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이도 행복할 수 있는 방법 알려 드려요”
2025년 04월 17일(목) 19:10 가가
‘0원으로 사는 삶’ 박정미 작가 광주 한걸음가게서 북토크
英 한국계 회사서 해고 당한 뒤 ‘거지 생존 스킬’로 2년 버텨
자급자족·물물교환 등 생활철학 실천…함께 하는 삶 깨달아
英 한국계 회사서 해고 당한 뒤 ‘거지 생존 스킬’로 2년 버텨
자급자족·물물교환 등 생활철학 실천…함께 하는 삶 깨달아
“어디 가도 들을 수 없는, 돈 없이 먹고 사는 네 가지 기술 지금부터 알려드리겠습니다.”
지난 9일 광주시 동구 충장로 한걸음가게(대표 김지현)에서 에세이 ‘0원으로 사는 삶’의 저자 박정미 작가 북토크가 열렸다. 박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돈과 소비의 굴레에서 벗어나, 삶의 본질과 인간을 위한 사랑의 방식을 찾도록 돕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직장에서 해고당했을 때 가장 두렵게 느껴졌던 질문은 ‘어떻게 먹고 살지?’였어요. 생존을 유지하기 위해 할 일이 모두 돈벌이에 기반하고 있다는 사실이 저를 질식시키는 기분이었죠. 그래서 저는 결심했습니다, 돈 없이 살아갈 방법을 한 번 찾아보자고요.”
2014년 스물아홉이었던 박정미 작가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영국 런던의 한국계 회사에 입사했지만, 직장 상사와의 갈등 끝에 해고당했다. 수중에 남은 돈은 300만 원. 한 달 방값이 150만 원이던 그때 극심한 우울에 빠진 그의 눈에는 가만히 앉아 내뱉기만 하는 숨이 줄줄이 새는 돈처럼 보였었다.
‘돈이 없으면 행복도 없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0원으로 살기’ 프로젝트는 그의 삶을 완전히 뒤흔들었다. 돈 한 푼, 계획 한 줄 없이 2년 간 여행을 떠난 그의 이야기는 생존, 사랑, 자아실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전했다.
자급자족, 스킵다이빙, 물물교환 그리고 얻어먹고 얻어자기. 그는 ‘무모한 거지 생존 스킬’이라고 칭한 이 네 가지로 2년을 살아냈다. 빈 건물을 무단 점거해 살며(스퀏팅), 낭비되고 버려지는 음식을 먹고(스킵다이빙), 집이 없는 대신 자신의 노동력으로 숙식을 해결하고, 이따금 타인의 도움을 받으며 히치하이크로 여행해 곳곳을 돌아다녔다.
프로젝트 과정에서 박 작가는 돈으로 인해 남들과 끊임없이 자신을 비교하며 스스로를 착취했던 시간을 돌아봤다.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건, 사람들의 도움과 자연이 무조건적으로 내게 베풀어주는 사랑 덕분이었어요. 누군가 먹을 것을 나눠주고, 재워줬던 그날들마다 저는 사람의 사랑과 신뢰를 배웠죠. 거기서 조금씩 ‘나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돈 없는 사람은 결코 사랑받지 못할 것이라는 믿음이 깨지자 박 작가는 처음으로 무조건적 사랑의 힘을 경험했다. 자연이 주는 것들, 만나는 사람들의 도움과 자비 속에서 삶이 충만해졌다.
그는 ‘어떻게 나의 꿈을 이룰까?’라는 고민 대신 ‘어떻게 모두가 함께 살 수 있을까?’, ‘다른 생명체와 공존하며 어떻게 사랑할 수 있을까?’하는 질문을 던졌다. 그가 깨달은 진정한 자아실현은 나의 생존과 사랑을 넘어서 모든 존재를 포괄하고, 그들과 함께 길을 찾는 데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9년 전 한국에 돌아온 박 작가는 더이상 0원으로 살지 않지만 무소비를 지향한다. 프로젝트 당시 배운 자급자족, 낭비 활용 등의 생활 철학은 여전히 그녀의 삶의 중요한 일부로 남아 있다. 돈 사용을 포기하는 대신 필요한 만큼 활용하고, 그 안에서 단순하고 충만한 삶을 살아가는 것을 선택했다.
한편, 이번 행사를 통해 한걸음가게의 ‘삶을 위한 도시, 삶을 위한 이야기’ 시리즈가 막을 올렸다. 한걸음가게는 도시에서 좀 더 나은 삶, 함께 사는 삶을 꿈꾸는 이들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이 시리즈를 선보인다.
/글·사진=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지난 9일 광주시 동구 충장로 한걸음가게(대표 김지현)에서 에세이 ‘0원으로 사는 삶’의 저자 박정미 작가 북토크가 열렸다. 박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돈과 소비의 굴레에서 벗어나, 삶의 본질과 인간을 위한 사랑의 방식을 찾도록 돕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2014년 스물아홉이었던 박정미 작가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영국 런던의 한국계 회사에 입사했지만, 직장 상사와의 갈등 끝에 해고당했다. 수중에 남은 돈은 300만 원. 한 달 방값이 150만 원이던 그때 극심한 우울에 빠진 그의 눈에는 가만히 앉아 내뱉기만 하는 숨이 줄줄이 새는 돈처럼 보였었다.
프로젝트 과정에서 박 작가는 돈으로 인해 남들과 끊임없이 자신을 비교하며 스스로를 착취했던 시간을 돌아봤다.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건, 사람들의 도움과 자연이 무조건적으로 내게 베풀어주는 사랑 덕분이었어요. 누군가 먹을 것을 나눠주고, 재워줬던 그날들마다 저는 사람의 사랑과 신뢰를 배웠죠. 거기서 조금씩 ‘나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돈 없는 사람은 결코 사랑받지 못할 것이라는 믿음이 깨지자 박 작가는 처음으로 무조건적 사랑의 힘을 경험했다. 자연이 주는 것들, 만나는 사람들의 도움과 자비 속에서 삶이 충만해졌다.
그는 ‘어떻게 나의 꿈을 이룰까?’라는 고민 대신 ‘어떻게 모두가 함께 살 수 있을까?’, ‘다른 생명체와 공존하며 어떻게 사랑할 수 있을까?’하는 질문을 던졌다. 그가 깨달은 진정한 자아실현은 나의 생존과 사랑을 넘어서 모든 존재를 포괄하고, 그들과 함께 길을 찾는 데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9년 전 한국에 돌아온 박 작가는 더이상 0원으로 살지 않지만 무소비를 지향한다. 프로젝트 당시 배운 자급자족, 낭비 활용 등의 생활 철학은 여전히 그녀의 삶의 중요한 일부로 남아 있다. 돈 사용을 포기하는 대신 필요한 만큼 활용하고, 그 안에서 단순하고 충만한 삶을 살아가는 것을 선택했다.
한편, 이번 행사를 통해 한걸음가게의 ‘삶을 위한 도시, 삶을 위한 이야기’ 시리즈가 막을 올렸다. 한걸음가게는 도시에서 좀 더 나은 삶, 함께 사는 삶을 꿈꾸는 이들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이 시리즈를 선보인다.
/글·사진=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