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정신의 초석 다진 거인들의 귀환’
2025년 06월 18일(수) 11:32
한국학호남진흥원 하서, 눌재, 석천의 주요 저작 완역한 총서 발간

한국학호남진흥원은 최근 ‘하서전집’, ‘눌재집’, ‘석천시집’을 완역 출간했다. <한국학호남진흥원 제공>

‘호남 정신의 초석을 다진 거인들이 귀환하다’.

하서(河西) 김인후, 눌재(訥齋) 박상(, 석천(石川) 임억령은 사상과 학문 분야에 있어 호남 정신의 원류를 형성한 유학자들이다.

최근 하서, 눌재, 석천의 주요 저작을 집대성한 서적이 발간돼 눈길을 끈다.

한국학호남진흥원(원장 홍영기)은 호남을 대표하는 조선시대의 위대한 학자이자 문인인 세 거인들의 저작을 집대성한 ‘하서전집’, ‘눌재집’, ‘석천시집’을 완역 출간했다.

이번 총서 발간은 평소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한문 원전의 장벽을 낮추고, 세 학자의 사상과 문학을 쉽게 들여다볼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우리 문학의 아름다움과 풍요로움, 사회적 비판 기능 등 다채로운 면들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총서 발간에는 최고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단순한 문헌 복원에 머물지 않고 정밀한 번역과 상세한 주석을 첨가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번역서가 연구 기초 자료로써 새로운 담론을 형성하고 후속 세대 연구자들을 양성하는 데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진흥원은 전문 연구자를 비롯해 한국학과 호남의 역사·문화에 관심 있는 시민들에게도 수준 높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뒀다.

이번에 발간된 ‘하서전집’(河西全集)은 조선 성리학의 대가이자 호남 유학의 태산북두(泰山北斗)로 꼽히는 하서의 시문, 상소, 서간 등이 망라돼 있다. 학문적 성취는 물론 불의에 타협하지 않았던 선비정신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호남 정신의 본질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눌재 박상은 강직한 성품으로 불의한 사회를 비판하고 백성을 위했던 개혁적 관료다. ‘눌재집’(訥齋集)은 당대 부조리한 사회에 대한 비판과 시대를 바라보는 통찰, 인간적인 고뇌를 담은 시문이 주를 이룬다. 오늘날 공직자들이 견지해야 할 자세는 물론 문학의 사회적 기능을 다각도로 살펴볼 수 있는 문집이다.

석천 임억령 은 식영정(息影亭)을 중심으로 호남 가사문학의 융성에 크게 기여한 문인이다. 이번에 출간된 ‘석천시집’(石川詩集)은 그의 시세계를 조망할 수 있는 자료로 손색이 없다. 자연에 대한 예찬, 인간사를 깊이 사유하는 작품은 조선 시문학사에서 남다른 평가를 받는다.

홍영기 원장은 “이번 국역 출간은 지역의 문화유산을 현대적 언어로 되살림으로써 호남의 인문학적 가치를 확산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하서, 눌재, 석천 세 거인의 사상과 문학이 시대를 초월해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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