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쿠폰 효과 ‘반짝’…광주 4분기 소비 전망 다시 위축
2025년 10월 09일(목) 17:05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 3분기 109서 92로 하락

광주지역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 추이. <광주상의 제공>

고물가·고금리 장기화,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 종료 등의 영향으로 광주시민들의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지역 소매유통업 경기 전망지수가 기준치를 밑돈 것으로 조사됐다. 그나마 추석 연휴 특수 효과 등으로 백화점과 슈퍼마켓 업계만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9일 광주상공회의소(광주상의)에 따르면 광주지역 47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2025년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92를 기록했다. 전분기(102) 대비 하락한 수치다.

RBSI는 유통기업의 경기 판단과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100)을 넘으면 다음 분기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음을, 기준을 넘지 않으면 그 반대다.

광주상의는 지역 소매·유통업체들이 4분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에 대해 소비 심리 위축과 고물가·고금리 장기화,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 종료 등의 영향으로 분석했다. 소비가 둔화하면서 업계의 체감 경기가 전분기와 비교해 ‘악화 전망’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는 매출전망지수(102→84)와 수익전망지수(87→80) 모두 전분기 대비 하락했다. 이는 온라인 유통 플랫폼과의 경쟁 심화,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구매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광주상의는 인건비·임차료·물류비 등 고정비 부담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인 데다 소비 심리 위축 속에서 가격 인상 전가도 어려워 수익 구조 개선이 지연될 것으로 전망했다.

업태별로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75→50)와 편의점(106→94) 모두 ‘악화’를 전망했다.

광주상의는 대형마트가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처로 지정되지 않은데다 온라인 구매 확대로 소비자 이탈이 늘고 있고, 편의점은 민생회복 소비쿠폰 종료 이후 매출 감소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백화점(100→100)과 슈퍼마켓(118→109)은 명절 특수 수요에 이어 연말 특수 기대감 등으로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다만 경기 전반의 침체 국면이 이어질 경우 백화점의 매출 개선 폭도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유통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응답 업체의 70.2%는 ‘다소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백화점, 대형마트, 온라인몰 등 주요 소비 채널이 제외돼 유통 전반의 매출 확대 효과는 제한적이었다는 의견도 많았다.

매출 변화에 대해선 ‘거의 변화 없음’(32.0%), ‘오히려 감소’(17.0%) 응답이 절반에 육박했다. 광주상의는 소비쿠폰 사용 기간이 짧고 사용 범위가 제한적인 탓에 업체들이 지속적인 매출 기반을 확보하기 어려웠다고 분석했다.

소비쿠폰 정책 개선 필요성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31.9%가 ‘그렇다’라고 답했으며 이들 중 46.7%는 ‘사용처 확대’, 33.3%는 ‘금액 확대’ 등을 개선 방안으로 언급했다.

채화석 광주상의 상근부회장은 “소비 심리 회복 지연과 구조적 비용 부담이 맞물리며 지역 유통업계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단기적인 소비 부흥책이 아닌 유통 구조 혁신, 온라인 경쟁 대응, 비용 절감 지원 등 실질적인 산업 체질 개선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9월 3일부터 17일까지 광주지역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응답 업체는 대형마트 4개, 백화점 2개, 편의점 17개, 슈퍼마켓 11개, 전자상거래 13개 등 총 47개다.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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