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청년들이 살고 싶은 ‘광주’ 기획하고 싶다”
2025년 03월 20일(목) 19:40
‘2025 내일의 기획자 어워드’ 수상 독립 문화기획자 김꽃비씨
‘1930 양림쌀롱’·‘5·18 공론화 프로젝트’ 등 진행
“지역 연대 큰 힘…예비기획자들도 과감히 도전을”

‘2025 내일의 기획자 어워드’를 수상한 김꽃비씨.

‘우리 지역에서 나고 자란 청년들이 살며 일하고 싶은 도시를 꿈꾸며 기획을 하고 있습니다.’

독립 문화기획자 김꽃비(34)씨의 소개서에 적힌 문구다. 지역의 문화 자원을 바탕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온 김 씨가 20일 ‘2025 내일의 기획자 어워드’ 수상자로 선정됐다. 지난 2022년 첫 수상자를 낸 ‘내일의 기획자 어워드’는 전국에서 활동하는 시니어 기획자들이 지역의 청년 기획자를 발굴, 수여하는 상으로 매회 펀딩을 진행해 상금도 지급한다.

“무엇보다 현장의 선배 기획자들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다음 세대 기획자들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주시는 상이라 더 기뻐요. 저 역시 제가 태어난 이 곳에서 계속 일하고 싶기에, 그런 도시를 만들려면 어떤 일을 해아하나 늘 고민하며 기획을 해왔습니다. 광주 지역의 연대가 큰 힘이 돼 왔던 것같아요. 작은 일이어도 응원해주고 함께 마음을 모아주니 지치지 않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광주를 사랑할 수 있었던 듯합니다.”

김 씨는 기획자로서 지내온 시간을 “청년이 살고 싶은 지역에 대해 고민한 10년, 근대문화역사마을 양림동에서 보낸 기획자로서 10년, 광주의 오월을 걸었던 청년활동가로서의 10년이었다”고 소개했다.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김 씨는 지난 2013년 쥬스컴퍼니에 입사하며 문화기획자로 첫 발을 뗐다. 처음에는 ‘문화’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지역’이 중요한 키워드로 떠올랐다. 무엇보다 문화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던 양림동을 중심으로 ‘1930 양림쌀롱’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콘텐츠를 만드는 매력에 빠졌다.

김 씨가 가장 의미있게 생각하는 기획은 지난해 진행했던 5·18 공론화 프로젝트 ‘에브리씽, 메이, 올앳원스(Everything May All at once)’다.

“대학 신입생 시절 교수님, 친구들과 함께 5·18 전야제에 처음 참여했던 경험이 강렬하게 남아 있어요. 길 위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내가 어려운 상황에 처할 때 언제든지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연대의 힘에 대한 강렬한 기억이라고 할까요. 그런데 청년들이랑 이야기해 보니 5월에 대한 긍정적 경험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청년들과 ‘오월 정신’에 대한 공론의 장을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오월정신, 광주정신을 강조하는데 현 시대 청년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스스로 발언하며 조금씩 답을 찾아가자 싶었죠. 저 역시 많이 배우는 기회가 됐습니다.”

재미있었던 건 양림동의 장소특정형 연극 ‘1930 모단걸 다이어리’였다. 양림동이 갖고 있는 고유의 스토리를 활용한 것으로 근대건축물과 실존 인물들을 조합해 작품을 만들었다. 지금 꿈꾸는 프로젝트 중 하나는 뉴욕의 ‘슬립노모어(Sleep No More)’처럼 광주의 비어 있는 공간들을 활용해 장소 특정형 작품을 공연하는 것이다.

“지역은 본인의 가능성을 실험해 볼 수 있는 무대라고 생각해요. 응원해주는 사람들도 많고요. 두려워하지 말고 스스로의 가능성을 믿으며 과감히 도전하면 좋겠습니다. 최근 1~2년 사이에 혼자서 일하는 독립기획자들이 많아졌어요. 예전보다 여건들도 좋아졌구요. 아카데미 등을 통해 교육을 받고 동료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졌습니다. 마음이 맞으면 함께 프로젝트를 기획하며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지요.”

그는 후배 기획자들과 앞으로 동료가 될 예비 기획자들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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