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장로 유기견 입양 카페서 새 식구 만나세요”
2025년 04월 15일(화) 19:30
동구, 7월부터 시범 운영…“시민도 유기견도 편안하게 공간 구성”
운영 맡은 피스윈즈, 日서 입양센터 운영 9년간 9600마리 구출도
고향사랑기부제 ‘안락사 제로 프로젝트’ 7억 모금…6월까지 진행

광주시 동구와 피스윈즈코리아는 지난 14일 ‘유기견 입양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도심형 유기견 입양 센터를 운영키로 했다. <광주시 동구청 제공>

반려 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500만명에 달하는 시대다. 가족 같은 보살핌을 받는 반려동물도 있지만, 유기되는 동물들의 숫자도 그만큼 늘어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통계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5년간 안락사 유기견은 11만 6159마리에 달한다. 광주시 동물보호소가 지난 2023년 보호한 유기견 257마리 가운데 자연사와 안락사한 경우가 73건이었고, 입양된 유기견은 37마리였다.

현재 지역의 동물보호센터는 광주시가 운영하는 한 곳 뿐이다. 시설과 인력, 예산 규모가 열악한 상황에서 지금보다 더 많은 유기동물을 구조하고 보호하기 위해서는 각 자치구에도 동물보호소가 조성돼야 할 상황이다.

광주 도심에 유기견 입양 센터(카페)가 들어선다. 광주시 동구가 지난 14일 재단법인 피스윈즈코리아와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도심형 유기견 입양센터를 시범 운영하는 등 유기견 입양 활성화에 발벗고 나섰다.

국제 비영리단체 피스윈즈(Peace Winds)는 지방 소멸 지역 히로시마현 진세키고원에서 ‘유기견 살처분 제로(0) 프로젝트’를 진행, 지난 2016년부터 현재까지 9600마리의 유기견을 구출했다. 현재 일본 12개 지역에서 입양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피스윈즈는 최근 4년간 270억원의 기부금을 모금하고 4300마리의 유기견을 입양시켰다.

동구가 운영하는 도심형 유기견 입양 카페는 오는 7월 중 광주시 동구 충장로에 문을 열 예정이다. 지난 2020년 설립된 피스윈즈코리아는 카페 공간 레이아웃 등을 진행하며 일본 진세키고원 입양센터에서 노하우를 쌓아온 한국인 전문가가 직접 운영을 맡을 예정이다.

“지자체의 동물보호센터에서는 아무래도 유기견을 보호하는 일에 더 치중해야 하는 상황이라 입양 문제에는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렵습니다. 입양 카페는 접근성이 좋은 도심에 위치해 있어 더 많은 사람들이 유기견에 대해 마음의 문을 열고 교감할 수 있을 겁니다. 유기견에 대한 편견이 없어지고 입양까지 이어진다면 궁극적으로 유기견의 살처분을 줄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정석윤 피스윈즈코리아 대표는 “시민분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간 구성과 인테리어에 신경을 쓸 것”이라며 “더불어 유기견들도 편하게 머물 수 있는 장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동구는 이번 사업을 위해 고향사랑기부사업 지정 기부제를 적극 활용했다.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첫해인 2023년부터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 등장해 화제가 된 광주극장과 발달장애인으로 구성된 ‘E.T 야구단’의 지정기부를 진행했던 동구는 지난해 ‘유기견 안락사 제로(0)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 결과 지난해 4억원이 모금됐고 15일 현재 2억9500여만원이 모였다.

동구는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된 일본의 고향사랑납부제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2023년 진세키고엔을 방문했고, 임택 동구청장 등 관계자들이 유기견 입양 센터에 관심을 보이며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한편 ‘유기견 안락사 제로(0) 프로젝트’는 위기브 사이트 등을 통해 오는 6월 30일까지 참여할 수 있으며 자연축산 한돈 삼겹살, 카페 물고기 드립백 세트 등의 다양한 답례품을 받을 수 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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