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준비청년들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겠다”
2025년 03월 23일(일) 19:30 가가
광주 첫 자립준비청년 커뮤니티 ‘한울’ 설립 남시원 광장돈까스 대표
학업·취업·주거 등 정보 제공하고 멘토링 연계 지원
백운동 스트리트푸드존서 매운돈까스로 ‘자립 준비’
학업·취업·주거 등 정보 제공하고 멘토링 연계 지원
백운동 스트리트푸드존서 매운돈까스로 ‘자립 준비’
광주시 남구 백운광장 스트리트푸드존에서 매운맛 돈까스를 무기로 사회의 매운맛에 맞서고 있는 이가 있다. 35번 부스의 주인, 자립준비청년 남시원(26) 씨가 그 주인공이다.
남 씨는 자립준비청년 커뮤니티도 설립하는 등 자신의 경험도 나누고 있다.
법적으로 보호가 종료된 시설 퇴소 아동들은 과거 ‘보호종료아동’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그러나 최근 ‘자립준비청년’이라는 명칭이 새롭게 사용되기 시작했다. 보호 종료가 조금 더 늦춰진 시점부터 독립을 준비하는 청년들의 힘겨운 현실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려는 취지다.
4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부모님의 이혼으로 친할머니의 손에 자랐지만 큰아버지의 학대로 남 씨에게 ‘집’이라는 공간은 보호의 울타리가 돼주지 못했다. 그는 견디다 못해 중학교에 진학한 후 지역아동센터에서 만난 목사님을 통해 ‘보호시설에 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만 24세인 지난해 3월까지 장흥군의 한 그룹홈(공동생활가정)에서 생활했다.
지난해 9월 그는 일반 상가 임대보다 초기 투자 비용이 저렴한 남구 스트리트푸드존 외식 분야 점포 모집에 무작정 지원했다. 서류 심사, 조리 실습, 시식테스트, 비용 마련…. 무엇 하나 쉽지 않았지만 남 씨는 이 사업이 자신과 ‘광장돈까스’를 인큐베이팅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라고 생각했다.
초반에는 손님이 거의 없어서 포기를 고민하기도 했던 그는 차별화를 둔 메뉴를 하나둘 연구하면서 가게를 알리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1~2월쯤 출시한 ‘매운돈까스’는 최근 판매율 30~40%를 차지할 만큼 인기다.
열악환 환경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던 그는 고등학교 3년간 그룹홈 아동과 요양병원 환우들을 대상으로 211회 671시간의 봉사활동을 실천해 2017년 여성가족부장관상을 수상했다.
남 씨는 지역의 자립준비청년들을 돕기 위해 또다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는 과거의 자신처럼 현실의 벽 앞에 한계를 느끼거나 외롭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지난 2023년 3월 광주 최초의 자립준비청년 당사자 커뮤니티 ‘한울’을 설립했다.
“남들에겐 당연한 울타리가 없는 자립준비청년의 홀로서기란 단순한 ‘독립’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망에서 단절된 채 모든 것을 혼자 결정하는 과정이에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에 매달리는 상황에서 꿈은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경우가 많아 안정된 일자리로의 연결이 어렵습니다.”
어린 나이에 홀로섰던 그는 어느새 광주 자립준비청년들의 든든한 울타리가 됐다.
남 씨는 “정부 지원 제도나 정보에 대한 접근이 쉽지 않아 시설 퇴소 이후의 삶에 대한 갈피를 못잡는 친구들이 많다”며 “한울은 학업·취업·주거 등 구체적인 자립 방향과 준비 방법을 알려주고, 또래 관계망 형성과 멘토링을 연계·지원한다”고 설명했다.
50여 명의 자립준비청년으로 구성된 한울은 매달 한 번씩 서포터들과 함께 식사하며 교류하는 ‘월간식구’, 자립생활과 가치관 형성에 도움이 될 주제의 교육을 제공하는 ‘드리미쌀롱’을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립역량 강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광주시의회 토론회, 국회 정책 포럼, 자치구 조례 제·개정 간담회, 자치구 정책 토론회 등에 꾸준히 참여하며 경험과 생각을 전해 왔다.
남 씨는 “현재는 자영업자로 자본을 모으며 자립을 준비하는 과정이지만 나중에는 심리적·경제적으로도 온전히 자립하고 싶다”며 “당장 힘든 현실에 주저앉지 않고 살 길을 찾아 나서는 나의 이야기가 자립준비청년들에게 위로와 도전의 메시지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글·사진=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남 씨는 자립준비청년 커뮤니티도 설립하는 등 자신의 경험도 나누고 있다.
4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부모님의 이혼으로 친할머니의 손에 자랐지만 큰아버지의 학대로 남 씨에게 ‘집’이라는 공간은 보호의 울타리가 돼주지 못했다. 그는 견디다 못해 중학교에 진학한 후 지역아동센터에서 만난 목사님을 통해 ‘보호시설에 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만 24세인 지난해 3월까지 장흥군의 한 그룹홈(공동생활가정)에서 생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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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시원씨가 직접 튀긴 돈까스를 들고 있다. |
남 씨는 지역의 자립준비청년들을 돕기 위해 또다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는 과거의 자신처럼 현실의 벽 앞에 한계를 느끼거나 외롭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지난 2023년 3월 광주 최초의 자립준비청년 당사자 커뮤니티 ‘한울’을 설립했다.
“남들에겐 당연한 울타리가 없는 자립준비청년의 홀로서기란 단순한 ‘독립’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망에서 단절된 채 모든 것을 혼자 결정하는 과정이에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에 매달리는 상황에서 꿈은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경우가 많아 안정된 일자리로의 연결이 어렵습니다.”
어린 나이에 홀로섰던 그는 어느새 광주 자립준비청년들의 든든한 울타리가 됐다.
남 씨는 “정부 지원 제도나 정보에 대한 접근이 쉽지 않아 시설 퇴소 이후의 삶에 대한 갈피를 못잡는 친구들이 많다”며 “한울은 학업·취업·주거 등 구체적인 자립 방향과 준비 방법을 알려주고, 또래 관계망 형성과 멘토링을 연계·지원한다”고 설명했다.
50여 명의 자립준비청년으로 구성된 한울은 매달 한 번씩 서포터들과 함께 식사하며 교류하는 ‘월간식구’, 자립생활과 가치관 형성에 도움이 될 주제의 교육을 제공하는 ‘드리미쌀롱’을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립역량 강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광주시의회 토론회, 국회 정책 포럼, 자치구 조례 제·개정 간담회, 자치구 정책 토론회 등에 꾸준히 참여하며 경험과 생각을 전해 왔다.
남 씨는 “현재는 자영업자로 자본을 모으며 자립을 준비하는 과정이지만 나중에는 심리적·경제적으로도 온전히 자립하고 싶다”며 “당장 힘든 현실에 주저앉지 않고 살 길을 찾아 나서는 나의 이야기가 자립준비청년들에게 위로와 도전의 메시지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글·사진=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