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학으로 변하는 무·당근…푸드 카빙, 예술이죠”
2025년 03월 16일(일) 19:32
‘푸드 카빙아트 마스터’ 킴스 베이커리 김귀임 대표
수박 등 음식 재료 조각…식탁 위 화려한 자태
광주 송정역세권에 ‘둥지’…카빙 교육도 인기

푸드 카빙아트 마스터 김귀임 씨 <김귀임 씨 제공>

수박을 깎아 꽃, 나비, 한글 등 다양한 문양을 조각한다. 당근과 무 등 여러 채소들로 동물 모양을 만들어 장식으로 활용한다. 음식 재료들을 조각하는 ‘푸드 카빙(Food Carving)’이 하나의 작품으로서 호텔 연회장이나 뷔페 테이블을 화려하게 장식해 인기를 끌고 있다.

광주시 광산구에서 쌀빵 전문 제과점인 ‘킴스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김귀임(49)씨는 푸드 카빙 아트 마스터이다. 그는 수박 카빙 데코레이션, 동물, 푸드, 과일 플레이팅, 이벤트 카빙 등을 제작하고, 지역 축제 등 행사의 분위기를 더하는 카빙 작품도 만들고 있다.

수박을 조각해 만든 수박 카빙 데코레이션 작품.
“푸드 카빙은 단순히 음식을 장식하는 것이 아닌 특별한 의미와 감성을 담아내는 예술이에요.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작품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만드는 데 힘들지만 성취감이 큽니다.”

광주대학교 외식조리학과 출신인 그는 제과제빵대회에 참여하던 중 푸드카빙에 매력을 느꼈다. 2019년부터 카빙을 본격 시작, 호남대 외식조리학과 박사 과정 졸업을 앞둔 김 씨는 현재 (사)한국카빙데코레이션협회 이사·심사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빨강, 검정, 흰색 3가지 색이 어우러진 수박은 조각했을 때 화려해져서 사람들이 많이 찾습니다. 돌잔치에서 수박에 ‘첫 돌’ 문구를 새기고 꽃잎을 그리는 이벤트 카빙은 인기가 많죠. 무나 당근 등 채소로 새우, 학, 용을 만드는 데코레이션 요청도 받습니다.”

요즘에는 푸드 카빙 교육도 인기다. 결혼식장, 뷔페 요리사들이 와서 배우기도 한다. 중식, 일식, 한정식집 등 외식업 종사자들의 교육 의뢰와 술 안주로 과일 플레이팅을 예쁘게 만들고 싶은 예비 창업자들의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푸드 카빙은 무엇보다 섬세한 작업이 필요하다. 재료에 따라 나이프, 조각도 등 필요한 도구도 다르다. 한 작품을 만드는 데 4시간 이상 소요된다.

“카빙을 시작하면 하루 종일 작품에 매여 있어야 해 고된 일이에요. 사람들이 저를 보며 ‘어려운 길을 간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수강생들도 배우는 게 쉽지 않지만, 작품을 만들면 자존감이 높아지고 자부심을 가지는 것 같아요. 심리적 안정감도 느끼고요. 창업하는 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뿌듯합니다.”

김 씨는 건강한 빵을 알리고 지역과 상생하기 위해 쌀을 주원료로 한 쌀 식빵, 쿠키, 케이크 등을 만든다. 그는 쌀빵과 푸드 카빙을 함께 선보이겠다는 계획으로 광주송정역세권 상권르네상스 사업추진단이 모집한 ‘광주송정역세권 상권활성화구역 창업테스트베드 2기’로 선정됐고, 지난 연말 송정 르네상스 6호점으로 신규 오픈했다.

“요즘 문구를 새기는 케이크 주문이 많아요. 제작 케이크에도 수박 카빙 데코레이션을 활용하는 게 인기가 많습니다. 또 송정역에 여행 오는 외국인들이 푸드 카빙 책자를 보고 관심 있어 해요. 더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특별한 추억을 선사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알리고 싶습니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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