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포도 대신 레몬…효자 작목 부상
2025년 06월 18일(수) 19:30
장성 삼서농협…‘장성레몬톡톡’ 재배
국내 내륙 최초 레몬 재배단지
올 수확량 100t…곳곳 납품 계약
생산·가공·체험 연계 산업화 모색
농업의 변화와 혁신 농협이 이끈다
7 고품질 특화 브랜드 육성

올해 수확을 앞둔 레몬 재배 농장을 찾은 이태영 삼서농협 조합장.

3년 전 8개 농가가 시설하우스(2만 4156㎡)를 갖추고 레몬 나무를 심더니 이듬해에도 3개 농가가 추가로 레몬 재배 하우스(9278㎡)를 조성했다. 이들 중 청년농이 45%를 차지한다. 레몬정원을 운영하는 정회원 농장주 등 도시에서 귀농해 레몬 재배에 나선 농가도 생겨나고 있다. 장성 삼서농협이 주도하고 있는 ‘장성 삼서 아열대 레몬단지’ 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다. 장성 삼서면은 레몬이 농가의 새로운 소득원인 지역. 국내 내륙 최초로 조성된 레몬 재배단지이면서 최대 규모 단지이기도 하다.

레몬은 추위에 취약한 대표적 아열대 작물이지만 기후 온난화로 레몬 재배가 가능해졌다는 게 삼서농협 설명이다.

장성은 사과로 유명하다. 재배면적(74㏊)은 전남 생산량의 67%를 차지한다. 하지만 지난해 이상 기온으로 수분을 하지 못하는가 하면, 기온이 오르면서 소득도 나빠졌다. 사과는 기온 차가 커야 당도가 높아져 맛있다.

포도 농가도 마찬가지다. 장성 포도 재배면적(47㏊)은 전남 생산량의 56%에 달했다. 이들 작물에서 거둬들인 소득은 3년 전보다 53%(70억 2800만원)나 소득이 감소했다는 게 삼서농협 분석이다.

아열대 작물인 레몬에 눈을 돌린 이유다. 삼서농협 이태영 조합장은 “국내 레몬 소비량의 90%가 수입산이고 노동력이 사과의 10분의 1도 안돼 인건비 절감이 가능하고 깔끔한 시설하우스로 체험 관광의 경쟁력도 충분하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건강 식품으로 떠오르면서 젊은층 사이에 관심이 높은 트렌드에도 주목했다.

첫 발은 성공적으로 내딛었다. 3년 전 심은 레몬 나무에서 열매가 맺힌 지난해 첫 수확을 했다. 수확량 20t은 완판했다. 올해는 수확량이 100t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포장디자인·선호도조사 등을 거쳐 ‘장성레몬톡톡’이라는 브랜드도 만들었고 농협하나로마트, 백화점, 온라인마켓 등과도 납품 계약을 맺었다.

2개 농가는 올해부터 친환경 재배도 시작했다. 고재완 삼서농협 상무는 “친환경 재배는 방부 처리를 해 들여오는 수입 레몬에 비해 경쟁력이 월등하다”고 했다.

삼서농협은 소비자 신뢰성을 높이고 산업화 기반을 갖추기 위해 햇썹(HACCP) 시설과 가공·판매가 가능한 유통시설 조성에도 나섰다.

삼서농협은 지난해 ‘신소득 원예특화단지 조성사업’ 공모에 선정되면서 전남도 예산 지원을 받아 올해부터 컨설팅을 거쳐 가공시설 등을 본격 추진한다. “가공시설을 갖추게 되면 다양한 제품 개발이 가능해지고 계절성을 극복할 수 있어 안정적 농가 소득 확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삼서농협 정광석 전무 얘기다.

다만, 전남도가 지원 항목이 다르다며 난색을 표시해 애초 구상했던 체험시설까지 확대하는 구상은 잠시 미뤄둔 상태다.

삼서농협은 오는 2027년까지 레몬 재배면적을 5㏊로 키워 국내 내륙 최대 단지로 규모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 건강농산물이라는 특화된 장점을 부각시키면서 레몬차, 향수, 레몬청, 비누, 레몬축제 등 레몬을 활용한 소비처를 발굴하고 체험 공간으로도 활용하는 한편, 수출 등 판로 확보에도 적극 나서 레몬 산업화를 이끌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태영 삼서농협 조합장은 “삼서 레몬단지를생산·가공·체험 및 축제로 이어지는 산업화가 가능한 국내 내륙 최대 규모 레몬 메카로 육성해 안정적 농가 소득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적극적 지원 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끝>

/글·사진=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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