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지났는데 물폭탄 … 광주 하루 강수량 최고 기록 경신
2025년 07월 17일(목) 21:05
북쪽 차고 건조한 공기·남쪽 고온 다습한 공기 충돌로 비구름 형성
광주·전남 지역에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작 장마 기간엔 거의 내리지 않던 비가 연일 집중호우로 쏟아진데다, 예보가 아닌 중계 수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날씨가 긴박하게 바뀌면서다.

17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현재 한반도 상공에는 광주·전남을 가로지르며 남서쪽에서 북동쪽 방향으로 길게 늘어진 ‘정체 전선’이 형성되면서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와 남쪽에서 유입된 고온다습한 공기가 강하게 충돌한 데 따라 장마 때나 만들어지는 정체 전선이 형성됐고 이렇게 만들어진 비구름대가 광주·전남에 오래 걸치면서 많은 비를 뿌리고 있다는 것이 기상청 설명이다.

다만, 기상청은 장마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장마 때나 형성되는 정체 전선이 일시적으로 머물러 많은 비를 뿌리는 등 영향을 미쳤다고 해서 오랜 기간 오락가락 비를 내리는 장마는 아니라는 것이다.

장마의 경우 정체 전선 뿐 아니라 태평양 고기압의 확장, 남북으로 바람이 서로 오가는 등 기후적인 요소를 고려해 판단하는데, 이번 집중호우는 다르다는 것이다.

중계 수준의 급박하게 변하는 기상 상황도 장마랑 다르다고 했다.

기상청은 이날 기습적으로 많은 양의 비가 내리면서 전 10시를 기점으로 호우주의보를 발표했다가 단 10분만에 호우경보로 상향 발령하는 등 중계 수준의 예보를 하기도 했다.전날까지도 광주에 시간당 6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질 것이라는 예보를 내지 않았다. 기상청은 “남·북쪽에 각각 자리잡은 공기가 충돌하면서 공기가 강하게 압축되고, 불안정한 대기에 비구름이 크게 발달하는 상황에서 돌연 시간당 강수량이 폭증하면서 예측 불가한 폭우가 내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하루 동안 내린 비는 기상 관측 이래 역대 7월 일강수량 중 최고 기록을 경신할 전망이다. 오후 6시 기준 광주의 누적 강수량은 366.0㎜로, 기존 7월 일강수량 1위인 335.6㎜(1989년), 2위인 196㎜(2009년) 등을 훌쩍 넘어섰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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