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적인 제목만큼이나 시적인 그림
2025년 07월 17일(목) 16:15
조선아 작가 ‘시간을 담다’전 8월 10일까지 광주예술의전당 갤러리

조선아 작가의 ‘시간을 담다’전이 오는 8월 10일까지 광주예술의전당 갤러리에서 열린다. 전시장에 걸린 작품들.

시간의 흐름을 명징하게 보여주는 것은 자연이다. 밤낮의 바뀜도, 계절의 변화도 자연을 통해 인식한다.

조선아 작가의 작품은 오랫동안 시간을 담아낸 흔적이 역력하다. 그의 그림에서 시간은 정지된 듯 흐르고, 흐르면서도 정지된 서로 상반된 느낌을 환기한다.

광주예술의전당 갤러리에서 오는 10일까지 진행 중인 ‘시간을 담다’전. 시적인 제목만큼이나 시적인 그림들을 만날 수 있다. 각각의 작품들은 저마다 그윽한 한 편의 시로 다가온다.

작가는 일상 속 풍경을 기록하며 그 안에 깃든 시간의 흔적을 주목한다. 은은하면서도 깊이가 느껴지는 화폭에는 사계의 변화와 매 순간순간의 느낌이 배어 있다. 노을이 번지는 순간, 그것을 바라보는 이의 심상과 감성이 기억이라는 시간과 연계해 발현된 이미지는 아련하면서도 서정적이다.

작가는 순간을 정제된 시선으로 기록하면서도 빛과 온도, 공기의 질까지 세세하게 담아낸다. 감정과 색채의 변화를 포착해 아름다운 화면으로 전이시키는 것이다.

‘찰나의 시선’, ‘별의 노래’는 얼핏 유사한 구조로 보이지만 그것에는 각기 다른 자연의 시간이 투영돼 있다. 또한 그것은 자신만의 시선으로 작품을 바라보는 관객의 시간이기도 하다.

‘기억의 처음’에서도 아련함, 차분함, 그리고 내면이 차오르는 충일함 등이 느껴진다. 감정의 파편을 다스리고 자연을 화폭에 담아냈을 작가의 인고의 시간도 짐작된다.

조 작가는 “전통 안료인 분채와 아교를 활용해 한지 위에 겹겹이 색을 덧칠해 표현했다”며 “덧칠하는 작업은 시간과 감정의 층위가 맞물리는 반복적인 과정이자 자연의 흐름을 대변한다”고 전했다.

한편 조 작가는 전남대 사범대 미술교육과를 졸업했으며 조선대 미술대학 미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아트페어 및 부스전을 비롯해 아스트페이스 초대전 등 다수 전시에 참여했다. 광주시 문화예술상 허백련 특별상을 수상했으며 선묵회 회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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