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고려인마을 아리랑가무단, 소안항일운동 추모제 무대 올라
2025년 06월 18일(수) 13:30

제34회 소안항일운동 기념추모제에 참석한 광주 고려인마을 아리랑가무단 단원들의 모습.<광주고려인마을 제공>

고려인의 디아스포라 서사를 담은 합창이 항일운동의 현장을 울렸다.

광주 고려인마을 소속 아리랑가무단이 지난 17일 완도군 소안면에서 열린 제34회 소안항일운동 기념추모제 무대에 올라 감동의 공연을 선사했다. 이번 행사는 일제강점기 조국 독립을 위해 맞서 싸우며 ‘불령선인’이라 불렸던 소안도 주민들의 뜨거운 항일정신을 기리고, 그 고귀한 희생을 계승하기 위해 마련됐다. 소안도는 3·1운동 이후 전 주민이 독립운동에 동참한 ‘태극기 섬’이자 항일의 섬으로, 전남 지역 항일투쟁의 상징적 공간으로 평가받는다.

이날 아리랑가무단은 창작곡 ‘고려아리랑’을 합창으로 선보이며 고려인의 아픔과 민족적 자긍심을 노래했다. 이 곡은 일제강점기와 강제이주 속에서도 정체성을 지켜온 고려인의 서사를 담았다. “민족의 노래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담은 절절한 선율은 항일의 섬 소안도의 역사와 깊은 울림으로 겹쳐졌다.

행사에는 김석기 광주지방보훈청장을 비롯해 신우철 완도군수, 김광선 소안항일운동기념사업회장 등의 인사가 자리했다. 고려인마을 신조야 대표와 마을 지도자, 관광청 관계자 등 90여 명이 함께 참여해 역사적 의미를 더했다.

신조야 대표는 “소안의 독립정신은 고려인의 항쟁 역사와도 맞닿아 있다”며 “이번 무대를 통해 우리 민족이 겪은 고통과 연대의 기억을 공유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광주 고려인마을은 이번 공연을 계기로 소안면과 항일 역사 계승을 위한 문화 교류와 공동 기념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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