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또 다른 얼굴이 투영된 도깨비
2025년 11월 05일(수) 14:50
신누리 작가 8일부터 17일까지 아크갤러리 ‘도씨 이야기’전

‘도씨들’

전통문화 속 도깨비는 다소 괴상하고 기이한 모습이다. 권선징악과 연계된 서사의 모티브로 차용될 만큼 흥미로운 소재였다.

그러나 오늘날 도깨비는 괴기스러운 존재가 아니라 친숙한 캐릭터로 인식된다. 우리의 전통문화 콘텐츠가 K 컬처를 견인하는 상황과 맞물려 고전 속 주인공들은 다양한 궂즈 등 인기 상품으로 부상한 것이다.

도깨비를 모티브로 한 전시가 열려 눈길을 끈다.

아크갤러리에서 ‘도씨 이야기’(8~17일)를 주제로 첫 개인전을 여는 신누리 작가. 그는 이번 전시에서 기이한 모습의 도깨비가 아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또 다른 얼굴로 접근한다.

작품 ‘도씨들’은 무섭다기보다 귀엽고 깜찍한 도깨비를 초점화했다. 설화 속 도깨비는 머리에 뿔이 나 있고 방망이를 들고 있는 위압적인 모습인 데 반해, 화면 속 도깨비는 장난기가 가득하다. 알록달록한 화려한 차림은 가장무도회에 나온 도깨비들 무리를 현상시킨다. 하지만 어딘가 불안하고 초조한 모습은 오히려 이편에서 도움을 주어야 할 것처럼 보인다.

도깨비를 ‘도씨’로 명명한 것은 친근하면서도 나약한 특징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도씨의 모습에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그리고 나의 모습이 겹져 있다.

신 작가는 “‘도씨 이야기’는 어딘가 모르게 인간의 나약함과 불안함을 닮은 도깨비를 담아내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안정적이지 못한 현실을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 그럼에도 살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문화재단의 ‘청년예술인 창작지원’ 사업으로 지원받아 진행된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