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수출 절반 미국으로 가는데…관세 대응책 고심
2025년 05월 11일(일) 19:15 가가
현대차 등 완성차업체 판매량 영향 없지만 생산량 축소 움직임
도요타 4~5월 1.7조원 피해…포드 완성차 업체 첫 가격 인상
도요타 4~5월 1.7조원 피해…포드 완성차 업체 첫 가격 인상
세계 자동차 업계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여파와 우려가 드러나면서 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체의 대응이 분주해지고 있다.
다음 달이면 관세부과 이후 그나마 버텨왔던 재고 물량마저 소진되는 데다, 미국 수출 물량 역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1일 한국무역협회 광주전남지역본부의 ‘2025년 3월 광주·전남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광주의 미국 수출 비중은 37.0%로 ‘1위 수출국’으로 분류된다. 수출 품목 중 자동차가 47.7%로 절반에 가까운 비율을 차지하며 반도체(23.3%), 고무 제품(5.1%), 냉장고(4.0%), 자동차 부품(3.2%) 등이 뒤를 이었다.
광주 수출의 절반 가까이가 자동차인 만큼 ‘자동차 도시’ 광주의 기아 오토랜드 광주 역시 대책 마련에 힘쓰는 모양새다.
기아 오토랜드 광주는 지난해 수출 비율 65% 중 미국 수출이 50%에 달하는 등 미국 수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까지 차량 판매량에는 영향이 없지만, 생산량 등이 관세 부과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계와 유진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차와 기아의 글로벌 도매 판매량은 각각 35만 3000대, 27만 2000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 대비 각각 2.0%, 4.5% 증가한 수치다.
미국이 지난달 3일부터 자동차와 철강에 25%씩 관세를 부과했지만, 아직까지는 판매량에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전체 생산량에서는 부정적 여파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기아의 국내외 생산 대수는 28만 5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9% 증가했으나, 관세의 직접적 영향을 받은 멕시코 공장의 생산 대수는 3.8%나 줄었다.
현대차의 지난달 국내외 공장의 생산 대수는 35만 7000대로, 작년 동월 대비 2.1% 줄었다. 특히 수출이 크게 감소하면서, 국내 생산량도 5.7%나 감소했다.
현대차는 특히 다음 달 재고 소진이 예정돼 있어 추후 어떤 전략을 펼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미국 관세에 대응해 다음 달 2일까지 가격을 동결하고, 현지 재고를 활용하겠다”면서도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시장이다. 다음 달 이후에는 시장에서 가격이 형성될 것”이라며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기아 등 국내 업체는 물론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관세에 따른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대응책 마련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세계 1위 자동차그룹인 도요타그룹은 지난 8일 2024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실적 발표 자리에서 트럼프 행정부 관세 조치로 올해 4∼5월 영업이익이 1800억엔(1조7000억원 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2025회계연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도요타그룹은 이와 관련 단기적으로는 비용 절감으로, 장기적으로는 인디애나공장 등 현지 생산 능력 증대로 관세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자동차업체 포드는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먼저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포드는 최근 미국 현지 딜러들에게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머스탱 마하E, 매버릭 픽업트럭, 브롱코 스포츠 등 3개 차종에 대한 가격 인상 방침을 통보했다. 가격 인상 폭은 최대 2000달러(280만원)로, 내달 말께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포드는 지난달 3일부터 부과된 25%의 수입차 관세에 따른 추가 비용 부담을 일부 가격에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해당 3개 차종의 멕시코 부품 사용 비중은 60%를 넘는다.
완성차 업계들이 관세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최근 미국 정부가 영국과의 협의에서 미국산 상품 수입 확대를 조건으로 영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하향 조정한 것은 긍정적 신호로 읽힌다.
미국은 영국이 일부 상품에 대한 시장을 개방하고 항공기를 사들이기로 하는 조건에 영국산 자동차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연간 10만대에 한해 기존 25%(최혜국 관세 포함 시 27.5%)에서 10%로 낮추기로 했다. 이같은 선례가 한국과 미국 간 실무 협의에서도 적용될지 관심사다.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
다음 달이면 관세부과 이후 그나마 버텨왔던 재고 물량마저 소진되는 데다, 미국 수출 물량 역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광주 수출의 절반 가까이가 자동차인 만큼 ‘자동차 도시’ 광주의 기아 오토랜드 광주 역시 대책 마련에 힘쓰는 모양새다.
기아 오토랜드 광주는 지난해 수출 비율 65% 중 미국 수출이 50%에 달하는 등 미국 수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까지 차량 판매량에는 영향이 없지만, 생산량 등이 관세 부과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 생산량에서는 부정적 여파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기아의 국내외 생산 대수는 28만 5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9% 증가했으나, 관세의 직접적 영향을 받은 멕시코 공장의 생산 대수는 3.8%나 줄었다.
현대차의 지난달 국내외 공장의 생산 대수는 35만 7000대로, 작년 동월 대비 2.1% 줄었다. 특히 수출이 크게 감소하면서, 국내 생산량도 5.7%나 감소했다.
현대차는 특히 다음 달 재고 소진이 예정돼 있어 추후 어떤 전략을 펼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미국 관세에 대응해 다음 달 2일까지 가격을 동결하고, 현지 재고를 활용하겠다”면서도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시장이다. 다음 달 이후에는 시장에서 가격이 형성될 것”이라며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기아 등 국내 업체는 물론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관세에 따른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대응책 마련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세계 1위 자동차그룹인 도요타그룹은 지난 8일 2024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실적 발표 자리에서 트럼프 행정부 관세 조치로 올해 4∼5월 영업이익이 1800억엔(1조7000억원 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2025회계연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도요타그룹은 이와 관련 단기적으로는 비용 절감으로, 장기적으로는 인디애나공장 등 현지 생산 능력 증대로 관세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자동차업체 포드는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먼저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포드는 최근 미국 현지 딜러들에게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머스탱 마하E, 매버릭 픽업트럭, 브롱코 스포츠 등 3개 차종에 대한 가격 인상 방침을 통보했다. 가격 인상 폭은 최대 2000달러(280만원)로, 내달 말께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포드는 지난달 3일부터 부과된 25%의 수입차 관세에 따른 추가 비용 부담을 일부 가격에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해당 3개 차종의 멕시코 부품 사용 비중은 60%를 넘는다.
완성차 업계들이 관세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최근 미국 정부가 영국과의 협의에서 미국산 상품 수입 확대를 조건으로 영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하향 조정한 것은 긍정적 신호로 읽힌다.
미국은 영국이 일부 상품에 대한 시장을 개방하고 항공기를 사들이기로 하는 조건에 영국산 자동차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연간 10만대에 한해 기존 25%(최혜국 관세 포함 시 27.5%)에서 10%로 낮추기로 했다. 이같은 선례가 한국과 미국 간 실무 협의에서도 적용될지 관심사다.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