강렬한 리듬과 청량한 여운이 교차하며 공연장을 채운다.
뒤이어 불의 에너지가 울림을 선사한다. 창단 30주년을 기념해 위촉된 곡 ‘불의 춤’은 타오르는 리듬으로 희망을 구현하며 조선대 서영 교수의 안무, 무용수 양고은의 열정은 관현악과 맞물려 한 편의 무곡(舞曲)을 빚어낸다.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박승희 상임지휘자의 대표작 ‘판페라 쑥대머리’다. 판소리 ‘춘향가’의 한 대목을 오페라 형식으로 확장한 이 작품은 전통의 한(恨)과 현대의 서정이 공존하는 분위기를 환기한다. 시립창극단 소리꾼 이서희를 비롯해 시립합창단의 우성식·홍명식, 바리톤 손승범·윤찬성이 함께해 소리의 스펙트럼을 한층 깊고 풍성하게 채운다.
박승희 상임지휘자는 “광주는 아픔을 예술로 승화시켜왔고, 그 정신은 여전히 자라고 있다”며 “올해 마지막 연주회가 시민들의 마음에 희망의 꽃으로 남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A석 2만원·S석 3만원·R석 5만원, 티켓링크 예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김춘수의 시 한 구절처럼, 광주의 시간과 정신이 음악의 꽃으로 피어난다.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상임지휘자 박승희)은 오는 28일 오후 7시 30분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제144회 정기연주회‘꽃’을 선보인다. 2025년 마지막 정기무대이자 광주의 역사와 생명력을 예술로 형상화한 헌정의 무대다.
신작 ‘꽃’은 김춘수 시인의 동명 시에서 모티브를 얻어 “이름을 불러줄 때 비로소 존재가 된다”는 시의 메시지를 음악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국악관현악을 바탕으로 시낭송과 합창이 어우러지며 한 편의 서정시처럼 생명력 넘치는 무대를 그려낸다.
공연의 막은 ‘아리랑 환상곡’이 연다. 북한 작곡가 최성환이 1976년에 쓴 이 작품은 민족의 정서를 현대적 관현악으로 확장시킨 곡으로 남과 북, 그리고 세계를 잇는 아리랑의 선율이 다양한 변주로 흐르며 깊은 울림을 전한다.
이어 첼로협주곡 ‘희문’이 감정의 결을 잇는다. 시립국악관현악단 악장 김상욱의 편곡으로 첼로가 국악 관현악의 음색 속을 유영하듯 오가며 서정적인 풍경을 그린다. 시립교향악단 최승욱 수석과 국립국악원 출신 김병오 악장이 협연하고, 무용수 최성희·김진정·최형선·이정미가 무대를 더해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하모니를 완성한다.
세 번째 무대는 이경섭의 설장고협주곡 ‘소나기’. 폭우처럼 터지는 장단 속에서 타악그룹 판타지와 김행덕이 함께 만들어내는 연주는 비가 그친 뒤 더욱 또렷해진 세상의 색을 닮았다. 강렬한 리듬과 청량한 여운이 교차하며 공연장을 채운다.
뒤이어 불의 에너지가 울림을 선사한다. 창단 30주년을 기념해 위촉된 곡 ‘불의 춤’은 타오르는 리듬으로 희망을 구현하며 조선대 서영 교수의 안무, 무용수 양고은의 열정은 관현악과 맞물려 한 편의 무곡(舞曲)을 빚어낸다.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박승희 상임지휘자의 대표작 ‘판페라 쑥대머리’다. 판소리 ‘춘향가’의 한 대목을 오페라 형식으로 확장한 이 작품은 전통의 한(恨)과 현대의 서정이 공존하는 분위기를 환기한다. 시립창극단 소리꾼 이서희를 비롯해 시립합창단의 우성식·홍명식, 바리톤 손승범·윤찬성이 함께해 소리의 스펙트럼을 한층 깊고 풍성하게 채운다.
박승희 상임지휘자는 “광주는 아픔을 예술로 승화시켜왔고, 그 정신은 여전히 자라고 있다”며 “올해 마지막 연주회가 시민들의 마음에 희망의 꽃으로 남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A석 2만원·S석 3만원·R석 5만원, 티켓링크 예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