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부터 파면까지…광주비상행동 122일의 여정
2025년 04월 04일(금) 11:25
20차 집회 동안 8만5천여명 참석
삼보일배 집회에 상경 투쟁까지
반탄 맞불 집회에도 성숙한 집회

‘윤석열 정권 즉각 퇴진 광주비상행동’ 6차 광주시민총궐기대회가 열린 지난해 12월 14일 광주시 동구 금남로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퇴진 촉구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은 주최측 추산 4만여명의 시민들이 집회에 참가했다. /나명주기자mjna@kwangju.co.kr

‘12·3 비상계엄’ 이후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까지 122일 동안, 겨울 한파와 맞불 집회에도 꿋꿋이 ‘광장’을 지켰던 광주 시민들이 있었다.

광주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비상계엄 이후 즉각 ‘윤석열 정권 즉각 퇴진과 사회대개혁 광주 비상행동’(광주비상행동)이라는 단체 아래 뭉쳐 한 목소리로 ‘탄핵’을 요구했다.

광주비상행동은 지난해 12월 10일 광주 지역 110개 시민단체를 모아 출범했다. 출범 당시 광주비상행동은 “1980년 5월 이후 44년 만에 자행된 비상계엄 사태의 근본적 배경은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무책임”이라며 “현 사태를 종식하기 위해 윤석열을 즉각 탄핵하고 체포·구속할 것을 촉구한다”고 선언했다.

탄핵 선고일인 4일 기준 광주비상행동에 동참한 단체 수는 186개로 늘었다.

광주비상행동은 출범 이후 116일 동안 매주 토요일 광주시 동구 5·18 민주광장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 ‘광주시민총궐기대회’를 총 20차례 열었다.

제1차 집회에서는 1000여명이 참가했으나, 점차 뜻을 함께하는 시민이 늘어 제6차(12월 14일) 집회에서는 4만여명이 모여들어 한 목소리를 냈다. 제1~20차까지 집회 총 참여자 수는 연인원 8만 3500여명에 달한다.

지난 2월 15일에는 금남로에서 열린 ‘세이브코리아’의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현장과 불과 50m 간격을 두고 탄핵 촉구 집회를 열었다. 당시 양측 집회 참가자들의 주장이 정반대로 갈려 물리적 충돌까지 우려됐으나 다행히 큰 충돌이 일어나지는 않았다.

주중에는 같은 장소에서 광주시민대회를 열었으며 1차 시기인 12월 9~13일 동안 연인원 7000여명, 2차 시기인 3월 10~31일 연인원 3200여명이 참가했다.

광주비상행동은 5·18민주광장에서 광주지법, 광주고법을 거쳐 광장으로 돌아오는 행진을 하거나, 세 걸음에 한 번씩 절을 하는 ‘삼보일배’ 집회를 하고 5·18민주광장과 광주지방검찰청 앞에서 탄핵 촉구 릴레이 1인시위를 하기도 했다.

상경 투쟁도 잇따랐다. 12월 7일에는 1000여명의 시민과 함께 버스 26대를 타고 국회 앞으로 가 상경 투쟁을 했다. 3월 15일에는 1400여명이 버스 47대에 나눠 타고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집회를 열었다.

지난달 8일 내란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됐던 윤 대통령이 석방된 이후부터는 5·18민주광장에 천막 농성장을 설치하고 24시간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밖에 광주비상행동과 뜻을 같이하는 천주교 교인들의 시국미사, 금속노조 결의대회 등을 포함하면 지금까지 광주비상행동이 주관한 집회에 참가한 연인원은 10만 5000여명에 달한다.

시민들 또한 광주비상행동에 1억 7000여만여원을 후원하고 핫팩, 생수, 보온덮개, 피켓, 깃발 등을 지원해 힘을 보탰다. 집회 장소 인근 카페에 ‘선결제’를 하거나 집회 참가자들에게 무료로 차, 붕어빵, 어묵 등을 나눠주는 등 연대하는 정신도 빛났다.

한편 광주비상행동은 4일 오후 7시 광주시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윤 대통령 파면 선고를 기념하는 ‘광주시민 승리보고대회’를 연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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